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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북유럽 신화 반지 이야기
안인희 지음, 신균이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8월
평점 :
<북유럽 신화 1, 2, 3>을 펴낸 바 있는 인문학자 안인희 교수는 <한 권으로 읽는 북유럽 신화 반지 이야기>에서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반지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절대 반지 이야기를 한 줄기로 다듬은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스토리도 같이 비교하며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해 흥미를 더했다. 출전을 차례로 따라가면서도 독자들이 반지 이야기 전체를 하나의 줄거리로 쉽게 읽어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부터 영화 [반지의 제왕]의 '절대 반지'가 생각났다. 마법사 간달프의 제안으로 호빗 프로도와 그의 친구들, 엘프 레골라스, 인간 전사 아라곤, 보로미르, 드워프 김리 등이 반지원정대가 되어 악의 군주 사우론의 절대반지를 파괴하기 위해 떠나는 모험의 이야기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재밌게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저자는 반지 이야기가 그 자체로 매우 재밌는 이야기지만 하나로 연결하는 작업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본 출전 문서만 해도 규모가 큰 [에다], [뷜숭가 사가], [니벨룽의 반지] 등 3개나 되고, 3가지 문헌들이 제각기 뚜렷하게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책은 중세 도이치 서사시 [니벨룽엔의 노래]도 참조했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사람의 모습과 닮아 있고, 하는 행동도 사람들과 비슷한 신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여러 번 읽었다. 이들 신화들이 북유럽 신화와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된 건 대학교를 다닐 때였다. 지혜의 신 오딘, 여전사 발키리, 벼락 망치 묠니르를 휘두르는 천둥신 토르 등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과 모습만 달랐지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들과 닮아 있었다.
반지의 힘을 이용해서 쉽사리 금은보화를 모을 수 있는 힘을 가진 '반지'의 원래 주인은 난쟁이다.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마법사 은행 그린고트를 지키는 도깨비도 난쟁이다. 영화 <호빗>에 등장하는 참나무 방패 '소린' 일행은 금은보화를 차지하고 있는 무시무시한 용 스마우그를 제거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이처럼 소설과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난쟁이들은 부와 힘을 가진 상징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 책은 <에다> 이야기를 기본으로 삼아 전체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힘쓰고 있다. <에다>의 외전이라 할 수 있는 <뵐숭가 사가>도 포함되어 있고, 용을 물리친 지구르트와 브륀힐데의 운명적이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 바그너의 오페라 <비벨룽의 반지> 이야기도 담겨 있다.
작가는 바그너의 오페라 줄거리가 북유럽 신화를 소재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잘 알아두면 바그너 오페라 작품을 감상하는데 엄청나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책을 보다 보면 신화적인 이야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과 가계도 등 여러 도표들이 들어 있다. 화가가 그린 오리지널 창작화도 이 책을 펼쳐보는 재미 중 하나다.
그럼 왜 반지인가? 금은보화를 모을 힘을 갖고 있는 반지는 난쟁이가 주인다. 하지만 여행을 다니던 신들이 곤궁해지자 난쟁이로부터 보물을 조금 얻자 욕심이 생겨 반지까지 빼앗는다. 이에 분개한 난쟁이가 반지에 저주를 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절대 반지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으면서도 저주가 걸린 반지이기도 하다. 저주가 걸린 반지는 이야기 소재로 충분해진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반지는 부를 쉽게 모을 수 있도록 해주는 보물이었지만, 연인들 사이에서는 사랑의 정표로 사용된다. 하지만 사랑이 물거품처럼 꺼지면 한 세상이 붕괴하듯 반지의 언약도 깨진다. 둥근 반지는 순환의 고리를 가지고 있다. 이야기가 할머니에게서 아이에게로 다시 그 아이의 또 다른 아이에게 돌고 돌듯 둥근 반지를 따라 이야기는 꼬리를 물고 순회한다.
이 책은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분석해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087915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