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의 숲
고은 지음 / 신원문화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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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란 17세부터 노(老) 시인의 북극성이었다고 고백한다.

‘별 하나 우러러보며 젊자’

눈 부릅뜨고 주먹 그러쥐며 조국의 별을 우러르던 시어에 익숙해있던 터라

노 시인의 사유와 상념의 숲에서 피톤치드 가득 삼림욕이나 하자,

입산하였다가 잠시잠깐 길을 잃어버린 듯하다.

포플러숲 나무 그 아래에 기대 깜빡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아까시 향 그득한 산언저리 어디쯤에 두고 온 어떤 개념을 찾느라 헤매었는지도...

인간

인간을 정의하지 말자. 인간은 개념화가 불가능하다.

그래 어차피 정의도 개념화도 불가해한 인간이라는 이름을 두고

불가결하고 불가피하게 욕망을 두런거리지도 말자

어차피 천국은 없고, 지옥은 이 세계 안에 있을 뿐이니...

표지는 검은 나무 세 그루가 무수한 바람이 머리를 풀어헤친 광녀처럼 흔들린다. 그 아래 빨강색 굵은 직선들 나무의 존재적 근원인 뿌리처럼 보이기도 하고

흔들리는 나무 아래에서 군무를 추는 인간 군상들처럼 보이기도 하다

독특한 글씨체로 “개념의 숲”이라는 제목 아래 고은 글.그림

이것만으로도 이 책은 나에게 가슴 일렁이는 매력을 주기에 충분했다.

시, 가족, 욕망, 인간, 문학, 경제, 교육, 형이상학, 니힐리즘 등 시인의

심장속에서 갓 꺼낸 사유가 시인이 그려놓은 그림속에 녹아드는 듯 강렬하다.

지평선이라는 제목으로 몇 편의 에세이에서 말한다. 역사는 혼자가 아니다. 시골의 할머니와 토인비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역사가이다. 하나는 구어口語로 역사를 살고 하나는 문자언어로 역사를 사는 차이뿐이다 (나는 열망한다, 경계없이 탁 트인 대지의 역사를 中)

구어로 역사를 살고

문어로 역사를 살고

우리는 이렇게 살고 개념 지어지는 영속성에서 시인이자 철학자를 만났다.  

그 만남속에서 잠깐 길을 헤맨들, 잠시 나무 밑둥에 기대 잠을 잔들, 휘몰아치는 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후욱후욱 숨을 빨아들인들,   

 

얼마나 황홀했던가

얼마나 환멸이었던가

얼마나 숭고했던가

얼마나 공허했던가!

사상을 개념화한 시인의 표현처럼 말이다. 
 


조국의 별 <고은>   

 

  별 하나 우러러보며 젊자

  어둠 속에서

  내 자식들의 초롱초롱한 가슴이자 
  내 가슴으로 
  한밤중 몇백 광년의 조국이자 
  아무리 멍든 몸으로 쓰러질지라도 
  지금 진리에 가장 가까운 건 젊음이다 
  땅 위의 모든 이들아 젊자 
  긴 밤 두 눈 두 눈물로 
  내 조국은 
  저 별과 나 사이의 가득 찬 기쁨 아니냐 
  별 우러러보며 젊자 
  결코 욕될 수 없는 
  내 조국의 뜨거운 별 하나로 
  네 자식 내 자식의 그날을 삼자 
  그렇다 이 아름다움의 끝 
  항상 끝에서 태어난다 아침이자 
  내 아침 햇빛 떨리는 조국 
  오늘 여기 부여안을 일체 결합의 젊음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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