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토피아 -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
조영주 지음 / 요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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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조금은 낯설어 읽기조차 힘들었는데, 내용을 읽고나니 거짓말처럼 제목도 잘 읽힌다. 크로노토피아는 시간의 변화에 따라 공간의 용도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같은 공간이지만 낮에는 교실로, 밤에는 커퓨니티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분명 이 소설을 시작할 때 이 글을 읽었는데, 전혀 생각을 못하다가 다 읽고 난 후 다시 읽어보니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이세계로 가는 법'

  1.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 탄다.

2. 4층-2층-6층-2층-10층 순서대로 이동한다. 이동하는 사이 아무도 타면 안된다.

3. 5층으로 간다. 젊은 여성이 엘리베이터에 탄다. 1층을 누른다. 어떤 대화도 하면 안 된다.

4. 엘리베이터는 1층으로 가지 않고 10층으로 올라간다.(젊은 여성은 사람이 아니다.) 9층을 지나면 거의 성공한 것이다.

5. 이세계에 도착했다. 이 곳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알 수없다.....

이세계는 아무래도 평행세계일까? 아니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일까. 현우는 이 괴담을 성공하고 싶었다. 하지만 맘대로 되지 않는다. 이 괴담을 성공해보려다가 꼬마아이 소원을 만났다. 신발도 신지 않고 돌아다니는 아이. 현우가 집에 돌아간 후, 소원은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런데, 소원이 누르지도 않았는데, 제멋대로 움직였다. 4층, 2층, 6층, 2층....소원은 의아했다. 그런데 소원은 일주일 전으로 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진이 났다. 그리고 또 다른 집. 조심스러웠지만 그 곳의 재민은 자신을 동생으로 여기고 있다. 그리고 또 지진이 난다. 이제 소원은 엄마를 만난다. 자신을 학대하던 엄마의 모습은 아니었다. 엄마는 누군가 소원을 버리고 이사갔다고 생각했고, 소원을 키웠다. 아빠도 생겼다. 소원은 이렇게 행복하기를 바랬다. 하지만 또 지진이 났다. 과연 행복한던 엄마를 찾을 수 있을까. 소원은 왜 자꾸만 지진이 나던 때로 돌아오는지, 어떻게 엄마를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여러 삶을 살면서 그 답을 구하려고 노력을 하게 된다.

마치 도돌이표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 지진이 난 다음날로는 갈 수가 없다. 적극적인 삶을 살아도 무료한 삶은 살아도 소원은 그대로 어떠한 시공간에 갇힌 것 같다. 반복해서 인생을 살게 된다면 점차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될까. 살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시간을 되돌려 좀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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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 안전가옥 쇼-트 23
가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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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만났을 때 왠지 익숙한 향기가 난다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 노인과 바다 >, < 돈키호테 >, < 80일의 세계 일주 >를 재해석 한 책이다. 게임과 절묘하게 결합을 시켰다고 할까. 물론 제목도 「살라오의 근성」, 「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 「어느 신사의 끝나지 않는 모험」이다. 고전중 실제로 읽어본 것은 < 노인과 바다 >뿐이다. 물론 읽지 않았어도 이야기를 대충 알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 돈키호테 > 같은 경우는 절반 정도 읽기는 했지만, 당시의 시대상을 풍자했으나, 당시 상황을 잘 몰랐고, 돈키호테의 설정이 조금 거부감이 들어서 다 읽지는 않았는데, 여기서도 역시 돈키호테의 성향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짧은 단편이라 다행이긴 했는데, 돈키호테의 원래 캐릭터가 조금 부담스럽기는 하다.

< 노인과 바다 >를 읽을 때는 망망대해에서 청새치와 사투를 벌이는 노인의 모습이, 아직 고전에 익숙하지 않던때라.. 사실 이해하기 힘들었으나, 이 「살라오의 근성」을 보니 어째 묵묵히 자신의 일을 행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떠나버린 던전에서 홀로 지키면서 거대한 몬스터와 싸우는 모습이 어째 경이롭다고나 할까. 아무래도, < 노인과 바다 > 원작을 다시 읽어볼 때가 된 것만 같다.

「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에서도 돈키호테는 여전히 적응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마지막의 결론은 참으로 마음에 들었는데, 마지막에 등장하는 노인의 정체, 그가 "목표에 도달하는 스킬"을 지니고 있어서, 어디서 이야기를 놓쳤나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재해석한 책도 읽는 묘미가 있는 것 같다. 「어느 신사의 끝나지 않는 모험」은 쥘 베른의 소설 < 80일의 세계 일주 >를 오마주한다. 세계일주가 '던전 일주'로 바뀌었지만, 꽤 흥미롭게 진행이 된다. 이렇게 연관있는 소설을 읽게 되면 꼭 원작들도 다시 읽고 싶어지는데 아무래도 이 겨울밤 원작들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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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쓰는 편지 : 두 번째 이야기 길 위에서 쓰는 편지 2
길 위에서 만난 승객들 지음, 명업식 엮음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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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에서 쓰는 비밀 일기. 그런데 이렇게 책으로 나오면 비밀 일기가 아닌데... 익명으로 나오니 비밀 일기일까? 나는 예전부터 택시를 잘 타지 않았다. 택시를 잡기 위해 길에 서 있으면 어딘지 모르게 쑥스러웠다. 그런 버릇 탓인지 요즘도 그리 택시를 타는 편은 아니다. 택시 기사분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을 타입이네. 저자는 2022년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서 화제를 모았다고 한다. 택시에 비밀 일기장을 싣고 다니는 단 한대의 택시. 참 재미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학 다닐때 동아리방 일지가 생각났다. 지금은 없어졌다고 들어지만 - 일지 뿐 아니라 동아리 자체가 - 당시에는 동아리에 가면 낙서도 하고, 일기도 쓰곤 했다. 익명으로 적어도 되었지만, 매번 만나는 사람들이니 아마도 비밀은 보장 받기 힘들었을테다. 하지만 택시는 기사님의 전화번호를 알기전에는 두번 다시 만나기는 정말 번개맞을 확률보다 낮지 않을까 싶은데.. 만약에 이 택시를 탄다면 나는 무슨 글을 쓸까 생각해봤다. 정작 택시를 타면 아무것도 쓸 수 없을 것 같다. 우선, 버스나 택시를 타고 이동하면서 고정된 것을 보면 멀미가 난다.. 이런.. 무슨 경우가... 그리고, 내가 택시를 타는 경우는 별로 없다. 올해는 엄마 덕분에 많이 탔지만.. 평균치를 넘었기 때문에 당분간 택시는 안 타지 않을까... 게다가 택시에도 정년이 있어 올해까지만으로 멈춘다는...

다양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함께 동화되어 간다. 그리고 누구나 다 똑같은 것 같다. 회사 가기 싫고, 잘 되었으면 하고 바라거나, 건강하길 빌고, 떠나간 누군가를 그리며.. 그래서 더 정겨운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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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사고력 - 인류 진보의 핵심적인 역할 비판적 사고력 시리즈
마르크 가스콘 지음, 에두아르드 알타리바 그림, 손성화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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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을 제기하는 능력, 다르게 연결하는 능력.

어찌 보면 이 능력은 인류를 발전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봤지만 "왜"라는 질문을 사람은 뉴턴뿐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일화이다. 갑자기 "모든 사람이 'Yes'라고 말할 때 'No'할 수 있는 용기"라는 광고 카피가 생각난다. 이 비판적인 사고력이 꼭 용기가 필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남들과 다른 의견을 내기에는 용기가 필요할 것도 같다.

또한 우리는 이런 비판적 사고에 대해서 조심해야 할 것이 맹목적인 것이 아니라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고, 만약 내 생각이 틀렸을 때는 겸허하게 수용할 수 있는 능력 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과학 분야는 언제라도 바뀔 수 있는 학문이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새로운 이론에 마음을 열고, 때로는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비단, 이것은 과학에 관련된 것뿐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의견을 나누면서 고민해야지만 더욱더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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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미래를 세탁해드립니다
정욱 지음 / 북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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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31일... 코로나 때문에 3년만에 재개된 보신각 타종이었다. 새해에 대한 설레임, 또 다른 시작이라고 여겨질 만한 시간이지만, 태오는 그러지 못했다. 그는 먹고 살기 위해 아둥바둥하는 생계형 직장인의 인생이 아니라 회사는 취미로 다니는 우아한 삶을 살고 싶었다. 하지만, 고객의 돈에까지 손을 대서는 안되었다. 횡령... 태오를 옥상 가장자리까지 끌고 왔다. 모두 잘 살아라. 나는... 옥상에서 발을 뗀 순간부터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30층 건물에서 몸을 내던진 태오는 자신의 자취방 침대에서 눈을 떴다. 그런데 지금은 2018년이란다. 증권회사로 출근을 앞둔 2018년. 태오는 쾌재를 불렀다. 2018년 오늘은 여자친구 미연과 데이트가 있었다. 다시 리셋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흥분했다. 하지만 그 흥분은 미연을 만났을 때 모든게 깨져버렸다. 태오만이 아니라 모두 5년전으로 리셋되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도 몰랐다. 정확한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리셋전까지의 일은 없던 것으로 한단다. 하지만 기억은 어쩌랴. 예정대로 태오는 회사에 입사하고 출근했지만, 그의 횡령사실을 알았던 동료들의 시선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태오는 퇴사했다. 그리고 자신 때문에 자금이 동결되었던 찬신이 찾아온다. 자신과 함께 미래를 세탁하는 일을 제안한다.

이 이야기는 여느 이야기와는 다르다. 혼자만 미래의 기억을 간직한 채 5년전으로 돌아 갔더라면 식상한 이야기가 될 뻔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기억을 간직한채 함께 리셋되었다. 그런데 부작용도 일어났다. 5년동안 일어났던 일은 없던일로 하기로 했기 때문에, 가령 직장내 갑질을 해서 퇴사했던 사람은 돌아와 교묘하게 똑같은 짓을 한다. 하지만 트집잡힐 일들을 하지 않는다. 사고로 사망했던 사람들도 다시 살아났다. 하지만 태어나야 했던 아이들은 태어나지 않았다. 리셋전의 일들을 기억하기에 리셋후에 그런 일들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선수치는 일들이 생긴다. 그래서 억울한 사람들이 생기게 되었다. 그렇다고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세탁소에 사람들은 찾아온다.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작가는 "마스크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다(p.269)"라는 말이 이 이야기의 시작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세상은 멈추었고, 행동엔 제약이 생겨버렸었다. 그래서, 그 이전의 세상이 그리웠었다. 하지만, 만약에 이제 연말이 되고, 새해가 시작할때 다시 5년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떻겠냐고 물어본다면.. 지금은 잘 모르겠다. 작년에 이런 질문을 받았다면 돌아가고 싶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머뭇거리게 된다. 낯선 2024년이 될 것 같지만, 그래도 리셋되는 것보다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생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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