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범죄
요코제키 다이 지음, 임희선 옮김 / 샘터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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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자들에게 오늘 새롭게 시작된 헤이세이라는 세상은 어떤 시대가 될까?(p.385)

일본은 연호가 바뀌게 되니까..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 같지만... 우리는 언제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고 봐야할까. 그냥 새해? 아니념 대통령 임기? 여하튼 어떤 세상이 되야 여자들에게 편한 세상이 될까. 남자든 여자든 다 같이 살기에 팍팍하겠지만.. 우선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범죄에 노출되지 않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여성은 힘이 약한 편이니까.. 그렇다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뭔가 대우받겠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말이다.

진노 유카리, 그녀는 의사인 진노 도모아키의 아내이다. 하지만 아내라고 하기에는 그저 진노 집안의 '하녀'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남편은 부모님에게 반항하는 듯한 심정으로 그녀와 결혼을 했고, 외도를 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어느날 실종되었고, 한 구의 시체로 발견된다. 그저 자살인 줄 알았던 그녀의 죽음에 어딘지 모른 석연치 않은 진실이 숨겨진 것만 같다.

히무라 마유미. 대기업 홍보부에서 일하는 커리어 우먼. 야구부 취재중 공에 맞아 병원에 실려가서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았던 도모아키를 만났다. 과거 대학시절 자신이 아끼던 후배를 성폭행한 남자이다. 하지만 진노는 당시 그 여학생이 자신을 유혹했노라며 사실 너를 좋아했다라며 구애한다. 마유미는 그에게 흔들렸다. 그리고 그와 사귀며 결혼을 꿈 꿀 즈음 그가 유부남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더군다나 그의 아내 유카리는 자신에게 절대 남편과 헤어지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또 한 여성... 정말로 도모아키는 참 몹쓸 놈이다. 도대체 어떻게 살면 이런식으로 여성들을 유린하면서 살 수 있을까. 그저 자신의 기분에 따라 다른 사람의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 싶어 씁쓸해진다. 그렇다고 이 이야기를 남자와 여자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세상에는 참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그저 자신의 기분에 따라 남의 인생쯤은 별거 아니라고, 어떻게 되던지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이 소설의 말미는 좀 열린 결말인듯 싶어서 맥이 빠진 기분이긴 하다. 물론 현실에서도 권선징악이 철저하게 지켜지지는 않지만, 소설 속에서만이라도 남의 인생을 유린한 자가 철저하게 죗값을 치뤘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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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 궁궐 기담
현찬양 지음 / 엘릭시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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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을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역시 책을 읽을 때는 무엇보다 정신상태가 좋아야 할 것 같다.

궁궐은 임금님이 사시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경비도 철저해야 하고, 또한 입단속도 철저해야 한다. 하지만, 궁에 사는 사람들도 사람들인데 눈감고, 귀막고, 침묵을 지킬수만은 없지 않은가. 그래서 더 은연중에 퍼지는 그런 이야기들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때는 조선 초 태종이 왕위에 계실때이다. 이때가 어떤 때인가. 조선이 건국되고 왕자의 난 등으로 피바람이 몰아치던 그야말로 어수선한 때가 아니던가. 아마도 그래서 더욱더 궁녀들 사이에는 괴담들이 돌고 도는 것이 아닐까. 학창시절 학교에 귀신 한 둘쯤 돌아다니지 않던가.

집이 몰락하고 도깨비가 출몰한다는 소문이 있었던 세답방 나인 백희의 집터에는 교태전이 세워졌다. 고려 때부터 궁녀로 살아왔던 지밀나인 노아는 왕실 생활에 익숙하다. 두 궁녀를 중심으로 괴기한 기담이 연작단편으로 묶여있다. 궁녀들 사이에는 조심해야할 '금기' 사항이 전해지고, 과연 금기 조항을 어겼기 때문에 일이 벌어지는지, 아니면 일이 벌어졌기에 금기사항이 생겼는지 모호해진다.

항상 궁에 나들이를 가면 수박 겉핥기 식으로 휭~ 둘러보기만 했었는데, 언젠가 한번은 진지(?)하게 돌아다닌 적이 있었다. 경복궁은 예전 그 큰터는 아니었지만 돌아다니기에 참 버거울정도로 넓었었다. 궁안에서만 생활을 꽤 지루하겠다 싶었는데, 또 그렇지만은 아닐꺼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그 넓은 궁안에 모두가 잠든 밤 궁녀들 사이로 조심히 흘러나오는 기담은 꽤 호기심을 자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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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한강
권혁일 지음 / 오렌지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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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었던 박현숙 작가의 < 저세상 오디션 >에서는 주어진 시간을 다 쓰지 못하고 자살해서 돌아온 사람들은 그 배신에 따른 혹독한 댓가를 치르게 되었었다. 다만 오디션에 합격을 하게 된다면( 자신의 심사위원이 진실로 눈물을 흘릴수 있다면 ) 망각의 강을 건너 다시 환생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전혀 상반된 이야기이다. 자살 했던 사람들이 제2한강에 모여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다시 투신 자살을 하게된다면 수면에 닿음과 동시에 소멸하게 되는 것이다. 리뷰를 시작할 때는 두가지 이야기가 서로 상반된 이야기라 생각했지만, 자신의 삶에 대해 혹은 내가 외면했던 남은 시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에서는 맥락을 같이 하는 것 같다.

여기엔 다양한 이유로 자살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마지막까지 외로웠던 사람, 악플에 시달렸던 어느 유튜버, 자존감이 떨어질 정도로 회사에서 괴롭힘을 당했던 사람, 앞으로 다가오는 시간이 두려웠던 사람들... 그들이 이 곳 '제2한강'을 다시 떠날 수 있는 방법은 '다시 자살'을 하면 된다. 신청서를 적어 접수를 하고, 정해진 시간에 투신하면 된다. 신청서를 제출할 때 마지막으로 느끼고 싶은 감정을 적어 넣으면 된다. 마지막.... 과연 나라면 마지막에 어떤 감정을 적어 넣을까. 어떤 감정을 느끼면서 이 세상에서 소멸할 것인가? 참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다들 마음속에 미안한 사람이 하나씩은 있다는 거예요. 소중한 사람을 두고 온 게 너무 미안한 거죠. 떠나간 사람은 남겨진 사람에게 미안해하고, 남겨진 사람은 떠나간 사람에게 미안해하고.... 웃기죠? 자살이란 게."(p.309)

유서를 남기고 떠난 사람도 그렇지 못한 사람도, 세상에 미련을 칼로 베어낸 듯 손쉽게 끊어내지는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아무리 스스로 생을 마감했더라도 다시 한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라는 단지 삶의 이유가 그것만은 아니라는 메세지를 던지는 것이 아닌가도 싶었다. 다시 생을 산다고 하면 과거는 잊고 똑같은 과오를 저지를 수도 있겠으나, 영원히 소멸하는 쪽이라면 자신의 과거의 모습을 돌아보지 않을까 싶었다. "제2한강"을 당장 떠나도 되고, 떠나지 않고 살아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자신이 이 세상에서 소멸되는 순간 마지막으로 느끼고 싶은 감정을 적어야 한다면 신중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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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에게 자비는 없다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강지영 외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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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가를 무대로 한 비정한 범죄물 느와르!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느와르라고 하면 예전 홍콩영화가 떠오른다. 물론 지금은 예전처럼 홍콩영화를 보지 않으니까 말이다. 이 책에는 전건우, 강지영, 조영주, 윤자영, 정명섭, 다섯작가가 모여 느와르라는 장르에 걸맞게 재미난 이야기를 쓴 것이다. 「프리랜서에게 자비는 없다」, 「네고시에이터 최보람」, 「중고차 파는 여자」, 「아직 독립 못한 형사」, 「작열통」이 바로 그 작품들이다.

특히, 「프리랜서에게 자비는 없다」는 이번에 영상판권 계약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코믹 느와르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프리랜서 작가인 도민혁은 이쁜 자기와 함께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기 위해, 프리랜서 작가 생활을 청산하고 스토리 회사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한다. 화려한(?) 경력으로 당당하게 취업에 성공했다. 첫 출근때 자신이 실수로 인해 스토리 회사인 "아이 엠 스토리"가 아닌, 이름도 요상한 "서방 유통"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그만두고 싶지만, 이력서에 인적사항이 모두 있어서 이쁜 자기에게까지 위협이 가해질까 두려워한다. 그런데, 공교롭게 의뢰받은 일을 잘 처리에 날로 신망이 두터워지는데.. 프리랜서 작가가 폭력배 조직에 경력직 사원으로 잘못 입사해 벌어지는 좌충우돌 적응기가 펼쳐진다.

「아직 독립 못한 형사」에서는 < 붉은 소파 >, < 혐오자살 >, < 반전이 없다 >에 등장했던 반가운 형사 나영이 등장한다. 게다가 약국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아직 독립 못한 책방'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소문은 엄청 들어 알고 있는 책방의 등장으로 꽤 흥미롭다. 게 시작한 이야기이다.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는 나영과 협업(?)을 하게 된 아독방 사장, 그리고 괜히 나영에게 시비를 거는 이상한 경찰 이경까지.. 가끔 이경같은 사람을 만난다. 괜히 한사람만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자신이 뭔가 대단한 사람인줄 착각하는 사람. 이런 사람은 만나고 싶지 않다. 게다가 음악에 맞춰 자신의 파트에서 소리내는 고양이 무리들도 유독 눈길을 끄는 이야기이다. 좀 더 긴 장편으로 나영의 활약을 기대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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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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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많은 죽음이 있다. 그저 죽음이라는 것은 다 똑같다고 생각했는데 박현숙 작가의 '구미호 식당' 시리즈를 읽고 있다보니 다양한 죽음이 있다. 준비할새도 없이 찾아오는 갑작스런 죽음(구미호 식당), 스스로 생을 마감한 죽음(저세상 오디션), 그리고 죽어서도 잊혀지지 기억을 갖고 있는 안타까운 죽음이라고 이번 < 약속 식당 >의 죽음은 표현하고 싶다.

사람은 죽으면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망각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한다. 그럼 이승에서의 모든 기억은 사라지고, 여러 심사를 거쳐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실은 나는 믿지 않는다. 사후세계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야기에 딴지를 걸고 싶지는 않다.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시비걸고 싶지 않으니까, 어쩜 나는 단순하니까.. 하여간, 망각의 강을 건넜어도 채우는 한사람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다. 절대로 그 사람을 잊을 수 없다는 뜻이다. 채우는 만호를 만나서 다시 세상으로 나갈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그것은 다시 태어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기회를 버리는 영원히 소멸해 버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채우는 설이를 만나, 꼭 좋아한다는 말을 직접 하고 싶었다. 한번도 표현하지 못했던 그 말을 진심을 담아 하고 싶었다. 불사조를 꿈꾸는 여우 만호의 도움으로 채우는 이 세상으로 100일동안의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설이는 다시 태어나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과연 그녀를 알아볼 수 있을까? 설이는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채우가 도착한 곳은 허름한 식당이었다. 식당 이름은 "약속식당"이라고 지었다. 설이와 만들던 그 요리를 팔면서 그녀를 찾을 것이다. 그런데... 젠장!!! 17살 채우는 40대 아줌마가 되어 있었다... 설이를 알아보기는 커녕, 설이도 채우를 못알아 보겠다...ㅜㅜ

그런데 사실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예전 자신이 기억하는 그런 모습은 아닐것이다. 정말 간절한 마음에 찾으러 왔다가 실망만 하고 떠나는 이의 모습에서도 채우는 많은 것을 느꼈다. 사실, 간혹 '약속은 깨기 위해 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이들을 보기도 한다. 그런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마음이 편치 않다. 약속은 지키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깨기 위한 것이라면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작은 약속이라도 그것은 서로의 믿음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해서이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쓰면서 간절한 마음이 닿은 곳에 운명처럼 재회를 그려볼까라는 고민을 했다고 한다. 사실 그렇게 운명처럼 다시 서로를 알아보았더라면 이 이야기는 정말 '용두사미'의 길을 걸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자신의 전생을 기억하고 살아가지 않듯이, 불투명한 다음 생보다는 지금 현재,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쪽을 택했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안도의 한숨을 놓았다. 그랬기에 채우의 애절했던 마음이 더 감동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지키기 위해 약속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이 아닌 지금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해야 한다. 조금은 부족하고 모자라더라도 내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된 거다.(p.244, 『약속식당』창작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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