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펠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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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방학은 말이다. 예전에는 제헌절(7월17일)전에 방학해서 광복절(8월15일)이 지나서 개학하는 것이 국룰이었던 듯 한데 말이다. 요즘에는 3주 내지는 4주정도 밖에 하지 않는 것 같다. 너무 더워지는데, 조금 길게 해주면 안되는 건지... 방학만 길어지면 여전히 학원으로 다니는 기간만 길어지는 것인지... 이 이야기도 여름방학이 줄어들고 있다는 유스케의 투덜거림으로 시작을 한다.

작은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유스케. 새학기에는 게시판 담당에 지원했다. 유스케는 게시판 담당이 되서 벽신문에 도시전설이나 심령 현상을 주제로 한 오컬트 코너로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1학기학급회장이었던 사쓰키도 모든 이의 예상을 깨고 게시판 담당이 되었다. 그리고 또 한 학생 4월에 전학을 왔지만 아직 존재감이 미미한 미나. 이렇게 3명이서 마을에 전해져오는 7대 불가사의를 추적하기로 한다.

사실, 사쓰키는 1년전 죽은 사촌언니 마리코의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했다. 그래서 심령 스폿에 관심이 많은 유스케에게 괴담의 이야기를 던져본다. 'S터널의 동승자, 영원한 생명 연구소, 미사사 고개의 몰이 달린 지장보살, 자살 댐의 아이, 산할머니 마을, 우물이 있는집'이 오쿠사토 정에 관련된 6개의 이야기인데, 7번째 이야기를 알게되면 죽는다고 한다. 그래서 혹시나 유스케에게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했다. 하지만 미나는 단번에 유스케는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일곱번째를 알게되면 죽는다고 하는데, 유스케는 살아 있으니 절대 알수가 없다고 한다. 이미 아이들의 특성이 다 드러났다. 유스케는 오컬트 입장에서 괴담 추적을 하고, 사스키는 현실적으로 언니의 죽음에 답을 찾으려 한다. 또한 미나는 두사람의 시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야기들을 추적하면서 세 사람은 괴담이 아닌 실제 벌어졌던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누군가 추적을 멈추라는 경고를 보내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6학년의 학생들이지만, 아직 어린 학생들인데, 사건이 너무나도 묵직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이 세친구들이 어린이라는 생각을 문득문득 잊게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도서관을 찾고 친구들과 의논하는 모습은 꽤 보기가 좋았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이런 모험보다는 학원과 인터넷세상에서만 사는게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또한 "호러와 미스터리를 이런 식으로도 만날 수 있다"라는 말은 계속해서 미스터리 분야가 계속해서 발전하고 미지의 세계를 계속해서 개척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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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 - 나무의사 우종영이 전하는 초록빛 공감의 단어
우종영 지음, 조혜란 그림 / 흐름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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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새의 마음과 나무의 온순함으로 세상을 느낄 수 있다면....

험한 범죄나 타인에 대한 인권을 유린하는 일들은 없을 것 같다. 예전에 그런 것을 본적이 있다. 숲이 우거져있지만, 나무들은 가지를 뻗을때 옆의 나무와 일정거리를 유지하며 조금도 겹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실제로 혼자 자란 나무는 가지를 옆으로 넓게 뻗지만, 이웃한 나무들이 많으면 위로 가지를 뻗는다. 이 책에서 유심히 읽었던 부분은 나무는 가지를 벋어나갈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다. 첫번째, 올해는 뿌리를 얼마만큼 만들어야 잎들이 갈증을 느끼지 않을까? 두번째는 빛을 최대치로 수집하려면 어디로 가지를 벋어야 할까? 세번째, 뿌리가 못 버틸 만큼 가지를 멀리 벋어서는 안된다는 어떻게 풀까? 네번째, 다른 가지와 보조를 맞추려면 어떻게 욕심을 자제해야 할까? 다섯 번째, 가지를 어디로 벋어나가야 아래 가지에 방해가 안될까? 여섯 번째, 어디를 보강해야 가지가 태풍이나 눈에 부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꽃눈을 가지에 어디쯤 맺어야 번식에 성공할까? 이런 질문들을 하기 때문에 이웃하고 있는 나무와도 서로 양보하면서 가지를 벋는것 같은데, 어찌 인간들은 삶을 살아가는데 생각이 없을 수 있을까. 요즘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손에 잡을수 있는 눈앞엣것만을 신경쓰다가 모두 죽게 생긴 것을 왜 모를까. 우습다.

또 한가지 눈길을 그는 것은 도시의 "열섬 현상"이다. 열섬 현상은 인간이 도시생활을 하면서 꾸며 놓은 도시 특유의 환경 하나하나가 기온을 상승시켜 도심의 온도가 올라가게 된다. 게다가 요즘에는 자동차와 에어컨의 실외기로 가속화되고 있다. 더우면 에어컨을 틀고, 바깥은 더 더워지고, 그럼 또 냉방장치를 틀고.. 돌고 도는 악의 순환이네.. 그런데, 서울의 경우 청계천을 복원 한 이후 청계 4가 주변의 온도가 23%까지 낮아지고 풍속은 6.9% 빨라졌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연을 훼손하는데, 이런 녹지는 우리의 열섬현상을 다독여 주고 있다. 이런 자연에 우리는 너무나 무심하다. 초반에 언급했던 나무의 온순함으로 세상을 느낀다면 정말 살아가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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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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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78세인 오시 하나. 하지만 누구도 그녀를 제 나이로 보지는 않는다. 과거,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보인다는 말을 들었을때, 충격을 받았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때부터 자신을 꾸미기 시작했다. 동창회에 나가서도 주목받지 못했던 자신이 이제는 친구들의 시샘도 받고, 길거리 잡지사로부터 패셔니스타로 촬영의뢰를 받기도 한다. 이런 점은 배울만하다. 나도 언젠가부터 편안한 것을 좋아한다. 좀 더 젊어보이는 것이나 악세사리등도 신경써서 하지 않는다. 그냥 나이대로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귀찮고 게으른 정도라고나 할까... 기미 올라온다고 선크림을 바르라는 잔소리로 그거 하나 한다랄까. 게다가 오시하나에게는 한참을 못 미치는 나이임에도 여기저기 아프게 되면, 그렇게 오래 썼으니 고장날만도 하다라고 여기는데 반성이 조금 필요한 것도 같다.

그런데, 어느날 평생을 함께 했던 남편 오시 이와조가 갑자기 사망하게 된다. 아마도 머리를 크게 부딪힌 것 같은데, 노인들은 당장은 이상이 없더라도 몇개월이 지난 후에도 출혈이나 혈종이 생길수 있으므로 꼭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던 의사의 조언도 무시했었다. 하나는 장례를 치르는 며칠전에 기억도 없다. 남편과의 사별이 하나에게는 꽤 스트레스를 받았던 듯 싶었다. 그렇게 이와조와의 이별에 후유증을 겪고 있을 무렵, 아들이 발견한 남편의 유언장. 그 속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편에게는 "첩"이 있었다. 게다가 "혼외자" 또한 있었다. 42년동안 남편은 자신을 속이고 있었다. 이런 개%$^$&@$*^

최근에 읽었던 < 디 아더 와이프 >에서도 보수적이고 점잖은 신사인줄 알았던 아버지의 숨은 과거에 충격을 받은 아들의 이야기를 만났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도 "디 아더 와이프"에 대해서도 참 화가 났었는데... 노인의 품격을 지키기 위한 하나는 그저 남편이 만들던 종이접기 작품들을 쓰레기봉투에 넣고 물고문, 불고문을 시켜버린다. 어떻게 이렇게 배신을 할 수가 있단 말인가. 아내와 첩에게 최선을 다했다거나 유언으로 혼외자에게 인지(법적 지위 부여)하지 않는다 해도 나라면 부관참시라도 했을 판이다.

예전에 아침방송에서 잃어버린 가족들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때, 가장이 사망하고 나면 어린 자식들을 남의 집에 보내서 소식이 끊겼다라는 사연이 종종 나오기도 했었다. 그 당시 참 화가 났었다. 왜 그 당시 어머니들은 남편과 사별하고 나면 아이들을 지킬수 없는 것일까. 물론, 여성의 사회진출이 없었던 시대적 배경이 있었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겠지만, 여성들도 너무나도 가정에만 헌신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자녀들이 성장하고 나면 더이상 관심갖지 말라는 태도가 우리의 어머니들을 얼마나 외롭게 만들게 되는지... 게다가 오시 하나같은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다면 얼마나 자신의 인생이 허무하게 느끼게 될런지.. 그래서 더 오시 하나를 응원하게 된다. 흔히들 '내 멋대로'라는 말은 타인의 시선을 아랑곶 하지 않고 멋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여전히 멋쟁이로 살아가며 "품격"을 지키는 오시 하나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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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서점 북두당
우쓰기 겐타로 지음, 이유라 옮김 / 나무의마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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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정말로 아홉번의 생을 살수 있을까. 어딘선가 그런 이야기가 있었던 것일까. 유독 올해 읽은 책에서 이런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그래서, 이 책도 흥미가 생겼었다. '아홉번 산 고양이'에다가 더군다나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살았던 검은 고양이'가 눈에 확 띈다. 나쓰메 소세키의 이야기를 읽은 것은 아니지만, < 신의 카르테 >에서 주인공 구리하라 이치토가 좋아하는 작가 나쓰메 소세키를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매우 익숙하다.

쿠로는 검은 고양이다. 세번째 삶에서 나쓰메와 함께 살았었다. 하지만 그는 쿠로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다. "진정한 이름. 인간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겠지만, 이 이름이 있느냐에 따라 고양이의 영혼의 가치는 달라진다. 어쩌면 품격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진명을 얻은 고양이는 선인의 지혜를 얻고, 군주의 위엄을 갖는다. 단 한 번뿐인 삶을 살아가는 다른 생명들과 우리 고양이들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이 진명에 있다(p.11,12)" 어찌보면 스스로 정하는 이름이 아닌 것은 인간과 깊은 인연을 맺어야만 한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름을 지어주게 되면 사람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줄테니까 말이다. 쿠로는(검은색 고양이라 다른 친구들이 붙여준) 비록 나쓰메에게는 진명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가 쿠로를 모델(?)로 삼은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가 있었기에 진명을 얻은거나 다름이 없지 않았을까.

아홉번째 생을 살게된 쿠로는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길을 나서게 되었다. 그렇게 도착하게 된 어느 고서점 앞... 서점 주인인 기타호시 에리카가 말을 걸어온다. 어라... 그녀는 고양이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일까.

고양이는 나름의 매력이 있다. 나도 처음부터 고양이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한번 빠지면 정말 헤어날 수 없는 존재인 것만 같다. 그저 책속에 등장하는 고양이인데도 이렇게 흥미로울수가. 고양이들은 도도하고 각자도생하는듯 하지만 애틋했던 인연을 잊지 않는 그럼 따듯한 아이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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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밖의 이름들 - 법 테두리 바깥의 정의를 찾아서
서혜진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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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테두리 바깥의 정의를 찾아서"

나는 이 책의 부제가 참 맘에 들었다. 법은 정말로 우리를 보호하고 있을까. 법은 일부 사람들만 보호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여전이 지배적이다. 요즘엔 더욱더 그런것 같다. 법을 모르는 사람들은 온전히 단단한 벽에 마주해 좌절하지만, 법을 아는 사람들을 교묘하게 법을 피해 온갖 못된 짓을 하는 것 같다. 더군다나 법을 만지는 특권을 가진자들이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있을때, 그 여파는 상상도 못할 결과를 가지고 올 것 같다. 앞으로 철저하게 그 광경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가장 법에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여성들이 아닌가 싶다.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람을 정조의 침해를 입은 '피해자'로 접근하지 않고, '정조를 잃은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취급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었다. 정조를 강조하면서도 정조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물었다. (p.162)

이게 뭔 소리인지 분개할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예전부터 잘못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더욱더 분개하게 만든다. 왜 우리는 딸들에게 '위험하니 일찍 다녀라, 옷차림을 조신하게 하라' 말하는가. 피해를 입은 여성에게 '너는 왜 피해자답지 않느냐, 왜 늦게 다녔느냐, 왜 그렇게 짧은 옷을 입었느냐'라며 질책한다. 피해를 입은 사실만으로도 힘든데, 왜 질책을 하느냐 말이다. 1964년 19살이던 한 여성이 자신에게 강제로 키스를 시도하는 남성의 혀를 깨물어 혀가 절단되는 사건이 있었다. 한때 영화의 한 소재로 되었던 적으로 기억하는데, 아마도 그 여성이 이 남성에게 가한 가해가 아니었다면 어떤 몹쓸일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시 판결은 '강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상황에서 강제로 키스하는 남성의 혀를 깨무는 행위는 정당방위로 볼 수 없는 위법한 행위이자, 처벌되는 행위'라는 요지를 담고 있다. '혈기 왕성한 젊은 남성의 당연한 호감, 구애 행위가 무엇이 문제인가?' 이런 사고방식이 팽배했다는 것이 정말로 치를 떨게 만든다. 56년이 지나서야 재심 결정이 나고 검사가 무죄를 구형했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최종 선고는 나지 않았지만, 무죄가 확실하지 않을까.

"지금도 틀렸지만, 그때도 틀렸다." 혹자는 그때의 정서가 그랬다라고 할수도 있지만 그때부터 정서 자체가 잘못되었다. 고쳐져야 한다. 요즘에는 이성교제를 정말로 맘놓고 할 수 있는 경우도 꽤 드문시대에 살고 있다. 얼마중에도 교제중인 여성을 살인한 가해자의 신상정보가 공개되었다. 왜 교제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세상이 되었을까. 이 책에 언급된 사건들의 대부분의 피해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자칫 남성들은 잠재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존재들로 인식이 되는 것은 안된다. 모든 사람들은 법정 안이든 바깥이든 보호받아야 하고, 법은 특정인들을 보호하는 수단이 될수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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