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박 대리는 강남 아파트를 어떻게 샀을까?
산군 김리치 지음 / 북오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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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 박 대리는 강남 아파트를 어떻게 샀을까 >는 부동산 소설이다. 문득, 이 책을 읽다가 소설이 아니고 "집사는 방법"의 설명서 아닌가 했다. 그런데 소설이 맞다. 소설속 박대리 현우는 강남에 직장을 가지고 있다. 집은 인천. 출퇴근에 쏟는 시간도 어마무시하지만, 회식이라도 할라치면 새벽에 귀가하기 때문에 몇시간 잠도 못자고 다시 출근전쟁에 돌입해야 한다. 사실, 나도 대학시절부터 경기도로 이사와서 1시간 이상을 출근 시간에 소비한다. 워낙 오랜 시간 그렇게 투자를 해서인지 오래걸린다는 생각도 없다. 다만, 남들과 출퇴근 시간이 겹치지 않으니 그다지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간혹 일이 일찍 끝나서 일반적인 퇴근 시간에 겹쳐지게 되면 음.... 어쩌다 한번은 괜찮지만 매일은 힘들것 같다. 그나마 집이 서울과 경기의 경계권에 있어서 그나마 괜찮은 편이지만...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을 다니는 박대리가 과연 어떻게 강남 아파트를 살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어 이 소설에 호기심이 생겼다. 예전에 엄마와 차를 타고 동부간선도로를 달릴때가 생각났다. 좌우로 수많은 아파트가 있고, 또 아파트가 올라가고 있다. 이렇게 집들이 많은데, 그래도 집 없는 사람도 있지 않겠냐며 이야기를 했었다. 집만 '자가'로 가지고 있다면 정말 삶의 질이 달라진다. 2년마다 이사를 하지 않아도 되고, 이사할 때마다 들어가는 비용도 세이브가 되고, 혹은 다달이 월세가 나가지 않아도 되고 말이다. "집마련"은 모두의 꿈이 아닐까.

나는 빚이라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어쩌면 대출에 이자를 부담하는 것이 싫은 것일수도..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대출을 이렇게 활용하는가는 처음 인식하게 되었다. 아니.. 이렇게 시대에 뒤쳐져도 된단 말인가. 집 없이 월세를 내는것과 집이 있고 이자를 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한다. 집의 가치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지만, 현금의 가치는 많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후자의 경우가 자신의 자산을 늘리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테다. 게다가 집을 사기 위해서도 발품을 많이 팔게 된다. 많은 조건을 비교해봐야 한다는 점에서 어째 나는 못할 것 같다. 뭐, 닥치면 하겠지만 우선 집을 장만한 박대리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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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퍼 생각학교 클클문고
고정욱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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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욱 작가님의 대표적인 작품이 "까칠한 재석이"시리즈다. 아닌가? 내가 고정욱 작가를 이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로 알게되었다. 딸아이가 아주 좋아하는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늘상 이 책 재밌으니 읽어보라 했지만, 다른 책들에 밀려서 내가 읽은 작가의 첫 책은 바로 이 책이 < 점퍼 >가 되었다. 아무래도 딸아이의 조언대로 "까칠한 재석이"시리즈를 읽어야겠다.

창식이는 오산중학교에 다닌다. 아빠는 회사의 비리를 보고 참지 않았고, 그로 인해 따돌림을 당했다. 이 사실을 견디기 힘들어 아빠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직장도 그만두었으며, 엄마와 이혼했다. 급기야 알코올성 치매 초기라는 판정도 받았고, 몇달째 보지 못했다. 할머니는 폐지를 주워 창식이와 생활했지만, 월세도 밀려 집주인에게 연신 미안하다며 머리를 조아리신다. 간만에 술에 잔뜩 취해 돌아온 아빠를 보자 창식은 아빠에게 화를 내버리고 집을 나와버렸다. 정말로 짜증이난다. 제발 세상에서 사라져버리라고 소리친다.

누군가 낯선 목소리가 창석이를 깨운다. 어서 학교에 가야한다고 한다. 여기가 어디지? 창석을 깨우는 아이는 소월이란다. 김소월..뭐라고? 우리가 아는 그 김소월??? 주문을 외듯 세상에 꺼져버리라고 외치던 창석은 과거로 가버렸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북한이란다. 게다가 창석의 옆에는 김소월, 백석, 이중섭까지 있다. 그들과 보내는 창석의 두달간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된다.

백석은 얼마전에 읽은 책에서 평안도 정주가 고향인 것을 알았지만, 김소월과 이중섭까지 같은 오산학교 출신인지는 몰랐다. 실존인물들이 등장할 때마다 검색해보다 보니,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알아가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다들 이미 알고 있는데 나만 모르는건 아니었는지 모르지만. 평소 창석이는 애초에 힘이 없어 일본에게 먹힌 것이 잘못이지, 먹히고 나서 맛설 힘이 없으니 괜히 예술로 저항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로의 시간여행에서 창석이 보고 느낀것이 많아지게 된다. 사실,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에 나이 어린 학생들도 많이 참여했다. 하지만, 지금의 학생들을 보면 당시의 아이들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었다. 과연, 같은 상황이 된다면 지금의 아이들은 독립을 위해 행동할 수 있을까라고 말이다. 하지만, 같은 나이에도 환경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누군가는 그랬다. 지금의 청소년들도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같이 일어설 수 있는 저력을 가진 아이들이라고. 창석이도 그렇게 변모해가는 모습을 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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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이렇게 생기면 말이죠, 그냥 주어지는 걸 받을 수밖에 없어요 - P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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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판달마루와 돌고래 생각학교 클클문고
차무진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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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연주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슬옹. 슬옹은 예술 중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백합원(국립 백합예술원 영재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루간스키 교수는 그의 재능을 알아봤고, 쇼팽 콩쿠르에 입상한 슬옹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하지만 다른 이들로부터는 눈엣 가시같은 취급을 당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갈등으로 급기야 슬옹은 백합원의 가장 비싼 피아노를 방망이로 부숴버린다.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교수님과 아빠는 노력 덕분에, 백합원에서 퇴학당하지 않아도 되었다. 다만, 낙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회봉사 기간이 주어졌다. 그래서 가파도로 내려오게 되었다.

세계를 위협하는 '마린 포지 바이러스'로 인해 슬옹은 엄마를 잃었다. 아빠는 슬옹이 부순 피아노값을 변상하기 위해 신체를 기증하고 AI가 되었다. 슬옹은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해서 상금으로 아빠의 신체를 찾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그 무렵 만난 '새우탕'을 좋아하는 외계인 판달마루를 만나게 된다. 판달마루는 자신이 지구를 침략하러온 판-타노 행성의 일원이라고 한다. 그들의 침략을 막고 있는 것은 돌고래라고 한다. 하지만 돌고래의 개채수는 줄어들고 있고, 판-타노인들은 이제 지구를 전멸시킬 계획에 돌입했다고 슬옹에게 알려준다. 과연 지구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현실성이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판달마루만 빠지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본다. 지난 몇년간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활동을 멈추어야만 했다. 그런데, 인간이 활동을 멈추고 난후 자연은 회복의 기회를 맞이했다. 히말라야 산이 보이기 시작했고, 베네치아에는 60년만에 돌고래가 돌아왔다는 소식도 접할 수 있었다. 지구 역사상 최대의 적은 인간인 것 같다.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어리석음, 자신만을 아는 이기심. 판달마루에게 보이는 지구의 아름다움을 우리는 왜 보지 못하는 것일까. 인간이 편해질수록 지구는 자꾸만 병들어 가는 것 같다. 이방인이 지켜주고 싶어하는 지구의 아름다움, 그 소중함을 우리는 이제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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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술사의 시대
이석용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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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스 구트(Alles Gut), 독일 격언 '끝이 좋으면 다 좋아'에서 가지고 온 것이다. 고령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행복한 임종을 암시하도록 최면을 시술하는 복지정책의 일환이다. 그런데 말이다. 끝이 좋으면 다 좋은게 정말로 맞는 것일까. 아직 끝을 맞이하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나라면, 삶이 행복했다기 보다 죽는것에 대한 두려움을 잊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의 그동안의 삶이 어찌되었든 간에 모든 걸 다 이루었다, 만족감이 높은 상태로 이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어쩜 그동안의 삶이 부정 당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T는 복지 최면술사 중에서도 꽤 엘리트 최면술사이다. T레벨은 최면술사로서 꽤 높은 레벨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이름보다는 공리청에서 지어준 다소 도서관 청구기호처럼 딱딱한 이름을 부여받지만, T 레벨은 그가 유일했기에 그는 그냥 'T'라고 부른다. T의 새로운 부임지에서 첫번째 시술자였던 할머니가 육교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마지막 표정이 행복했던 것으로 보아 '알레스 구트'를 이뤄냈음이 충분했다. 하지만 뭔가 찜찜한 기운을 떨칠수는 없다. 사실, 할머니는 처음부터 최면에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T는 조금씩 의문점이 들기 시작했다.

노년층을 위한 복지라는 개념에서의 '최면'이라는 것이 꽤 독특한 소재이다. 당사자가 전혀 기억하지 못했던 것을 이끌어내거나 혹은 전생의 기억까지 이끌어내곤 하는 것을 종종 방송을 통해서 보기는 했지만, 과연 저게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안한건 아니다. 그런데 왜 꼭 고령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아마도 모든 노인을 대상으로 하겠지만, 그래도 저소독층이 피술자의 주대상이 되긴 할 것 같다. 어찌보면 원래의 의도대로 사용이 된다면 긍정적인면이 더 높을수는 있겠으나, 소설 속 이야기에서는 부작용들이 드러나게 된다. 부작용들이 수면위로 올라오기 시작할 때, 왜 사람들의 욕심은 끝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이나 현실에서나 누군가의 욕심 때문에 제도들이 제대로 빛이 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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