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 히틀러
김종천 지음 / 사유와공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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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고국의 친구들을 한국으로 초대하는 프로그램을 즐겨보았었다. 그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친구들이 독일 친구들이었다. 분단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어서인지 그 친구들은 한국을 방문해서 DMZ과 서대문 형무소를 방문하는 모습을 보고 적잖이 놀라웠다. 처음 방문하는 외국에서는 주로 관광지라든지 먹거리들을 찾아다닐텐데, 그들의 관심사에 우리의 아픈 역사도 포함되었다는 것이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이다.

희대의 독재자. 히틀러.

작가는 딱딱하고 어렵게 진행되는 책을 독자에게 내놓는 작가는 씹기 힘들고 맛없는 음식을 단지 영양분만을 강조하며 권하는 요리사와 같다. 그래서 나는 20세기 최고의 불가사의인 히틀러와 나치 정권의 이야기를 이왕이면 맛있게 요리해서 독자들에게 식사의 즐거움과 영양분을 함께 제공하자는 의도로 소설이라는 장르에 출사표를 던졌다(p.7)라고 서문에 밝히고 있다.

사실 소설 한켠에 악당으로 존재하는 히틀러라면, 별무리 없이 손이 가겠지만, 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라면 손을 내밀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지 않았나. 이와 같은 인물이 또 다시 등장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 책에 대해서 생각하다, 예전에 읽었던 조지 오웰의 < 동물 농장 >을 생각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소름이 끼쳤기 때문이다.

요즘 같이 시끄러운 시절과 맞물려 이 책을 읽다보니,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역사를 공부하면서 일깨워야 한다고 본다. 히틀러의 일생을 쫓으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잘못된 것을 끊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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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천대루
천쉐 지음, 허유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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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홍콩 영화는 좀 봤는데, 지금은 중화권 쪽 드라마는 잘 안봐서, 사실 중화권만이 아니라 요즘에는 영상물을 보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것을 더 선호한다. 그래서인지 이 < 마천대루 >의 소식은 이 책이 출간되면서 드마라에 대해서도 듣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드라마로 꼽는다고 했는데, 이렇게 책을 읽어봤으니 드라마를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던 지인의 말로는 주인공인 안젤라 베이비가 초반에 사망했는데, 아직 드라마를 보는 중이라 범인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아직 100여페이지를 읽고 있었는데, 아직 사망자가 나오지는 않았었다. 물론, 휠체어를 타는 한 여인이 죽었다는 이야기는 초반 '마천대루'에서 일하는 경비원 셰바오뤄 이야기에서 나오긴 했었다. 하지만 초반에 잠깐 그녀의 이야기가 언급되고는 별 상관은 없어 보였다. 이 이야기는 시간순으로 서술되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두번째로 등장하는 카페 매니저인 중메이바오가 여러 사람들 이야기에 언급이 되기 때문에 그녀를 의심하고 있었다. 그렇다. 바로 그녀가 사망한채 발견된다. 과연 누가 그녀를 살해한 것일까.

'마천대루'는 독특한 소설이다. 살인사건을 다룬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는 않는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그들의 시점을 오고가면서, 그들의 인생에 한켠을 자리잡고 있었던 메이바오를 보여준다. 또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나서는 그들의 진술을 이어가면서 메이바오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하나씩 풀어가게 된다. 마치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 고개를 들어 꼭대기를 바라보는 방법으로는 알 수 없고, 마천대루를 한층한층 올라가야 하듯 말이다.

"그 사람이 죽을 때 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한 사람이 죽었다. 우리가 모두 좋아했던 사람이고, 결코 그런 방법으로 죽어서는 안되는 여자였다. 셰바오뤄는 자신이 죽였을 거라고 했다. 그렇게 따지면 내가 죽였을 수도 있다. 부검보고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그녀가 몇 시에 죽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난 알고 있다. 누가 죽였든, 그녀의 죽음이 우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누구도 무관할 수 없다는 것을."(p.202)

소설의 말미에서는 또 다른 마천대루의 주민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여러 인물들의 진술로 사건에 많이 접근했지만 아직 범인도 알 수 없는 상황에, 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을 했는지 의아했다. 하지만, 초반에 여러 사람의 인생에 얽힌 메이바오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후반부의 사람들의 삶에서는 그녀의 이야기는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천천히 멀어지고 있는 타인의 죽음을 표현하는 방법이 아닐런지 싶다.

덧. 범인은 나온다. 마지막까지 꼭 확인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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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상 식탁
설재인 지음 / 북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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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어쩐지 "뱅상 식탁"은 한팀만을 받는 '원테이블 식당'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하러 가는 곳에서 만난 '원테이블 식당'을 보면서 이 책을 떠올렸다. 그런데, 이 책 의 처음에 그려진 '뱅상 식탁 도면'을 보고는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의문이 들었다. 그 의문은 풀지 못한채 이 책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뱅상식탁은 특이하게 주방을 통해서 식당 내부로 들어간다. 주방을 가로 질러 내부로 들어가면 어두운 복도를 지나면 4개의 독립적인 식탁이 존재하고(서로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2인용 의자가 준비되어 있어서 손님들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빈승은 미미와 함께 일종이 '실험'을 하게 되었다. 여기 모인 4팀의 손님들. 첫번째 테이블의 손님들은 소설가를 꿈꾸는 만학도 대학원 동기다. 수창은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하고 대학원으로 진학했다. 하지만 한참 어린 동기들과는 어울리기 힘들었고, 자신보다 한참은 어리지만 애진도 다른 이들보다는 나이가 많아서 수창과 어울리게 되었다. 두번째 테이블에는 예약을 안 받는다고 해도 마감공지를 하지 않았냐며 따지던 모녀다. 딸이 어렸을 때, 남편과 사별했고, 엄마는 딸의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한다. 딸은 결혼을 하며 엄마에게서 벗어나려고 한다. 세번째 테이블의 손님은 똑같은 원피스를 입고 있다. 자매처럼 보이나 그 둘은 동창이다. 예전에는 유진이 우위에 있었고 상아는 쫓아다니는 무리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자식들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뀐 상황이었다. 마지막 테이블의 두 사람은 직장동료이다. 그야말로 사수와 부사수. 부사수인 민경은 명문대를 나왔지만 일하는 것은 영 매끄럽지 못하다. 서로의 속마음은 그다지 친해보이지 않다. 서로의 이야기가 무르 읽을 무렵, 총성이 울린다.

빈승은 미미의 명령에 따라 그들에게 말한다. 테이블당 한사람만 살아 나갈 수 있다. 주어진 시간은 10분. 과연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마치 이 소설은 연구의 형태를 띠고 있다. 바로, 목차가 연구배경, 연구과정, 문제 제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알겠지만 연구도 뭣도 아닌 그냥 한 범죄의 형태를 띠고 있다. 하지만 또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로 총을 들어야, 칼을 쥐고 타인을 찌르는 것만이 범죄일까. 법의 테두리만 잘 벗어나게 된다면 그것이 사회적으로 정한 "죄"가 되진 않는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까도 싶다. 권력만 잡는다면야 자신의 죄도 없어지게 법을 바꾸는 세상인데 말이다. 고립된 상황에서 누군가는 살아남을수 있고, 누군가는 죽어야만 한다면.. 우리는 아니 나는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람을 악의 화신으로 만들수 있을까. 그것이 정말 인간들의 본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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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문 매드앤미러 4
김유라.엄정진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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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앤미러 네번째 이야기

이번 이야기의 공통 한줄은 '우리 집에 못 보던 문이 생겼다.'이다. 이 문장으로 김유라 작가의 「하루에 오백, 계약하시겠습니까」와 엄정진 작가의 「어둠 속의 숨바꼭질」이다.

「하루에 오백, 계약하시겠습니까」에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영훈이 등장한다. 택시운전을 하던 아버지는 뺑소니차에 치였다.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많은 병원비를 남기고서 아버지를 돌아가셨다. 엄마와 동생과 뿔뿔히 흩어져 영훈은 홀로 반지하 원룸을 얻어 생활하고 있다. 낮에는 회사를 다니고 밤에는 배달일을 한다. 어느날, 벤치에 앉아 맥주를 마실때 한 남자가 다가와 방을 임대해 달라고 한다. 임대해 준다면 하루에 오백을 준다고 한다. 얼떨결에 수락을 했고, 아침에 일어나자 자신의 원룸에 문이 하나 생긴 것을 발견했다. 통장에는 오백만원이 입금되었고, 방안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자꾸만 문넘어가 궁금해진다. 처음에는 이런 제안쯤이야, '문하나 생긴것 가지고는'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역시 공짜는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어둠 속의 숨바꼭질」에서는 이선은 재건축이 진행된다는 옛집을 찾게 되었다. 그 곳에서 20년전 실종되었던 오빠 달우를 닮은 아이를 만났다. 그를 뒤쫓다가 어렸을 적 살았던 집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20년전 그 시절로 돌아간것만 같았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달우 오빠. 하지만 오빠는 어렸을 적 그 모습이지만 이선은 그렇지 않았다. 밤에 선잠이 들었다가 깨어났을때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이상했다. 부모님의 모습부터.. 이 곳을 벗어나야 하지만 좀처럼 쉽지 않다. 이 이야기는 약간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다.

이번 네번째 이야기의 두편에서는 조금씩 조여오는 공포감도 살짝 비춰지고 있는데,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 날 수 없는 막막함이 느껴진다. 영훈과 이선은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스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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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아파트 매드앤미러 3
전건우.전혜진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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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앤미러 세번째 이야기

이번 이야기의 공통 한줄은 '폐아파트 단지로 사라져 버린 조카를 구하러 가야 한다'이다. 이 "매드인미러"의 흥미로운 것은 공통된 문장으로 두 작가가 이야기를 쓴다. 또한 미션이 주어지는데, '매미가 등장하는 장면' 찾기와 '각 작품에서 다른 작가의 흔적 찾기'이다. 매미 찾는 것은 쉬운편이다. 그래도 매미를 찾기 위해서 신경써서 읽기는 하지만, 두번째 미션은 여전히 어렵다. 사실, 책 말미에 정답이 있지만 아무리 봐도 나한테는 어려운 미션이다. 이번 이야기는 전건우 작가의 「괴리 공간」과 전혜진 작가의 「Missing」이다.

「괴리 공간」은 꽤 유쾌했다. 계약직으로 폐아파트 경비로 일하는 재수. 폐아파트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는데 이 곳에는 괴수들이 살고 있다. 공간수인 늑대인간에게 사수인 김씨 아저씨가 당하고, 재수도 제거되야 하는 위기에 처했지만, 사람들 뿐아니라 공간수에게도 존재감이 없었던 재수는 위기를 모면하고 계속 일을 할 수 있었다. 어느날, 정규직 전환을 조건으로 괴리공간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함께 살던 조카가 괴리공간 지도와 함께 사라지고 만다. 재수는 조카를 구하기 위해 폐아파트로 향한다. 존재감이 낮은 재수는 공간수를 피해서 조카를 구해 돌아올 수 있을까.

「Missing」은 읽는 내내 불쾌했다. 선재는 여성 청소년과 반장이다. 아버지의 사십구재인데도 상주라는 오빠 우재는 연락도 없다. 아버지는 경찰이었다. 그토록 자식들이 경찰이 되기를 원했으나 우재는 시험에 붙지 못했고, 선재는 경찰이 되었다. 하지만, 자식이 경찰이 되는 것을 바란 것이 아니라 아들이 경찰이 되기를 바랬던 것 같다. 우재는 망나니 같다. 사십구재를 지낼 절까지 음식을 챙기는 것도 아내에게만 시킨다. 그리고 아버지의 아파트를 벌써부터 팔 생각만 한다. 자신의 빚을 갚기위해 아버지가 생전에 이 집을 팔려다 선재에게 명의를 옮겼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우재의 행동 때문에, 선재와 우재를 차별하는 부모들 때문에도 너무나도 화가 난다. 참 쓰레기 같은 인간이다. 그런 가운데, 선재의 조카가 사라졌다. 아무래도 짓다 만 아파트로 가게 되면 조카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오우, 그런데 이 책의 반전이 있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였다.

이 책의 말미에 작가들의 '7문 7답'이 있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읽고 소감을 묻는 질문이 있는데 그의 답들이 내가 각각의 이야기를 읽었을 때의 반응과 같아 참 재밌었다. 전건우 작가는 작품을 좀 읽어본 편인데, 전혜진 작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다른 이야기도 찾아 읽어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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