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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12월
평점 :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가능했을지도 모를 여러 인생 중에서 왜 지금 이 인생일까?"
만약에 말이다. 만약에 우리가 생을 여러번 살 수 있다면, 인생의 길목에서 선택이 필요할 때, 결과가 미덥지 못할 때 다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더라면 어떨까. 그럼 자신이 선택한 길에 만족할 수 있을까. 이 책이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그 점이다. 아쉬웠었던 순간이 많았었나보다.
이 책에는 「후지산」, 「이부키」, 「거울과 자화상」, 「손재주가 좋아」, 「스트레스 릴레이」, 5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눈길을 끄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후지산」이다. 가나는 만남 앱을 통해 쓰야마를 만나고 있었다. 코로나로 인한 집합금지가 풀리고 둘은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났다. 어느 역에 잠시 정차했을때, 반대편 기차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도와달라는 사인을 보내는 것을 가나는 알아챘다. 서둘러 내리는 가나를 쓰야마는 따라 내리지 않았다. 홀로 기차에서 내린 가나는 그 여자아이를 위험에서 구해냈고, 함께 내렸으면 좋았을 쓰야마는 안타깝지만 만남을 끝내겠다고 마음 먹게 된다. 그로부터 다섯달 뒤에 놀라운 사건으로 쓰야마의 소식을 접하게된다. 만약, 그 순간 그가 가나와 함께 내렸다면, 이 만남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었을까. 아니면, 가나가 그의 사과를 받아들였다면 다른 결과를 불러올 수 있었을까.
「손재주가 좋아」는 가장 밋밋한 이야기였지만, 가장 큰 의미를 숨기고 있는 것만 같다. 엄마는 감정 표현에 서툰 사람이라 꽤 차가운 사람으로 느껴진다. 내가 시험점수를 잘 받아도, 달리기에서 일등을 해도 반응이 담담했다. 그에 반해 외할머니는 '손재주가 좋은 아이'라며 나를 칭찬했다. 사실 그다지 손재주가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든든해졌다라는 것이다. 아이들을 대하면서는 조금 과장할 필요는 있는 것도 같다. 언젠가 딸아이가 내게 했던 말이 있다. 자신이 뭘해도 내가 '귀엽다, 귀엽다'하니, 정말로 자신이 귀엽다고 생각을 했다고, 자신은 귀여운 사람이다라면서 자존감이 꽤 높아진 것 같다라고 말이다. 고슴도치도 지 새끼는 예쁠텐데, 내 자식은 뭘 해도 이쁘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런 생각을 했다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아이들에게는 그런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겠다. 아이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을테니 말이다.
순간순간이 선택일테고,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에 대해서 책임은 자신이 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인생은 한번 뿐이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다고 해서 수정할 수 없기 때문에, 역사속에서 책속에서 다른 이들의 삶을 통해서 항상 올바른 선택을 위해 늘상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