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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사라졌다! ㅣ 단비어린이 문학
청웨이 지음, 강영희 옮김, 김미희 그림 / 단비어린이 / 2014년 6월
평점 :
독일에 사는 어른과 어린이, 그들에게는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해야한다. 저녁에 오페라를 보러가거나 술을 마시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고 일찍자고 집에 있는 것은 어린이의 몫이다. 독일의 어린이들은 엄마 아빠가 같이 자지 않는다. 더군다나 부모님들이 아이방을 치워주지 않는다. 자기방을 치우는 것은 순전히 독일 어린이들의 몫이다. 그래서 방청소에 관해 이러쿵 저러쿵 야단치지 않는다.
독일에 사는 샤를로테네는 여느 집과는 다른 점이 아주 많다. 예를 들면, 아이가 굳이 아빠나 엄마에게 아빠,엄마라는 호칭으로 부르지 않고 이름을 불러도 괜찮고 아빠와 딸 , 단둘이서 일주일 동안 여행도 간다 그동안 엄마는 혼자서 자신의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 단둘이서 가는 여행도 있다 그동안 샤를로테는 친구 마이아의 집에서 보낸다.
이처럼 여느집과는 다른 샤를로테네,,아빠는 요새 캠핑카에서 잠을 자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엄마는 그것에 대해 아무렇지 않아 한다. 아빠가 자주 집을 비운것에 불만을 가지는 샤를로테이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그런 샤를로테의 기분을 알아주지 않는다. 친구 마이아와의 이야기를 나눌수록 샤를로테는 불안한 기운에 휘감긴다. '아빠,엄마 사이가 나빠진것은 아닐까?'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나?' '아빠가 더이상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걸까?' 끝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질문들이 솟구쳐오르지만 마이아 말고는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없다.
그런 샤를로테를 동정하며 위로하는 것은 항상 마이아였다. 샤를로테 집에 비하면 자기는 서로 사랑하는 부모님이 계시고 자신을 두고 혼자 캠핑카에서 잠을 자는 아빠도 없다. 모든게 행복해 보이고 풍족해 보이는 그런 집이다. 아빠는 항상 엄마와 자기를 사랑해 준다. 그 증거로 일을 마치고 매일 같은 시간에 귀가해 씻고 다 같이 저녁을 먹는다. 매 시간마다 정확히 이루어졌다. 그것은 마이아 집만의 보이지 않는 약속인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아빠가 돌아오지 않는다. 매 시간 정각8시에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아빠는 회사에서 돌아오지 않는다. 회사에 전화해보아도 이미 문을 닫은 회사에서는 어찌된 영문인지 대답을 해주지 못한다. 전화번호부에는 몇몇 사람만의 연락처만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항상 식구들과 함께 하는 아빠였다. 아빠에 대해서 생각보다 많이 없다는 걸 깨닫는 마이아와 마이아의 엄마였다. 꼬박 하루를 새었는데도 돌아오지 않는다. 대체 아빠는 어디에 간 것일까??
아동문학, 동화는 어른들을 위한 희망가득한 이야기이다. 물론 대상은 어린이들이지만 아동들이 읽는 동화에는 어른들이 평소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숨겨져있다. 우리의 사고방식으로는 가족을 두고 혼자서 캠핑카에서 잠을 자는 아빠를 이해하지 못한다. 연락없이 귀가하지 않는 아빠를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우리는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쉽사리 행하지 힘든 일이므로 그 누가 도전! 해볼거라고 생각하기 힘이든다.
샤를로테와 마이아는 마이아 아빠의 문제로 샤를로테의 아빠가 있는 숲속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곳에서 샤를로테 아빠는 우주를 맨 처음 밟은 아폴로호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아폴로호 덕분에 우리는 우주에 대해, 달에 대해 안고있던 의문을 쉽게 풀어냈다. 하지만 인간은 달의 의문처럼 쉽게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모든 사람은 삶에서 많은 역할을 맡는단다. 마이아와 샤를로테만 봐도 집에서는 아빠 엄마의 딸이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학생이고 너희 둘 사이에서는 좋은 친구잖니,,,, 아빠는 날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고 바쁘게 뛰어다녀 그런데 정작 아빠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많이 갖지 못한단다. 아빠 자신의 행복을 위해 아빠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쓸까?"
우울증,,자살,,각종 사회범죄,, 이 모든것이 자존감, 자아성찰이 부족해서 일어난 현대병이다. 우리는 자신감, 자존감을 키우면서 멋진 오늘, 멋진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 물론 자존감 자아성찰이 강하게 일으나면 역으로 나쁜 일도 발생할 것이다. 우리는 삶에서 많은 역할을 맡는다. 그 곳에서 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대체 얼마나 쓰고 있을까?
아이를 위한 동화이지만 어른들을 위한 동화에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작 150에 못 미치는 이 이야기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