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남겨진 비밀 마스터피스 시리즈 (사파리) 7
케이티 윌리엄스 지음, 정회성 옮김 / 사파리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책을 읽는 내내 나는 한번도 제대로 생각해 본적 없는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실때 병원에 도착하자 그 날을 넘기지 못하고 잠든채 눈을 감았다고 부모님이 말씀해 주셨다. 그때 엄마는 죽을때 할머니처럼 죽고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내 나이 벌써 30이다. 하지만 나는 한번도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다. 아직 내게 멀고 머나먼 이야기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본적도 없다. 자살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내 주위 사람들은 그런 내 태도에 이상하다는 시선을 던진다. '어째서 한번도 자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 라고 묻는다.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논리정연한 답은 내 놓지 못하지만 오히려 내 쪽에서는 "자살"을 생각한 사람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엄마의 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부러움이 담긴 소리를 듣고 나는 할머니처럼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는게 남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곧 죽음을 맞이하는 자신에게 있어서도 좋다는 인식을 받았다. 그래서 나도 엄마의 영향을 받아 할머니처럼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 본적은 있다. 하지만 아직도 "죽음"에 대한 명확한 답은 찾지 못했다. 그래서 책의 힘을 빌려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고 싶었다. 물론 나보다 더 "자살"에 대해 생각하고 서슴치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10대 청소년들의 생각도 알고 싶었다.

 

  주인공 페이지는 과학수업으로 달걀 떨어뜨리기 장치에 대한 실험을 하다가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죽음을 맞이한다. 그녀는 "죽음"은 자살이라고 결론지어 진다. 하지만 그녀는 잠시 발을 헛디뎠을 뿐 절대 자살이 아니라 울부짖느다. 죽어도 천국 또는 지옥으로 가지 못한 채 그녀를 포함해 학교에서 죽은 에반과 브룩 이 세명은 학교 안을 서성거린다.

  페이지는 죽은 후 수업을 듣지 않는것 , 숙제를 하지 않는 것을 장점으로 뽑았다. 하지만 학교 안에서 맴도는 자신을 둘러싼 소문에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자신이 "자살"을 하였다는 소문은 사실과 맞지 않는 것이기에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길 원한다.  죽은 자신을 생각하는 사람의 몸에 빙의를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페이지는 친구들의 몸을 빌려 소문을 제대로 잡으려고 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 진실을 밝히려고 하면 할 수록 자신의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만 반복될 뿐이다.

 

 

  10대 소년, 소녀들의 학교생활,연애,죽음 등 그들은 우리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성숙하고 기똥찬 생각을 안고 있다. 마냥 어리게만 봐라봤지만 어른들도 쉽게 할 수 있는 포용, 대인적인 마인드도 가지고 있다. 물론 그 안에는 아직 덜 자란 아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마약을 하고 담배를 피고 성관계를 맺는 그들 안에 조금의 양심, 착한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착한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며 그걸 어떻게 활용해야 될지 몰랐을뿐, 그들은 진지하게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을 뿐이다.

 

  <내게 남겨진 비밀>은 자신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고 하는 소녀의 이야기이다. 죽음으로 인생은 끝이 나지만 페이지는 죽음으로써 자신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 하게 된다. 진정 자신이 원했던 것, 자신의 욕구, 하고싶었던 일을 유령이 되어서 행한다. 죽고 나서 자신의 죽음에 대해 다시 돌이켜 본다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의 죽음을 밝히려는 페이지에게 '어차피 죽었는데,, 사실을 알아서 뭐해?' 라고 에반이 애기한다. 그때 페이지는 강렬하게 자신이 "자살"한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남들에게 밝히고 싶다. 자신은 그렇게 함부로 목숨을 낭비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남들이 알아봐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분명 죽어서도 남들의 시선을 두려워해서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고 했지만 점 점 페이지는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신이 진정 원했던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흔히들 죽어서 후회하고 싶지 않다 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래서 아무리 비싸도 사고 싶은 옷은 사고 먹고 싶은 것은 먹는 세대가 많이 늘었다. 요새는 즐기기 위해 삶을 사는 사람이 늘었다. 그리고 그 반면에 노후를 대비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우리는 삶도 재미있게 죽음도 편안하게 죽기를 바란다. 한마디로 욕심쟁이이다.

  나는 아직도 "죽음" 에 대해 잘 모르겠다. 조금 더 시간이 흘러 진지하게 생각하게 생각하게 될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올에프선생님>의 미야모토 마사하루 처럼 죽음을 맞이할 때 즐거운 인생이었어. 열심히 살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웃으면서 죽고 싶다는 드라마같은 생각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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