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 - 삶의 한계에 도전하는 동물들, 그 경이로움에 관하여
데이비드 B. 아구스 지음, 허성심 옮김 / 현암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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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역시 동물이다. 이 말이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말이었다. 저자 데이비드 B. 아구스는 종양학의 권위자이며 캘리포니아대학교 케크 의과대학에서 의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의사로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건강한 삶인지를 이야기하고 동물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생존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사람과 동물들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현대의 인류는 가장 부자연스러운 행동 양식을 취하고 있다. 늘 움직이도록 진화된 몸으로 하루종일 (24시간 중 85% 이상) 실내 활동을 하고 있으며, 특히 몇 시간이고 한 자리에 앉아있는 자세는 우리의 척추와 몸을 망칠 수도 있는 일이다.



인간이 사회적 활동을 하면서 자연의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위협으로부터는 안전해졌지만 반대로 미래에 대한 불안, 가중된 스트레스는 각 장기에 염증, 암 등 만성질환들을 유발시키게 되면서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요인들이 되었다. 저자는 이런 우리들의 모습에서 살짝 눈을 돌려 자연속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오랫동안 진화되고 터득하면서 얻은 생존의 기술들을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현재도 개를 키우고 나름 애견인이라 생각하고 있는 자신이기에, 2장에 소개된 개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각 챕터마다 동물들을 하나씩 소재로 잡아 이야기를 하는데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장. 동물원 우리에서 살기 : 야생동물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보다 강하고 현명하게 오래사는 법

2장. 오 나의 개 : 개는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 그 이상이다

3장. 집으로 돌아가는 머나먼 길 : 패턴 인식의 힘과 과잉 사고의 위험성

4장. 기린의 역설 : 기린의 긴 목과 중력이 가르쳐주는 심장병 없애는 법

5장. 이봐요 코끼리 사나이 : 암을 치료하고 DNA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

6장. 육식하는 수컷 침팬지, 허용적인 암컷 침팬지 : 우리의 사촌으로부터 얻은 육식, 나눔, 육아에 대한 힌트

7장. 팀의 노력과 집단 면역 : 협력, 응급의료, 병가의 필요성

8장. 코뿔소, 번식, 달리기 : 문명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화녕의 작은 힘

9장. 똑똑한 문어와 치매 걸린 돌고래 : 지능 그리고 영원히 맑은 정신으로 사는 것에 대하여

10장. 보이지 않는 편승자 :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움, 불멸의 줄기세포

11장. 긍정성과 성격 그리고 고통 : 돼지와 다람쥐, 앨버트로스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

12장. 유대감과 성 그리고 사랑의 법칙 :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따로 있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 (Man is the lord of creation)' 라는 유명한 말이 인간 스스로를 위대하다라고 칭하는 오만에서 나온 문장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져보면 우리 인간은 스스로를 잘났다고 하지면 인생을 얼마나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행복할 때 기뻐서 껑충 뛰고, 매일 놀이에 참여하고, 늘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고, 꼼꼼하게 관찰하고, 위험한 상황에 대비해 늘 경계하고, 낯선 사람에게도 다정하고 친근하게 대한다는 개의 삶과 비교해 봤을 때 말이다.

뿐만 아니라 시각과 후각 뿐아니라 길 찾기 능력의 열쇠로 밝혀진 지구 자기장도 이용하지 못하게 해놓은 2,000 km 나 떨어진 곳에서도 비둘기는 집을 찾아갈 수 있는데 인류는 아직까지 정확한 그 비결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런 자연의 신비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밝혀져 나가겠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우리 인간 역시 처음 지구상에 존재한 태초의 동물인 물고기에서부터 갈라져 나왔고 현재도 우리는 진화 중이라는 사실이다. 의학을 비롯한 생태학, 진화론 등 과학의 여러 분야에 대해 알기 쉬우면서도 탁월한 분석을 들으며 자연 속 동물들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강력 추천하는 과학 교양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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