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이혼까지 하게 되고 무분별한 성생활, 마약에 찌들어 살던 저자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여행 책자 안내서를 받아들고 그 곳으로 떠나야 겠다고 결심한다. 지금의 이런 삶은 답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여정 속에서 자신을 만나고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들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몰려드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 애틋한 마음들. 혼자서 광대한 자연속을 거닐며 맞딱뜨리는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여정을 무사히 마친다.
총 575 페이지라는 많은 양이지만 저자의 실감나도록 생생하게 기록한 이야기들 덕분에 지루할 새 없었다. 발톱이 빠질 정도로 걸어다니다가 나중에는 등산화를 떨어뜨리며 잃어버렸을 때에는 나조차 탄식이 나올 정도로 안타까웠다. 끝이 어떻게 마무리되는지는 알지만 마음속으로 긴 여정을 떠나는 저자가 꼭 무사히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도 읽어내려갔다. (실제 기록을 찾아보니 PCT 코스는 매년 8,000 명이 도전하지만 험난한 코스 때문에 약 125명만이 5개월에 걸쳐 완주에 성공한다고 한다.) 9개의 산맥를 비롯하여 고산지대, 화산지대에 이르기까지 험난한 자연들을 걸으며 저자는 자신이 살아왔던 인생과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