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칼로레아 세계사 - 깊이 있는 질문은 시대를 관통한다
임라원 지음 / 날리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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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자 Edward Hallet Carr (E. H 카)'역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 작용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 라고 이야기했다. 학생시절 역사를 배웠다면 (특히 세계사) 한번 쯤 들어봤음 직한 이야기. E.H 카가 이야기한 '끊임없는 대화' 의 말은 역사는 사실의 기록에 대한 학문이지만 그 기록에 대한 해석이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과거로부터 미래를 배운다는 것은, 우리에게 앞으로 닥칠 미래의 시간은 과거에 일의 반복일 가능성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계속되고 있는 전쟁, 세계에 영향을 줄 미국 대통령 선거, 북한의 위협과 중국의 무역 압박 등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한반도 주변의 정세 변화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나라의 차원을 넘어 개인적 차원에서는 우리는 어떠한 변화의 흐름을 읽어야 하는가? 어려운 질문이나 답을 구할 수 없는 물음은 아니다. 과거 수천년간의 세계사 흐름에서 위기에 처했던, 대외에 의존했었던 나라들의 존망이 어떻게 변화했느냐를 살펴 볼 수 있다면 말이다.



책의 제목인 '바칼로레아' 는 원래 프랑스 공화국 교육과정의 시험을 말한다. 1808년 나폴레옹 시대에 만들어 진 것으로 이를 통과해야 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시험이었다. 최근에는 난이도가 내려갔다 하지만 과거에는 합격률이 10%에 해당할 정도의 난이도였으며, 객관식이 존재하지 않는 필기 혹은 논술로 진행되는 시험이었다. '바칼로레아' 의 이름을 책에 가져온 것처럼 과거 세계사 길목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가치들을 뒤돌아보고, 비판적인 시선으로 생각할 수 있는 질문들을 책에서 줄곧 던져준다.

봉건제의 몰락을 들어 이 과정에서 '고대 유럽이 중세 유럽인의 생활에 끼친 영향은 무엇일까?' 라는 물음에서부터, 20세기 이스레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냉전체제 및 하나의 중국 운동과 관련하여 '평화는 지속할 수 있는가?' 라는 깊이 있는 것 까지 다양한 질문들이 등장한다. 개인적으로는 3장의 '리더가 비군사적 방법으로도 힘을 가질 수 있는가?' 에 대한 우리 역사의 세종대왕과 과거 조선 과거시험이 인상 깊었다. 리더는 힘으로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보는 눈, 들을 수 있는 귀, 따뜻한 사랑' 이 필요한 것이라는 것.



또한 르완다 대학살 사건을 다룬 챕터도 기억에 남는다. 르완다에서 일어난 7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국가내에서 벌어진 살육. 벨기에의 분열정책으로 인하여 발생한 사건이었지만 우리에게도 벌어졌던 같은 민족간에 벌어진 처절했던 남북 6.25 전쟁이 생각났다. 그러한 위기를 겪고 나서 르완다는 새롭게 민주정치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여성 정치인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60%) 나라가 되었고, 우리 역시도 경제력 세계 10위 안에 드는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던 점에서 더욱 동질감이 느껴졌다. 이외에도 현재까지 연결되는 많은 역사적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세계 여러 국가, 다양한 시대를 가로지르며 던지는 정답없는 심오한 질문들을 떠올리며 책장을 넘기다보면 왜 우리가 과거를 소중히 짚어봐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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