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미꽃체를 흉내내며 (아직 완전히 따라적지 못하기에 이렇게 표현하자면) 남들이 쓰는 글에 더욱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다. 몇 초, 몇 분 혹은 조금 손이 더 가기는 하지만 그 효용성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더 정성껏 글을 대하게 되고 내 생각을 잘 담기위해 한번 더 고민해보는 자세도 생겼다. 마치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을 안개고 나왔을 때 처럼 뭔가 뒤숭숭했던 나의 글쓰기가, 이제는 예쁜 옷을 입은 생각의 글쓰기로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컴퓨터 워드로 된 글자가 판치는 세상에 이제 손글씨에서 개성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손글씨의 기술인 캘리그라피 Calligrpahy 가 떠버린 세상이 되어 버렸다. 바른 글자체를 쓰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과거에서 이제는 더욱 멋지게 쓰면서 글자는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하게 된 것이다. 멋드러진 문구를, 여러가지 화려한 글씨체로 남기는 작품까지는 아니더라도 반듯 반듯한 글씨에 자신의 말을 꾹꾹 눌러 담아 쓴 글을 보면 별 내용이 없더라도 정성과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나의 행동이 반복되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쌓이면 인생이 변한다' 라는 말이 있다. 옛사람들은 붓으로 수없이 글자를 반복해서 적고 필체를 가다듬으며 마음 수련을 했다. 이 책 한권에 담긴 어떻게 보면 작은 글자연습 선긋기, 자모음 쓰기, 단어, 문장쓰기이지만 미꽃체 연습으로 예쁜 글자체 그리고 바르고 정돈된 마음과 태도를 갖을 수 있다면 어쩌면 인생을 대하는 나의 자세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미꽃체 덕분에 노트 필기, 손글씨를 쓰며 하는 공부가 더 좋아진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