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미꽃체 손글씨 - 한글 사랑, 반듯한 손글씨
최현미.김수현 지음 / 시원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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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을 볼 때 그 사람의 생김새, 말씨, 그 사람이 쓰는 글, 판단력을 보라는 말이 있다 (신언서판 身言書判). 생김새와 말씨는 그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알 수 있지만, 누구인지 알 수 없더라도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있는 방법이 있다. 그가 남긴 글을 보는 것이다. 글에 담긴 내용이 글쓴이의 생각과 이념이 담겨있다면, 글자체는 이를 전달하는 글쓴이의 성격과 마음가짐이 묻어 나오게 된다.

요즘은 너무나 편해진 세상이라 직접 글을 쓰는 건 학교를 졸업하고 (수업시간의 노트 필기?) 나면 현저하게 줄어든다. 기껏해야 간단한 메모 또는 회의에서의 간단한 필기 정도라고나 할까? 한글의 문자적 편의성에다가 널리 퍼진 워드프로그램이 이제는 모두에게 주어진 너무나 편리하고 공평한(?) 펜이 된 세상이다. 그래서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펜으로 쓰는 건 이제 과거의 낭만이나 필사를 좋아하는 개인적 취미 (다이어리?) 에 그치는 정도다. 때문에 날이 갈수록 사람들은 현저하게 줄어든 필기량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필체를 가다듬거나 돌아볼 기회를 잃어 가고있다.



책의 포인트

미꽃체. 글자체 이름마저 예쁘다. 미꽃체는 쉬운 방법으로 인쇄물처럼 예쁘게 쓴 글자체를 추구한다. 이 책을 보기 전에 'NEW 미꽃체 손글씨 연습' 을 먼저 접했다. 우연히 인터넷으로 본 너무나 예쁘게 정성을 담아 쓴 글자를 보며 '나도 배우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며, 내가 쓰고 있는 다이어리를 바라보았다. 글자가 못났다는 이야기는 살아오며 들어본 적은 없지만, 바르고 또박 또박 정성을 들여 나의 말과 생각을 남긴다는 것이 너무나 멋져보여 바로 주문을 해서 글자체를 연습했다. 현대 완벽한 미꽃체는 아니지만 확실히 배우기 전과 후는 많은 차이가 있다.



나도 미꽃체를 흉내내며 (아직 완전히 따라적지 못하기에 이렇게 표현하자면) 남들이 쓰는 글에 더욱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다. 몇 초, 몇 분 혹은 조금 손이 더 가기는 하지만 그 효용성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더 정성껏 글을 대하게 되고 내 생각을 잘 담기위해 한번 더 고민해보는 자세도 생겼다. 마치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을 안개고 나왔을 때 처럼 뭔가 뒤숭숭했던 나의 글쓰기가, 이제는 예쁜 옷을 입은 생각의 글쓰기로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컴퓨터 워드로 된 글자가 판치는 세상에 이제 손글씨에서 개성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손글씨의 기술인 캘리그라피 Calligrpahy 가 떠버린 세상이 되어 버렸다. 바른 글자체를 쓰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과거에서 이제는 더욱 멋지게 쓰면서 글자는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하게 된 것이다. 멋드러진 문구를, 여러가지 화려한 글씨체로 남기는 작품까지는 아니더라도 반듯 반듯한 글씨에 자신의 말을 꾹꾹 눌러 담아 쓴 글을 보면 별 내용이 없더라도 정성과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나의 행동이 반복되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쌓이면 인생이 변한다' 라는 말이 있다. 옛사람들은 붓으로 수없이 글자를 반복해서 적고 필체를 가다듬으며 마음 수련을 했다. 이 책 한권에 담긴 어떻게 보면 작은 글자연습 선긋기, 자모음 쓰기, 단어, 문장쓰기이지만 미꽃체 연습으로 예쁜 글자체 그리고 바르고 정돈된 마음과 태도를 갖을 수 있다면 어쩌면 인생을 대하는 나의 자세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미꽃체 덕분에 노트 필기, 손글씨를 쓰며 하는 공부가 더 좋아진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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