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김인정 지음 / 웨일북 / 2023년 10월
평점 :
품절





의 고통을 구경하는 사회라니. 제목만 들어도 섬찟하다. 하지만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세계의 각국, 각지에 대한 공간에 대한 개념, 그리고 시간적으로도 사건이 발생하면 바로 언론을 타고 퍼져나가는 동시간대로 연결되는 네트워크가 이뤄지며 고통을 구경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자극적인 뉴스가 화제가 되는 특성상 매일마다 우리는 새로운 남들의 고통을 골라서 들여다보고 이야기하며, 그 안에서 나의 행복, 그리고 무사함을 확인하는 일을 무한정 반복하고 있다. 저자는 단순한 고통의 시대라는 것을 알려주기를 넘어서 개인의 고통을 바라보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양심적 고백 그리고 사회적 책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책을 읽고 느낀 점

2022년에 이슈가 된 SPC 제빵 노동자 끼임 사고, 150명 이상의 사람들이 압사 사고를 당한 이태원 참사, 전국을 뒤덮은 홍수와 기후재난 사고. 많은 뉴스들 특히나 자극적이거나 상식을 넘어서는 규모의 비극적인 사건 앞에 우리들을 몰려들었었다. 나 역시도 이들 군중에 속해있는 한 사람이었다. 이 책의 추천인들의 글 중 '매일 갓 건져 올린 신선한 고통의 진열대 앞에서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진정제 삼아 살아간다' 라는 말이 신선한 쇼킹으로 다가왔다.

사람은 자신의 미치는 긍정적인 결과 (손익) 보다 부정적인 결과 (손실) 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3배 정도 차이) 는 행동심리학의 이론이 생각난다. 우리도 언젠가부터 모르는 사이에 남의 고통의 자극에 익숙해지고 이 속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인생의 무언가를 잊은 게 아닐까?

책을 읽고 인상깊었던 부분

'흔한 고통은 문제가 아닌 문화가 된다. 흔한 사고일수록 어디서나 보이는 사고일수록 우리는 그 고통을 보는 일에 능숙해지고, 거의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가 '계속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되지 않는다.'

'고통을 겪어 마땅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나와의 관련성을 매개해야만 공감과 연민에 가까스로 접속하고 한다.'



개인 프로필과 스토리가 중심인 소셜미디어가 이제는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었다. 이를 토대로 뉴스들은 급격히 전파되면서 소비된다. 이 과정에서 뉴스가 가진 자극은 극대화되며, 나에게는 또다시 알고리즘의 순환을 통해 에코 체임버 echo chamber 효과로 기존의 신념을 증폭, 강화가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우리 각자의 개개인은 뉴스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활동하게 된다. 이렇게 극단의 시대로 가는 과정을 바라보며 저자는 공감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오늘날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나와 닮지 않은 것들, 나와 전혀 닮지 않은 것들을 향한 닮음을 넘어 다름과 접속하는 공감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강조한다.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비극들과 이를 바라보며 안타까움과 그리고 연민을 느낀다. 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 각자가 보는 시선은 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다. 사회적 공동체로서의 책임과 동시에 또 다른 고통을 막기 위한 사회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공감한다. 하지만 저자에게 사회적 약자가 늘 정의롭지는 않다는 것 또한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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