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밑의 세계사 - 페르시아전쟁부터 프랑스혁명까지, 역사를 움직인 위대한 지리의 순간들
이동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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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4대 문명에서부터 최근까지도 계속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러우 전쟁) 에 이르기까지 지리는 생존을 두고 번성, 문명의 개화 그리고 파괴, 전쟁 또한 계속해 왔다. 다른 말로 하자면 긴 역사를 거친 장엄한 시간에 따라 인류 서사는 공간이라는 지리적 환경 위에서 지속되어 온 것이다. 문화의 충돌과 교류의 경험, 개별 사건을 뛰어 넘는 폭넓은 차원에서의 지리적 역할을 통해 지리라는 물리적 현실이 인류의 삶을 결정해온 것이다. 이 책은 3개의 장으로 크게 나누어 1부 탄생, 충돌, 분열하는 공간 : 동서 문명의 기틀을 다진 전쟁들 과 2부 교차하는 길 : 이슬람 문명과 실크로드 마지막 3부 민족의 이름으로 그어지는 선 : 근대 민족국가의 탄생 결정적인 세계사적 순간을 지리적 관점에서 해석해서 우리에게 그 순간을 보여준다.



책을 읽고 느낀 점

역시나 가장 관심이 가는 장은 3부 근대 민족국가의 탄생에서 한중일 지정학적 탄생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다중스케일적인 해석으로 역사를 바라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신항로를 개척하기 시작한 15세기 말부터의 스페인 왕국, 포르투갈 왕국의 활약은 16세기 말에 전 세계 규모의 지정학적 질서에 영향을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국제무역이 활발해지게 되고 국제무역의 통화로 은이 널리 사용되며 파급이 된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은이 대량으로 채굴되며 일본 역시 국제무역 체제에 편입하게 되면서 스페인과 포르투갈 왕국의 상인들은 일본과의 교역에 힘을 많이 썼던 것이다. 결국 유럽에서 불어오는 신항로의 개척은 동아시아를 경제적 공동체로 묶고 무역이 활발해지며 임진왜란이 발생하는 불씨가 된 것이다.

이후 동아시아의 무역 중심이었던 중국(당시 명나라) 은 신흥 강대국으로 나아가는 일본과 분쟁은 자연 스러운 수순이었을 것이다. 중국은 일본의 은이 필요했고, 일본은 중국의 문물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중국은 패권을 가지고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해금 정책을 펴며 왜구의 침공과 동시에 밀수를 차단하고자 하며 일본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이러한 중국, 일본 스케일의 관점에 불안정했던 당시 조선의 정세가 임진왜란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된 것이다. 이렇듯 세계의 역사는 동시 다발적으로 다른 공간에서 발생했던 여러 사건들과 요인들이 유기적으로 얽히며 시대적 변환점이 될 사건을 발생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상깊었던 부분

- 지리를 이해하는 주요한 관점

1) 지형학 : 삶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지형에 초점을 맞춘다

2) 기후학 : 장기간에 걸쳐 발생한 기후의 변화, 기후가 어떻게 분포했는가를 살핀다

3) 지정학 : 지리가 정치와 외교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춘다

4) 군사지리학 : 지정학보다 더욱 군사적 행위에 주목한다

5) 문화역사지리학 : 지리가 문화의 역사의 전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학창시절 때를 되돌아보면 역사는 수업 시간에는 따분한데, 책을 읽으면 재미있는 과목이었다. 어쩌면 학교에서 외우라고 시키는 중요한 사건과 배경에 대한 암기가 싫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시험기간이 되면 정리된 노트를 가지고 열심히 외웠던 기억들이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다. 그런데 학교를 떠나 사회에서 살아가다보면 피부에 가장 밀접하게 와닿는 것 (과목) 은 역사 (국사, 세계사) 였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살아가고 늘 인류의 역사적인 사건들는 우리 삶에서 계속 일어나기 때문이었으리라.

연대사 순으로 쭉 외워가며 공부했던 국사, 세계사 (학생 시절 세계사과목도 있었음) 를 지리적인 관점을 투영해서 역사를 바라보는 다중 스케일 해석으로 가져와보자. 세계사를 이해하는 배경이 이해되고 풀리지 않던 당시의 시대를 조금 더 쉽게 알게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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