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5. 유관장, 중원에 이름을 떨치다
Chapter 06. 천하는 조조만이 배신할 수 있다
삼국지 최고의 영웅은 조조다. 그런데 그 영웅인 조조는 악인의 대명사가 되었다. 삼국지를 읽지 않은 사람도 '조조 = 악인' 이라는 등식을 가지고 있다. '조조 같은 녀석' 이라는 말에는 세상에서 가장 간악하고 교활한 인간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어찌하여 영웅 조조가 이토록 '악의 화신' 이 되었는가.
역사적인 연원을 살펴보면 삼국 시대 이후 요, 금, 언 등 북방 유목민에게 중원 땅을 빼앗기고 남쪽으로 밀려나면서부터이다. 이민족의 침입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의리와 명분을 중리하는 '성리학' 이 생겨났는데, 이때 유비가 정통으로 인정을 받는다. 이는 당시 핍박 속에서도 '한족 국가의 재건' 이라는 대의명분을 북돋우기에 유비가 가장 적격이었기 때문이다.
조조 역시 인간이기에 과오가 없을 수 없다. 하지만 이는 난세에 천하를 도모한 영웅들에게서 볼 수 있는 것이었다. 또한 유비보다 뛰어난 지략과 정책으로 국가를 운영했다. 둔전제의 실시, 인재의 등용, 실용적 정치관 등은 분명 조조의 뛰어난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 년이 넘게 악인이 된 것은 무슨 연유인가. 그것은 중국인의 내면에 '촉한 정통' 으로서의 유비가 분신처럼 살아있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에서 삼국지 역사를 찾아가는 이 여행의 1권은 황건적이 등장한 위태로운 천하에서 부터 원소에게 승리하며 중원을 차지한 조조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삼국지 연의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내는 허우범 교수의 역사 속 뒷이야기와 함께, 당시의 역사속 현장이 지금 어떻게 남아있는가를 소개한다. 재미있는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역사속 인물들에 대한 평가 역시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 황실을 이어받은 유비에 대한 정통성이 강조될 때에는 천대를 받던 조조가 다시 시간의 흐름에 다라 재해석 되며 그를 모신 사당 역시 새롭게 건립되고 규모도 확대되었다. 충의 忠義 의 화신인 관우는 이제 문과 무를 겸한 인간을 넘어선 신으로서 추앙을 받고 있다. 이전에 소설 삼국지를 접했던 사람들도 새로운 관점에서 삼국지를 다시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상상만 해왔던 삼국지 속 역사적 장소에 대한 생생한 현장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