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3. 추억의 프랑스, 이베리아 반도
- 푸른 아줄레주의 도시 포르투
포르투갈이라는 국가명은 '포르투 (항구 port)' 에서 비롯되었다. 이곳을 통해 대항해시대가 열렸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마스코다가마가 아프리카 연안 항로를 개척하면서 포르투갈은 대서양을 누비고 아프리카를 넘어 인도와 아메리카까지 바다의 제국을 이뤘다. 지금은 인구 천만에 불과하고 경제력도 유럽에서 하위권이지만 한때 엄청난 위상을 떨쳤던 나라다. 물가가 저렴하고 (프랑스 절반도 안 된다) 유럽인으로 안 보일 정도로 사람들이 순박해 보인다. 특히 포르투는 세계평화지수 상위권에 들 정도로 안전하면서도 살기 좋은 도시다.
- 바르셀로나는 1882년부터 공사 중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의 첫 건축물인 까사 비센스 Casa Vicens 를 제일 먼저 찾아보았다. 이곳은 1878년, 가우디가 26세 때 처음으로 참여한 건축 프로젝트로, 중산층이 많이 거주하던 지역에 지어진 저택이다. 타일 제조업자였던 주인의 의뢰를 받아 지은 집답게 초록색, 흰색, 노란색 등 형형색색의 타일을 활용한 기하학적이고 감각적인 외관이 특징이다. 가우디는 19세기 말 카탈루냐 고전주의 건축에서 벗어나 나무, 하늘, 식물, 곤충 등 자연을 건축에 접목했다. 그 결과 그의 건축물에는 곡선이 많이 사용되었다.
- 아직도 공사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사그라다' 는 '성스러운' 이라는 뜻이고 '파밀리아' 는 '가족' 을 뜻하므로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우리말로 '성가족성당' 이다. 성 요셉, 마리아, 예수, 그리고 마리아의 부모, 사촌 엘리자베스와 성 세례자 요한 등 성가족들이 조각되어 있다. 가우디는 이곳을 만들며 건축과 장식의 조형미와 아름다움, 기능과 형태, 외부와 내부 사이의 완벽한 조화를 추구했다. 바르셀로나에 소재한 가우디의 여섯 개의 다른 건물과 함께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되었다.
1882년에 공사가 시작되었는데 지금도 공사 중이다. 스페인 내전으로 한때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예수의 12사도를 상징으로 첨탑을 추가로 건설하는 등 프로젠트의 가장 큰 과제 중 일부가 남아 있다. 가우디 사망 100주년인 2026년에 완공할 계획이란다. 완공 후 다시 와봐도 좋을 듯 싶다.
혼자 떠나는 여행? 그것도 계획없이 떠나는 여행. 사전에 조사를 하고 동선을 파악하고, 미리 다녀온 사람들의 블로그나 정보를 종합해서 여행의 난이도와 과정들을 예상해서 움직이는 나와는 많이 다른 여행 방식이다. 모든 일에 임할때 방향성 없는 열정은 위험하다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지만, 여행의 산물은 경험이다보니 나의 지론과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다. 요즘은 어떨런지 모르겠지만 과거 한 때 해외 어학 연수가 인기를 끌기 시작할 무렵, 아르바이트로 꼬깃 꼬깃 번 돈을 모아 유럽 일주를 다니고 미주 배낭여행을 떠나는 것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외국으로 떠나는 것 자체가 낭만이라 여겨지던 그 대학생 시절이 떠올랐다.
우리는 살면서 어디론가 한번 쯤 훌쩍 떠나는 여행의 자유를 그려보지만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용기를 내는 건 쉽지 않다. 아마 일상 속 우리의 현실에 둘러 쌓여 스스로를 제한하고 있는지도 혹은 자유의 다른 이름인 혼자라는 외로움이 더 싫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20대 시절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내기도 하고 프랑스에서 석박사 과정도 수료하면서 해외에서의 삶에 대한 경험이 비교적 풍부한 분이었기에 그러한 면에서 조금은 자유로움이 몸에 배여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행지에서의 많은 사진과 감성, 그리고 보고 느낀 것들을 많이 전달해주고자 노력한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쉽지 않을 때 우리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여행기를 담은 수필집이라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