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ssion 2. 이렇게 머리를 씁니다
Chapter 17. 상품보다 먼저 사람을 보라
그렇다. 사람이 카피를 쓰고 사람이 카피를 읽는다. 이 절대 원칙이 바뀌지 않는다. 사람은 가장 힘 있는, 가장 재미있는, 가장 울림이 큰 주제와 소재일 것이다. 광고제에서도 휴머니티 humanity 가 상을 휩쓴다.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크리에이티브 테마이다.
상품을 보지 말고, 그 상품을 사용할 사람을 보자. 상품을 보여주지 말고 그 상품을 보자. 상품을 보여주지 말고 그 상품을 사용할 사람을 보여 주자. 죽은 상품에서 끄집어낸 죽은 이야기를 하지 말고 살아 있는 사람에서 끄집어낸 살아 있는 이야기를 하자. 재미, 흥미, 의미 모두 사람에서 나온다.
Chapter 19. 브랜드 네임에서 아이디어를 찾아라
브랜드 네임을 활용하라. 슬로건 또는 헤드라인에 넣어 쓸 수만 있다면 두말 말고 적극 갖다 써라. 다만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카피라면 걷어차 버려라. 그것이 생각의 문일 수 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 붙이고 자르고 비틀고 뒤빚고 하다 보면 기대 이상의 조합을 찾아 낼 수 있다. 제품과의 연결고리, 가장 탄탄한 고리가 바로 브랜드이다.
Chapter 21. 슬로건을 앞세우고 전장에 나가라
카피가 먼저 세워지면 광고 가야 할 방향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비주얼이 먼저 정해지면 그것에 어울리는 카피 찾아다니다가 자칫 너무 멀리 가 버릴 수도 있다. 비주얼이라는 제약 때문에 울림도 힘도 없는 카피가 들어설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가능하면 카피 먼저라고 말한다.
카피 중에서도 어떤 카피 먼저냐고 묻는다면 슬로건 먼저라고 대답한다. 힘 있는 슬로건이 중심을 딱 잡고 있어야 모든 게 흔들리지 않는다.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 머릿속에 같은 슬로건이 각인되어 있다면 엉뚱하게 남의 다리 긁는 크리에이티브는 나오지 않는다.
어떤 챕터를 골라서 글을 남길까. 소박한 블로그이지만 나도 책 한장 한장을 눈여겨 보게 되었다. 글을 짧게 전달력 있게 쓰고, 읽는 사람을 불편하게 해라. 그래야 시선이 모인다는 그의 가르침이 가장 깊게 들어왔다. 그래 글이란건 쓰는 사람이 아닌 철저하게 읽는 사람이 되어 가슴을 파고 들어야 하는 것이다. 카피 라이터들도 뻔하지 않으면서도 다시 뒤돌아서 읽고 싶은 중독성 있는 글귀를 창조해야 하니 여간 어려운 직업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카피라이터 정철의 이야기는 카피라이터가 되기 위한 기본이자 에센셜을 추렸다는 생각이 든다. 비단 카피 뿐 아니라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이렇게 쓰는게 좋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책에 담긴 카피들의 절반 이상은 그의 정치적 스탠드가 철철 묻어난다. '나는 누구를 지지하오!, 나는 이러한 사람이오!' 라는 정치색 깃든 펜물이 뚝뚝 떨어지다 못해 흘러내리는 것 같다. 완전한 정치 카피라이터로 돌아선 느낌이라 아쉽기도 하다. 다만 그것만 감당할 수 있다면, 그의 정치색을 띤 물만 손으로 훔쳐 떨쳐낸다면 이 책은 카피 라이터를 꿈꾸는 사람에게 좋은 교재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