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미래, 부의 흐름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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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세계 경제와 정세를 종잡을 수 없는 지금이다. 미국에서는 풀어놓은 유동성에 대한 경고 (디플레이션의 가능성) 와 동시에 미연준에서는 아직까지 2%대의 인플레이션에 맞춰놓기 위해 지속적인 금리의 인상을 경고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나라들은 기축 통화인 달러의 변화에 눈을 돌리지만, 사실상 재정적 체력의 고갈로 금리 상승에 맞춰 따라갈 수 없는 일부 국가들은 경제 위기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이러한 혼돈의 시기에 우리는 어디를 바라봐야 하고 앞으로 전개될 세계 정세는 어떠한 방향이 될까?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최소한 지금에 이르기까지 과거의 방향이 어떠했는가에 대해서는 살펴볼 필요성이 있지 않나. 여기에 답을 해줄 길잡이가 될 좋은 책이 있다.

Prologue

투자적 관점에서 돈의 흐름은 2가지 방향으로 바라볼 수 있다. 하나는 본질론으로서 '돈은 어디서 어디로 흐르는가' 이다. 다른 하나는 '각 개인의 인생에서 돈이란 현재와 미래의 시간, 즉 평생소득과 평생소비의 추세변화 속에서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이다.

전자는 일반론적이다. 돈은 수급의 방향에 따라 돌고 돈다. 어떠한 개인의 간섭이나 선호도 돈의 방향과 크기를 변화시킬 수 없다. 진실된 돈의 순환이다. 그냥 시장에서 일어나는 재화와 용역의 수급에 따라 돈이 가치 척도의 수단으로 이동하는 '돈 본연의 모습'일 뿐이다.

이렇게만 돈이 흐른다면 경제활동에 별 큰 문제가 없을까. 역시 2가지 문제점이 발생한다. 먼저, 인간의 본능에 따라 이 순환을 순수하게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생산과 공급을 줄이거나 늘리거나, 혹은 수요가 몰리거나 수그러들거나 하는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다음으로는, 정부의 정책도 한몫 거들 수 있다. 시장이 발전하면서 봉건주의를 붕괴시킨 자본의 크기가 더욱더 커지게 된다. 원래 가지고 있는 진실된 돈의 특성과 흐름은 이 2가지 요인에 의해 쉽게 방향이 틀어진다. '부자가 더 큰 부자가 되고' '정부의 정책이 친기업 정책' 으로 집중되면서, 일반적인 돈의 흐름은 정상궤도를 이탈해버린다.

이 책을 쓰면서 내가 가진 목적은 '머지 않은 미래에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는 어떻게 돈을 운용할 것인가' 를 나름 정리하고자 했다. 그 흐름을 타고 가다보면 은퇴 후 적어도 25년을 더 지탱해야 하는 개인이 정부를 믿고 의지하기보다 각자도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만일 각 개인이 스스로르 책임질 수밖에 없다는 엄혹한 현실을 가정한다면, 어떻게 시장을 읽고 어떻게 시장에 역행하지 않고 순행할 것인지에 대해 철저한 개인적 관점을 이 책에서 정리했다.



Chapter 01. 다가올 미래, 우리는 어던 길을 가고 있는가

- 우리 시대 변화의 본질은 무엇인가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도 무언가 변화의 시기에 서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은 그 변화가 과연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변화를 잘못 해석하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 무엇을 한순간에 다 잃어버리거나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변화의 방향을 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국가와 기업, 개인은 늘 불확실성의 문제에 직면한다. 바로 이것이 '위기 관리 contingency plan' 가 학문적으로 중요한 이론으로서 의미를 갖는 이유다.

- 부의 분배는 자본의 크기에 따라 움직인다

패권의 이동에는 항상 '돈' 즉 '자본' 의 이동과 군사력, 교육, 정치제도의 변화가 동시에 일어났다. 이렇듯 자본, 교육 및 기술 발전을 토대로 한 군사 및 외교적 전략이 국가 이해관계, 즉 '패권'의 3가지 충분조건인 셈이다. 전자는 기업들이 채우고, 후자는 국가가 나선다. 국민은 이들 2개 거대 조직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구성원이다. 하지만 부의 분배는 자본의 크기에 따라 움직인다. 따라서 시대 질서의 변화에는 늘 '양극화' 문제, 즉 '부의 불평등 분배 문제'가 동반된다.

- 변화의 핵심은 힘을 갖기 위한 투쟁이다

큰 그림에서 보면 어느 국가나 자국의 지위에 도전하는 국가와 '전쟁'을 한다. 기업 간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개인 간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민간 (기업 및 가계)에서는 이를 '경쟁' 이라 부른다. 처음에는 사회 문화적 갈등에서부터 시작해 경제 정치 외교 안보적인 측면으로 조금씩 판이 움직인다. 그러다 합리적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전쟁' 으로 결판을 냈다. 적어도 인류 역사에서 이러한 양상은 반복적으로 거듭되어 왔다.

-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미국은 21세기 새로운 글로벌 리더십을 펼쳐야 한다. 20세기 냉전 체제 질서를 더 이상 유지하고자해서는 중국의 추격을 쉽게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중국은 미국의 허점과 빈틈을 철저하게 파로들고 있다. ...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사회 시스템이 새롭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순발력과 지구력 중 지금은 순발력이 필요하다. 순발력 있게 산업구조의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 자본력은, 순발력이고 중후장대 중화학 공업과 제조업은 지구력이라면 지나친 비유일까.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과 같은 자산시장에서 순발력이 커지면 버블이 만들어질 확률도 올라가지만 자산소득의 상승이 국가 총생산에 기여하는 비율도 일정해진다.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스마트웨어 경제로 가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교육과 노동조건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계획해야 한다. 이는 양극화와 부의 분배에 가장 밀접한 변수들이기 때문이다.

드론, 전기 자동차, 6G, AI 등의 디지털 기술은 물론 새로운 바이오 산업의 발전은 20세기 경험을 능가한다. 궁극적으로 소득, 즉 돈이 걸린 문제다. 문화와 문명을 정립하는 국가는 패권을 가진다. 패권국의 기업과 개인은 '부'를 누리는 명분을 얻는다.

Chapter 02. 지금 겪고 있는 위기의 발단과 원인은 무엇인가

- 현재 위기의 4가지 변수 :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고유가

고물가와 고유가는 서로 상관성이 높다. 고금리와 고환율도 마찬가지다. 그 원인은 무엇인가. 3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돈이 크게 풀렸다. 둘째, 공급사슬과 가치사슬이 경제가 좋았던 시절의 60-79% 수준이다. 물류와 사람의 이동이 제한되었다.아직 노동시장에서 임금인상 요구가 적극적이지 않지만 곧 나타날 상황이다. 셋째,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한몫을 한다. 미국이 러시아를 제재하고 러시아가 독일 등 유럽 국가에 천연가스와 석유의 공급을 차단한다고 위협하고 있지만, 이들 가격은 여전히 높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 3가지 요인이 각각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서로 밀접하게 주고받는 또 다른 연립방정식 형태로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것이다. 하나의 변수 변화만 보지 말고 이 3가지 변수에 정치적 변수까지 포함시켜야 한다.

- 요인1 : 돈이 너무 풀리며 미국을 필두로 '돈줄'난 세계경제

2008년 서프브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11.6조 달러가 풀렸다. 이렇게 고삐가 풀린 돈은 결코 정처 없이 아무 곳이나 돌아다니지 않는다. 개인과 기업은 정확하게 목적의식(이해관계)를 갖는다. 기업은 돈 빌리는 값이 저렴하니 얼마든지 돈을 빌려서 투자에 집중한다. 즉 벤처와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급증한다. 자금의 유동성은 더욱 커진다. 주식에서 나온 수익은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든지, 또 다른 자산시장을 찾는다. 채권시장은 경기가 둔화될 때 투자가 늘어나는 시장이라 주식과 채권시장은 반대로 나타난다.

여기서 문제는 2가지이다. 먼저, 자산시장 버블이 일어난다. 돈의 가치가 없으니 저축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택하느니 주식투자와 부동산 투자가 늘어난다. 수요가 공급을 앞서면 가격이 오르듯,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 이들 가격은 로켓처럼 최고점까지 치솟은 다음엔 곧바로 수직 낙하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자산버블이 터지면 누가 이득이고 누가 손해일까. 결국 부자가 이득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재빨리 움직일 수 있는 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두 번째 문제가 발생한다. 상장된 미국 주식의 81%를 10%의 미국 국민이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소득 양극화는 또 다른 형태의 양극화를 강화시킨다. 사회 계층 갈등과 세대 갈등이 심화된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소득 배분율로 하위 30%는 상대적 소득 감소를 절감하게 된다. 소비자물가가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다.

- 요인 2 : 사람과 물류의 이동에 제약이 생겼다

사람과 물류의 이동은 이제 질병의 전파 속도를 거의 빛의 속도에 가깝게 만들고 있다. 이는 공항 허브나 항구 도시가 질병의 근원지나 파급시키는 원점이 될 때 거의 동시에 세계는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만일 사람과 물류의 이동이 팬데믹이나 유행병으로 제약되면 자본의 흐름도 중단된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붕괴위험이 곧바로 실물경제로 확산되었듯이, 실물경제 흐름의 경화현상은 곧바로 자본시장의 투기시장화 혹은 동시경화를 불러올 것이다. 즉 사람과 물류의 이동이 정체되면 자본의 흐름까지 막힌다. 기축 통화국이 긴축통화 정책을 펼치게 되면 금리가 오르고, 신흥국과 개도국의 환율은 걷잡을 수없이 치솟을 수 있다.

- 요인 3 : 위기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가격은 소비자물가의 50%를 차지한다.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상승은 인플레이션 상승의 주요인이다. 더구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기존 식량 공급망 문제를 악화시키면서 곡물가도 오른다. 그 결과 겨울에 난방비 걱정에대전 세계가 식량부족 공포에 직면하게 되었다.



- 독일의 원전 의존도 감소와 재생에너지 의존도 확대 정책

'유럽의 중앙경제' 라 할 수 있는 독일의 국내 상황 변화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미국-러시아 간 갈등 해결에 핵심일 수도 있다. 1990년 독일이 통일되는 데 있어 미국의 지지가 힘이 되었듯이 이번에는 독일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미국-러시아 간 갈등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 독일경제가 대불황 또는 고인플레이션에 진입하면, 유럽경제는 동시 다발적인 침체 국면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정학적으로 독일에는 적이 될 수 있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자원의 의존은 결국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및 미국 등 서방 전체에 대한 잠재적 리스크 요인임에 틀림이 없다. 석유 및 가스 등 에너지원 수입의 다양화 전략과 정책의 부재는 결국 오늘날과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초래했다. ... 하지만 불행히도 단기 에너지 공급 수요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 결과 독일은 일시적으로나마 단기 에너지 전략을 변경하기 시작했다. '독일' 의 예를 들어 설명했지만, 사실은 모든 국가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국가의 에너지 정책은 산업구조의 변화와 자본시장의 유동성 흐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Chapter 03. 앞으로 경기침체와 경제위기는 어떻게 진행될까

21세기 경기침체와 경제위기의 단초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로 인한 '결과'다. '양극화' 문제와 '저출산' 문제, '고령화'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병리현상은 지속적이고 악성적인 경기침체와 경제위기를 순환적으로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인류 문명의 역사는 경제침체와 위기의 돌파구를 지나오면서 진화했기 때문이다. 가까운 미래에 가장 큰 승자는 나눔에 있다. 나눔이라는 믿음을 가지면 그 국가의 사회, 혹은 공동체는 경기침체와 위기에 가장 강력한 면역체계를 갖게 된다.

Chapter 04. 세계 주요 투자기관과 전문가들이 보는 향후 경기 전망

때로는 좋은 이별이 있듯이, 좋은 경기 침체도 있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공허한 경기호황을 조심해야 한다. 겉이 공허한 호황이 한도를 초과하면 그다음으로 일어나는 것은 재난이다. 경기가 좋을 때 사람들은 경기후퇴를 말하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오만과 사치, 자만을 버리고 정직함과 투명함으로 가만히 호황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호황 속에 숨어 있는 경기후퇴의 불씨를 환하게 볼 수도 있다. 만사가 뜻때로 이루어지는 듯 보이지만 사실 그 비용이 엄청날 수도 있다.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미 연준이 풀어낸 유동성이 자그마치 11.2조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이 많은 돈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내버려두자니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덩달아 팬데믹까지 발생하면서 경기 후퇴 징후가 농후하니 정치인들이 조폐창의 인쇄기 버튼을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다.

국가경제와 세계경제의 가장 바람직한 방향을 놓고 심사숙고하기보다, 당장 눈앞의 정치적 이해관계에만 집중하기 십상이다. 그러니 경제위기가 닥치면 미국만 쳐다본다. 사실 더 큰 위기는 중국발 위기다. 글로벌 투자기관과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돈이 걸린, 아니면 자신들의 연봉이 걸린 미래 투자수익에 대한 전망을 제각각 내놓는다. 실수를 해도 큰 잘못으로 이어지지 않는 지혜를 찾기보다, 실수를 하면 남 탓으로 돌리고 그 잘못은 국민 모두의 것이 되어버린다. 만사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다. 경기호황이 있으면 후퇴가 있고, 후퇴가 있으면 또 다른 전진이 기다리고 있다. 이것은 상식이다.



급격하게 증가된 자산들이 작년부터 급격하게 시작된 금리 상승으로 크게 위축되어 이제는 점차 돈이 귀해지는 시대로 (돈 값이 올라가는) 접어들고 있다. 개인의 묘수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과거에 비해 큰 변동성의 시대가 온 것이다. 다만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급격한 위기 이전에, 이러한 변화의 씨앗은 과거 돈의 흐름의 물결의 변화로부터 뿌려지게 된 것이다.

현실을 비난만 하고 대처하지 못한 자신만은 한탄하고 있을 시기가 아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경제의 흐름을 알고, 읽고 어떻게 해야 시장에 역행하지 않을지 묘안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 경제 위기의 문제들을 제대로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에 소개한 이 책의 내용은 사실 본론으로 들어가는 서론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만큼 이 책의 내용을 다 다루지 못할 만큼 거시적이고 굵은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있다. 올해 읽은 경제서적 중 현 시대의 자본시장에 대해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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