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 노벨 경제학자들에게 배우는 최소한의 생존 경제학
조원경 지음 / 페이지2(page2)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제라는 학문이 우리 삶 속에서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고 깊이 자리잡고 있는지 우리는 살아가며 인식하지 못한다. 유교 문화가 팽배한 우리나라의 분위기상 '돈'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수준 낮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부자를 부러워하는 이중성 또한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다보니 현행 경제교육은 실생활과 동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금융 문맹이라는 말도 나온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때일수록 현실에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으로부터 자산을 지키고 안정된 삶을 유지하기 위해 투자에 대한 공부와 경제학의 이해가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Prologue

엔데믹 (Endemic) 의 사전적 의미는 '주기적 유행' 단계라는 뜻이다. 예상치 못할 만큼의 급격한 감염병의 증가는 종식되었다는 말이다. 팬데믹의 끝이 바이러스가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속적으로 바이러스에 대응하면서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 엔데믹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풍요로운 삶을 살 것인가?

이 책을 통해 엔데믹 시대를 풍요롭게 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답을 찾는 여정을 떠나고 싶었다. 욕망과 실제 사이의 괴리를 찾는 과정은 우리 모두에게 가치가 있을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시각을 통해 그들의 주장이 오늘날 우리 경제의 삶에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다각도로 살펴볼 계획이다.

Chapter 01. 삶과 경제의 영혼 (Soul of Life and Economy)

- 폴 새뮤얼슨의 (Paul AnthonySamuelson) 행복 방정식

고전학파의 미시적 시장균형이론과 케인즈의 거시경제 정책론을 접목한 신고전파 종합의 대부. 경제학에 미적분 등 수학을 도입해 동태분석과 정태분석을 체계화했다. 공공재는 비배타성과 비경합성이 있으므로 민간이 아닌 정부가 생산해야 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시장과 국가의 온전한 역할을 강조한 새뮤얼슨의 삶을 관통하는 철학은 무엇일까? 그는 방정식을 풀듯 세상사를 단순화된 해법으로 해결하려는 경제학의 세계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에는 다양한 시각차가 있을 수 있음을 일깨우는 학자다. 세상의 여러 현상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언제나 양면이 존재한다. 새뮤얼슨은 세계화의 '명' 외에 '암' 이 될 수 있는 양극화의 단면을 일찍이 간파했다. 그는 자본가나 숙련된 전문가는 세계화의 승자로 이득을 취하는 반면, 비숙련 노동자나 블루칼라 공장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거나 실질 임금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했다.

행복은 소유를 욕망으로 나눈 값이다

새뮤얼슨은 '행복은 욕망 분의 소유 (행복 = 소유 / 욕망)' 라고 단순하게 정의했다. 행복을 결정하는 두 가지 요소가 소유와 욕망인데, 소유한 것이 많더라도 욕망이 더 크면 행복하지 못하고, 소유한 것이 적더라도 욕망이 더 적다면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새뮤얼슨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 걸까? 그것은 바로 탐욕에 대한 경고다. 소유가 아무리 늘어나도 욕망이 도를 지나쳐 탐욕이 되면 불행해질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모든 불행은 비교에서부터 시작된다. 인간이 서로 비교하는 상대적 욕구에 지나치게 탐닉할 때 개인도 사회도 불행해진다. 정당한 노력의 대가로 누리는 부를 손가락질하는 것은 보상의 원리가 작용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옳지 못하다.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시원하게 인정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이롭다.

소유를 늘릴 것이냐, 욕망을 줄일 것이냐

지금은 변화가 필요한 때다. 경제적 수익률이 낮아졌는데 성장과 무관한 교육에 지나치게 투자하며 과다한 경쟁을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예컨대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대학에 들어가 비싼 학비를 치르고 졸업했는데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못찾는다면 당연히 본전 생각이 난다. ... 압축 고도성장 시대의 고용 시스템은 세계화, 기술 발전과 맞물려 이제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렵다. 과거의 고용 시스템에서 얻었던 기대수익률은 더 이상 실현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부모도 학생도 알아야 한다.

이제는 취직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갖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현실적 눈높이를 고려하며 취업, 창업, 해외 일자리까지 염두에 두면 마음이 훨씬 편안해질 것이다. 오로지 대학 진학에 목매기보다는 기업의 수요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일자리를 찾는 방향으로 개인, 기업,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진정한 행복은 물질적인 충족과 균형되게 좋은 감정으로 충만해야 한다. 우리는 재미, 가치, 보람, 평온, 안정, 의욕, 존중, 희망이란 단어을 얼마나 생각하며 살고 있을까? 풍요로운 삶은 물질 못지않게 행복이 아주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것에서도 올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데서 온다. 영어로 현재와 선물 모두를 나타내는 단어가 프레전트 present 인 이유를 새뮤얼슨의 행복 방정식이 말해주고 있다.



Chapter 02. 우리가 직면한 도전 (Challenges Facing US)

- 밀턴 프리드먼의 헬리콥터 머니

1930년대 대공황 이후 힘을 얻게 된 케인즈 학파에 맞서는 20세기 자유주의 경제학의 대가다. 자유방임주의와 시장제도를 통한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주장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조정의 역사

2022년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 (CPI)는 41년만에 최고로 폭등했다.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 근로소득으로 먹고 사는 일반 국민은 똑같이 일을 해도 버는 돈은 줄어드는 현상이 생긴다. 소비자의 구매력은 떨어지고 국민들의 삶은 피폐해진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 유동성을 줄여나간다.

프리드먼은 중앙은행의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K% 준칙을 주장했다. 경제의 흐름과 상관없이 매년 통화율 증가율을 K%로 일정하게 유지해야 사람들의 믿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현금을 많이 지니지 않고 화폐 유통 속도 (돈이 거래를 위해 도는 속도)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프리드먼의 이 준칙은 고수하기 어렵게 되었다.

2022년 : 다시 찾아온 인플레이션, 공짜 점심은 없다

우리나라는 정부와 가계부채가 급증한 상황이어서 미국의 빠른 금리 인상이 악영향을 미치기 쉽다. 이쯤에서 프리드먼의 명언을 상기해보자. 그는 '공짜 점심은 없다 There i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라고 말했다. 세상의 이치를 잘 표현한 말이다. 양적완화, 헬리콥터 머니, 금리 인상에도 반드시 대가가 따를 것이다.

풍요로움은 적정한 인플레이션과 상관관계가 높다. 높은 인플레이션도 디플레이션도 세상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디플레이션에 시달려온 세계경제는 인플레이션 시대로 전환했다. 인플레이션 환경은 저금리 기조의 종언이다. 좋은 자산 배분으로 변동성에 맞서고, 단기가 아니라 중장기 수익을 추구해 보는 편이 인플레이션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이 될 수 있다.



Chapter 03. 경제와 윤리 (Economy & Ethics)

- 대니얼 카너먼의 손실 회피 성향 : 인간은 이익의 기쁨보다 손실의 고통에 더 민감하다

내 손실은 왜 눈덩이처럼 커 보일까

현재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인간의 성향은 인간의 진화 과정으로 설명된다. 수렵과 채집을 하던 원시시대에 지금 당장 먹을 수 있는 것에 집착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인간의 몸부림이었다. 인간이 현재가치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고 해서 미래의 더 나은 삶을 생각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아니다. 미래가치는 불확실하고 당장 손에 쥔 것이 아니므로, 이를 현재가치보다 낮게 평가하는 인간의 성향은 불확실한 것을 싫어하는 손실 회피 성향으로 설명된다.

카너먼은 인간을 이성적인 존재로 보고 기대되는 효용에 따라 합리적 선택을 한다는 전통적인 경제학의 주장에 반기를 든다. 그는 인간을 감정적이고 변덕스러운 존재로 인식하고 다른 사람들과 주변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불완전한 존재로 보았다.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우리는 경제로 희망과 절망을 겪는다. 벼락 부자 대신 벼락 거지라는 말이 나오고 자산 가치 급등 이후 이어지는 경기 하락, 금리 상승으로 인해 우리 경제는 침체의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다. 상대적 빈곤과 경제적 불안감이 가득한 지금 시대에 과거 노벨 수상자들의 경제 철학과 학문적 연구 결과를 통해 이를 타개할 방법을 찾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삶과 미래, 윤리와도 밀접한 경제학의 대가들이 이야기해주는 조언들을 읽으며 생각한 것은 각자의 경제적 상황과 형편에 따른 현명한 경제적 활동과 투자이며, 남을 너무 의식한 경제관과 비교 의식을 버리는 것이 현명한 자기 경제활동을 유지해갈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