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1. 성장 함정의 위험
- 수익을 내는자와 손실을 보는 자
새로운 것을 수용하려는 열의가 지나치면 투자자는 작은 변동 하나하나에 너무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성장 개념에 지나치게 매몰되다 보니 급속한 변화와 극렬한 경쟁을 특징으로 하는 업종의 주식 가치를 과대평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업종에서 몇 안 되는 극소수 이익주로는 숨낳은 손실주가 낸 막대한 손실을 보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다고 해서 첨단 기술처럼 무언가를 창조하는 과정에서는 이익이 창출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 그럼에도 지금 말한 원론적 이야기와는 별개로 성장의 모든 혜택은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가기보다는 혁신가와 창업가, 창업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는 벤처 투자자, 해당 기업의 주식을 판매하는 투자은행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더 낮은 가격에 더 좋은 제품을 사는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이런 구도에서는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성장주에 목을 매는 개인투자자 군단은 필연적으로 손실을 보게 돼 있다.
- 스탠퍼드 오일이 IBM을 이기는 이유 : 가치 평가 대 성장
가치 평가액, 즉 투자로 얻는 '이익' 과 배당금 대비 주식 '가격' 에 그 답이 있다. 주식 매수 가격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의 수익과 배당금을 얻는지가 관건인 셈이다. ... 투자자 수익의 기본원칙은 주식의 장기 수익은 실제 이익 증가율이 아니라 기대 이익 초과율에 달렸다는 사실에 바탕을 둔다. 주식의 장기 수익은 이익이 실제로 얼마나 증가했느냐가 아니라 투자자가 애초에 기대한 이익과 실제 이익을 비교한 값에 좌우된다.
- 투자자의 미래
성장 함정은 개별 기업뿐 아니라 산업 부문 (업종) 에도 적용이 된다. 고성장 부문인 금융업이 S&P 500 지수를 밑돌았고 1957년 이래 약 80%가 축소된 에너지 부문은 지수를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철도 산업 부문은 지난 반세기 동안 시장 비중이 21% 에서 5% 미만으로 줄어들었는데도 S&P 500 지수를 능가하는 수익을 냈다. ... 성장 함정 개념은 개별 기업과 전체 업종을 넘어 국가 단위에도 적용 됐다. 지난 10년 동안 고속 성장을 이룬 국가는 투자자에게 저조한 수익이라는 의외의 결과물을 안겼다.
- 다가오는 인구 통계학적 위기
정보와 통신 혁명 덕분에 중국과 인도 같은 개발 도상국이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룩하게 됐고, 선진국의 노령 인구가 사용하고도 남을 정도로 충분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한다는 목표에 거의 도달하고 있다. 나는 21세기 중반쯤이면 중국과 인도의 생산량 총합이 미국과 유럽, 일본의 생산량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으리라 예측한다.
선진국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1) 우리에게 필요한 제품을 누가 생산해 줄 것인가?
2) 우리가 파는 자산을 누가 사줄 것인가?
나는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개발 도상국이 답이었다. 즉, 필요한 제품은 개발 도상국 근로자가 생산하고 우리가 파는 자산은 개발 도상국 투자자가 사줄 것이다. 나는 이를 '국제적 해법' 이라 칭한다.
- 국제적 해법
국제적 해법은 투자자에게 아주 큰 의미가 있다. 세계 경제의 중심이 동쪽으로 이동할 것이다. 수십조 달러에 이르는 자산이 미국과 유럽, 일본의 은퇴자에게서 신흥 경제국의 생산자와 예금자의 손으로 흘러들어감에 따라 중국과 인도, 기타 신흥 경제국의 투자자가 결국은 세계 자산 대부분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국제적 해법은 다른 말로 하면, 개발 도상국과의 무역에서 선진국이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는 데다 그 규모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구통계학적 요인이 주도하는 미래 환경에서는 우리가 가진 자산을 팔아 외국산 제품을 들여오는 상황이 불가피하다.
앞으로 주식 시장의 세계화가 가속화 될수록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서 다국적 기업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질 것이다. 그럼에도 투자자는 성장 함정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고속 성장하는 산업 부문과 마찬가지로 고속 성장하는 국가가 반드시 고수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