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버블 - 근대 자본주의는 연명할 수 있을까
오바타 세키 지음, 신희원 옮김 / 미세기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급자족이 벗어난 경제 상태, 동일 규모에서 경제순환을 반복하는 안정적인 상태에서 벗어난 것, 즉, '버블 경제' 에 따라 근대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경제 성장을 해왔다. 성장과 버블 그리고 경제침체 (버블의 수축) 를 거치며 인류는 발전해온 것이다. 저자 오바타 세키는 현재의 버블 현상 이후에는 다시 만들어낼 자원이 바닥나 있기 때문에 한계에 다다른 재정투입으로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는 미국, 유럽의 경제 밖에 위치한 중국의 입장과 중국을 대하는 경제 패권 국가들에게 달려 있음을 말한다. 경제 성장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인 버블 붕괴론은 시대를 막론하고 계속되어 왔기에, 저자의 이런 모습이 유난을 떠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어떠한 모습으로 앞날을 준비해야 할지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Chapter 01. 버블 애프터 버블의 30년

- 코로나 위기와 주가 대폭락은 무관하다

2020년 2월의 주가 폭락의 진짜 이유는 주식시장이 버블 상태였기 때문이다. 버블은 터지면 쪼그라든다. 이것만이 진실이다. 오르면 내리고, 오를 때가 있으면 내릴 때도 있는 법이라고 하지만 사실 이 표현은 틀렸다. 주가는 '오르기 때문에 내린다' 올라버렷기 때문에 그 후에는 반드시 떨어진다. ... 계기가 무엇이든 결과는 마찬가지다. 어떤 시점에 이르면 반드시 버블 붕괴가 일어난다.

- 리먼 사태 후에 왜 다시 버블이?

버블의 직접적인 이유는 금융완화, 그것도 세계적이고 비정상적인 규모의 금융완화에 있다. 전 세계에 돈이 흘러넘쳤고, 그 돈이 주식시장에 흘러들어 버블이 형성되었다. ... 전 세계에 돈이 넘치게 되어 과잉 유동성이라고 불리는 상황이 되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론의 남발로 시작된 버블 붕괴의 뒤처리를 미루기 위해 결과적으로 새로운 버블을 만들어낸 것이다.

- 냉전 종료와 30년 버블

1990년대의 IT버블은 어디서 온 것일까. 테크놀로지, 인터넷이라는 혁신적인 기술의 진보로 주가가 상승한 것이니 버블이 아니라 기술에 대한 과도한 낙관으로 볼 수 있겠지만 그건 아니다. 사실은 또 하나의 큰 흐름이 있었다. 그것은 냉전의 종료다.

장기에 걸친 장대한 버블 물결이 냉전 종료와 함께 명확하게 시작된 것이다. 냉전으로 멈춰있던 세계경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쪽과 동쪽이 교류하고 시장은 배로 커졌다. 그것도 격차가 있는 두 개의 시장이었다.

- 중국은 독재체제하에 사회주의를 유지하면서 경제 자유화를 한발 빠르게 시작했다. 1990년대에 시작된 중국 시장경제는 21세기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권이 되었다. 중국은 그 과정에서 중간 소득층이 확대되면서 강력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었는데, 일본의 고도성장과 경제구조적으로 유사하다. 이러한 고도성장 과정이 냉전 종료와 함께 장대한 상승효과를 가지고 세계 경제 확대를 촉진했다.

- 시장 자본주의는 유동화를 통한 수탈이다

가난한 나라가 잘사는 나라의 시장에 더해지면, 가난한 나라는 값싼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고, 잘사는 나라는 그를 통해 만들어진 상품을 살 능력이 있으므로 생산에 맞는 수요가 생겨나 경제가 확대된다. 이때 자본을 제공하는 것은 잘 사는 나라이므로, 잘 사는 난라는 자본투자로 돈을 벌고 점점 부를 불려 자본이 더욱 축적된다.

시장화는 '유동화' 다. 유동하는 것이 바로 시장이다. 따라서 자본, 노동 및 그 밖의 자원을 동원하는 속도, 힘 규모 면에서 보면 선진국의 시장경제 쪽이 압도적이다. 그래서 유리한 장소 (포지션)로 한발 빠르게 이동하여 시장에 있는 자원을 빠르게 동원할 수 있으므로 의사결정을 지배하는 쪽에 서서,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후진국으로부터 이익을 빼앗는 것이다.

- 코로나 버블

리먼 사태에서 회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버블은 언제 붕괴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저 계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가장 예상하기 힘든 형태로 계기가 찾아왔다.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덮어 버블 붕괴가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는 버블 붕괴의 타이밍을 정하는 계기였을 뿐 버블 역사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정부나 중앙은행도 이것은 버블 붕괴에 지나지 않으므로, 버블에 무리 지어 있던 투자가나 부유층을 구제할 이유가 없다고 알고 있었지만 구제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리스크 자산 시장이 붕괴하고 파산 리스크가 은행 시스템에까지 영향을 미치면, 경제 사회 정체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선악은 제쳐두고 자산 버블 붕괴는 반드시 구제해야 한다. 그것이 버블이 붕괴했을 때의 '상식' 이다.

버블 붕괴에서 온 금융시스템 파탄을 막기 위해 각국의 중앙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로 그야말로 다시 버블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주가는 크게 상승하여 코로나 위기 이전의 수준을 단숨에 회복했고, 미국 다우지수나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 실물경제 버블에서 시작된 재정파탄

버블 붕괴를 구제하면서 생기는 버블 (버블 애프터 버블) 은 대부분의 경우, 금융시장에서만 일어난다. 단기 버블과 버블 붕괴과 금융시장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나중에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코로나 위기 구제 버블은 실물경제에서도 동시에 독립적으로 일어났다. 왜냐하면 재정 투입 규모가 전대미문, 인류사상 최대였기 때문이다.

Chapter 02. 코로나 위기는 사상 최대급 위기인가

- 대공황이 아니라 마지막 버블이 다가온다

코로나 위기 버블이 일어날 것이다. 지금부터 버블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마지막 버블이 될 것이다. 여기서의 마지막 버블이란 중기 순환을 끝낼 버블을 말한다. 이번에는 코로나 위기에 대한 경제 대책이라고 하는 대규모 재정 투입으로 인한 버블이다.

이번 코로나 위기에서는 일단 금융기관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지는 않았다. 피해를 본다면 지금부터일 것이다. 공적 금융기관, 민간 금융기관 모두 중소기업 지원 대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가 리스크를 대부분 떠안기 때문에 민간 금융기관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 다만 조금 큰 기업, 민간 금융기관은 스스로 리스크를 부담하고 지원하는데, 이곳들이 차례차례 한계에 이르러 파산하면 코로나 위기는 금융위기에 가까워질 것이다. 즉, 전체적으로 볼 때 금융 부문이 직접 타격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코로나 위기로 인한 경제위기는 리먼 사태보다 임팩트가 작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버블 순환에 대한 저자의 생각

Chapter 03. 모든 가격은 버블이다

- 전대미문의 원유 선물 마이너스 가격

원유 선물의 예시 : 모든 금융상품에 내포된 가치와 가격의 차이, 리스크의 본질에 대한 고찰

- 금도 다이아몬드도 가치는 없다

금과 다이아몬드는 사람들이 높은 가격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 가격에 머물러 이쓴 것일 뿐이다. 우연히 그런 가격이 붙었고, 그 가격을 유지하려는 세력이 성공했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머무르고 있다. 그 후에는 높은 가격의 자산이라는 지위를 획득한 물건을 자산 혹은 금융상품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 시장이 성립하고 가격이 움직이게 되었다.

귀중한 것으로, 혹은 아름다운 것으로 높은 가격이 매겨졌기 때문에 그 후 금과 다이아몬드의 광맥을 손에 넣은 기업과 기업가는 가격이 무너지지 않도록 공급을 조절해서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다이아몬드와 금의 가격 수준에는 아무런 근거도 의미도 없다.

- 가치가 없는 것일수록 비싸진다

실물로서 가치가 없는 것일수록 버블이 생기기 쉽다. 왜냐하면 실물로서 실용상 가치가 존재하면 그 가치와 시장가격과의 차이가 눈에 보이므로, 가격이 실용상 가치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날아서 높이 부풀어 오를 수 없기 때문이다. 가치가 없는 것일수록 버블이 된다는 것은 잘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실체가 또렷하지 않은 것일수록 버블이 되기 쉽다.

누구나 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팔 수 있고, 안정되 재화 가치를 지니므로 구매자도 사기 쉽다는 뜻이다. 원래 비싼 물건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면 더욱 완벽하다. 아무리 귀중하고, 희소한 것이라 해도 본 적이 없다면 믿을 수 없다.

- 가격 설정 혼란이 가져온 것

세상 모든 것들의 가격과 배후에 있는 산업구조의 관계는 똑같다. 소비자가 한번 가격 수준에 고정관념을 형성하면 그것을 전제로 산업구조가 형성된다. 그리고 발전한다. 한번 정착된 산업구조는 여간해서는 바꿀 수 없다.

- 가격은 대부분 버블

정리하자면 자산 가격은 모두 버블로, 실물을 근거로 한 금융자산의 가격은 물론, 자원 같은 실물의 가격도 버블이다. 금융상품과는 무관한 대부분의 재화와 서비스 가격도 사실은 버블이다. 어쩌다 정해진 가격에 맞춰서 생산구조, 산업구조가 형성되고 수요 구조도 정해진다. 그리고 그것이 한번 무너지면 그 상품, 산업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Chapter 04. 새로운 차원의 금융정책이 필요하다

- 불요불급은 불요

사람들은 불안 심리 때문에 행동을 제약한다. 그래서 소비가 줄면 생산도 제약이 생긴다. 생산자 측은 트라우마는 없었지만 소비자가 언제까지 불안해할지가 불안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 따라서 경제 대책은 사람들의 불안 심리를 어떻게 파악하고 변화를 어떻게 예측할 것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것이야 말로 전제 조건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다.

- 기업이 아닌 사람을 지킨다

지켜야 할 것은 지속 불가능한 사업이 아니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경영자든 직원이든 그들의 생활을 지켜야 한다. 다음 취업 기회를 도와야 한다. 따라서 실업 급여를 강화해야 한다. 한편 지속화 지원금은 즉시 종료한다. 지속성 없는 사업에 지원금은 필요없다. 대신 자금조달 지원 대출을 늘린다. 변제 기한은 가능한 한도에서 연장하지만 변제 면제는 하지 않는다. 계속할 힘이 있는 사업과 경영자를 철저하게 지원하고 그렇지 않는 경영자는 물러나게 한다.

대기업에서 헤쳐나가지 못하는 분야는 앞으로도 쇠퇴 또는 침체할 분야이거나, 이미 한계에 다다라 확대가 불가능한 업종이다. 따라서 일시적으로 고용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구조조정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따라서 기업에만 맡기지 말고, 새로운 산업과 기업으로의 이전을 촉구해야 한다. 다만 고비를 잘 넘기고 앞으로 확대 노선을 취할 것이라는 결단을 내린 기업에는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 주가와 지가를 올리기 위해 금융완화를 한 것이라면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물가를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고자 한 것이라면 실패다. 금융완화로 인해 자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공급한 자금이 상승흐름이 만들어진 리스크자산 시장으로 흘러들기 때문이다. 버블의 흐름이 만들어지고 나면 금융완화는 모두 버블을 키우는 쪽으로 향하니까

성실한 중앙은행은 버블을 일으키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므로 실패라는 말이다. 정부의 압력으로 주가 상승을 위해 금융정책을 단행한 것이라면 중앙은행으로서는 스스로 독립성을 포기한 것이며, 장차 금융정책에 화근을 남기는 일이므로 대실패라고 할 수 있다.

- 새로운 차원의 금융완화

이제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은 크게 전환해야 한다.

'양' 을 모두 폐지하는 것이다. '양적 완화' 를 폐지하고 양적 질적 금융완화에서 일반적인 금융완화로 돌아오는 것이다. ... 바로 원점 회귀다. 그러나 21세기 일본은행의 정책 면에서는 대전환이다. 양을 버리고 금리라는 가격으로 돌아온다. 인플레이션, 물가는 지표이자 참고 사항에 지나지 않는다. 금리와 리스크프리미엄을 직접 타깃으로 한다.

- 지금부터는 실물경제와 자산시장을 금융정책의 대상으로 할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실물경제에서 '경기의 안정화', '장기 성장' 과 대조적으로 자산시장에서 '리스크 프리미엄의 과도한 변동' 을 막고 '자산 시장의 장기적 건전한 발전' 이라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Chapter 05. '안심' 신화가 재정을 파탄으로 내몬다

- 코로나 리스크는 제로가 될 수 없다

불안은 불안을 낳고, 원인을 모르므로 더 불안해진다. 그러므로 불안한 쪽은 눈앞에 벌어진 모든 일에 닥치는 대로 불평을 늘어놓는다. 유권자에게 휘둘리는 정치는 불평 하나하나에 벌벌 덜면서 수동적으로 대처한다. 불평의 표면적인 의미는 알기 때문에 그때그때 대처하지만 불만은 더욱 뿌리 깊은 곳에 있다.

- 비합리적인 사람들을 사회가 허용한다는 커다란 결함은 그다지 강조된 바 없으나 이것이 일본 사회 최대의 문제이자 여러 악의 근원이다. '약한 사람의 마음을 최우선으로 살펴야 한다','피해자의 마음에 다가가야 한다' 라는 미명아래 비합리적 약자, 피해자의 지나친 요구를 사회적으로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 합리적인 설득은 용납되지 않으며 비합리적인 피해자의 목소리 (불안)을 무조건 받아들일 것을 강요하는 동조 압력이 지배하고 있다. 게다가 피해자들을 동정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가하는 사회 전체의 압력으로 합리성이 모두 말살되는 사회가 되었다.

그 결과, 한 사람의 비극에 모든 사람이 온 힘을 다해 달라붙고, 이후 대책이나 정책에서도 피해자의 상태가 최우선시되면서 사회적 비용과 이익의 균형은 논의조차 할 수 없다.

- 불안감 해소를 위한 퍼주기

이런 불안은, 일거리가 없어지는 불안 같은 구체적인 불안이 아니라 앞으로 코로나가, 사회가 어떻게 될지 몰라서 견딜 수 없는 불안이다. 정치적으로는 즉시 현금을 나누어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리고 곧바로 주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 지나면 불안이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 나는 코로나보다 정치에, 인간의 욕망과 감정에 질렸다. 그러나 질리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이것은 불안에 의핸 재정파탄의 최단 코스다.



서두는 좋았으나 해결점에 대한 부분이 짧아서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Chapter 06. '애프터 코로나' 의 자본주의

- 세계경제도 바로 회복한다

자산시장, 실물경제 모두 세계적인 버블이 되었는데 리먼 사태로 붕괴되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금융 재정 총동원으로 인해 다시 세계적인 버블이 되었고, 상당한 기간 이어졌다. 이것이 2020년 코로나 위기로 붕괴했다. ... 실물경제에서는 경기 순환이 상승 정점을 지나 경기 후퇴가 시작되는 참이었다. 이 때 코로나가 덮여 엄청난 속도로 수요가 소실되어 단기적으로 대불황에 빠졌다. 주식시장을 비롯한 리스크 자산 시장도 정점 상태여서, 계기만 있으면 언제든 장기 하락 국면으로 전환될 상황에서 코로나 위기로 투매 신호가 울리며 버블은 붕괴하고 전대미문의 혼란을 반복했다.

- 항공 수요는 급감

물류는 줄어들지 않지만 사람의 이동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보복 소비 (pent-up demand) 라고 불리는, 참고 있던 소비가 한 번에 터져 나올 것이다. 이것으로 수요가 회복되었다는 착각에 빠질 것이고, 나아가 정부의 경기 자극책으로 관광 등을 촉진하는 정책이 펼쳐질 것이므로, 이에 반응하여 일시적으로 수요가 나타날 것이다. 그 후로는 침체할 것이다.

- 관광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넓게 보면 관광업이라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동은 자제하라고 해서 가장 줄어든 것이 관광이다. 왜일까. 필요하지도 급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오락이 없으면 인간은 살아갈 수 없지만 그것이 관광일 필요는 없다.

관광에는 에너지도 들고, 품도 든다. 그런데 이제 불안과 리스크까지 더해졌다. 애당초 관광의 본질인 가볍게 쉬고 모든 일을 잊고 즐기는 것을 할 수 없다면 관광은 의미가 없다. 많은 비용이 드는 인기 없는 오락으로 전락하게 된다. 한편 체류형 여행은 증가하여 매년 방문하는 반복 고객이 많은 셰어 리조트, 별장 같은 숙소도 인기가 높아져 살아남을 것이다.

- 경제 시스템은 수수께끼

애덤 스미스 이후, 경제학이 300년에 걸쳐서 효율적이라고 해온 시장경제는 위기에 즉각 대응하지 못한다.

1) 자원배분을 적절히 하지 못한다 : 시장경제는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다.

2) 자원배분의 오류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수정하려고 해도 할 수 없다.

3) 사회적으로 적절한 의사결정이 불가능하다.

- 자급자족으로 회귀하라

건강하면서 약간의 즐거움도 있는 소소한 행복이야말로 훌륭한 인생과 사회가 아니겠는가. 이를 실현하지 못하는 고도의 경제사회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우선 자급자족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로부터 조금씩 효율화, 고도화를 목표로 분업하다. 플러스 알파를 얻는다. 조금씩 넓혀나간다.

이러한 경제사회의 소박한 이상으로 원점 회귀할 때다.

저자 오바타 세키는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재무성에서 7년간 근무한 뒤에 하버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현재까지 게이오 비즈니스 스쿨에서 교수로 몸담고 있는 실무와 연구를 겸한 경제에 능통한 분이다. 사실 이 책은 쉽게 읽을만한 경제학 서적은 아니다. 현재 코로나 위기를 겪고 있는 일본의 상황에 (특히 양적완화)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란 나라에 채찍효과로서 미국과 일본발 경제위기를 정통으로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번 쯤 읽어봄직하다.

1장부터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과거 2008년 미국의 프라임모기지론 사태로 인한 위기, 그리고 저자의 말대로 버블이 터지자 이를 연명하기 위한 재버블. 그리고 이제는 이것이 붕괴하게 된다면 (코로나는 명분일뿐 진정한 트리거는 아니다) 일본의 재정파탄이 일어나 국가와 사회, 개인 모두 파괴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버블은 언젠가 터지게 되어있고, 틀림없이(?) 일본은 재정파탄을 맞을 것이라 예상하는데 그 준비에 대해서도 부족하다고 저자는 생각하고 있다. 재정파탄 이후 안정 순환 경제, 필수품 위주의 소비, 세계 경제의 자급자족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 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전적인 동의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하게만 생각하더라도 자급 자족을 주장하기에는 이미 통화 기축국을 중심으로 공고하게 세계 경제가 연결되어 있고, 더군다나 무제한 통화 스왑을 맺고 있는 나라들간의 이해와 협력관계를 위해 일본이라는 거대 자본 국가가 재정 파탄이 나도록 놔둘 국가는 없으리나는 것이 상식적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과거의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텐트럼까지 겪었던 경제 패권국인 미국으로서는 제3지대의 국가들까지도 경제의 위험요소가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과연 저자가 이야기하는 위기가 얼마만큼의 현실성이 있을지 하는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미래에 대한 논의는 오픈된 마음으로 유연성을 갖는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실 이야기의 궤는 다를 수 있으나 오바다 세키와 마찬가지로 양적 완화의 위험성을 이야기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양적완화 이외에도 이자율 (yield curve) 의 관리를 위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도 시행했었지만, 코로나 이후 양적완화의 수준은 유동성 확대 이후 통화 관리에 대한 의문과 위험성은 여전히남아 있기 때문이다. 기존과 다른 관점으로 자본주의를 한번 비틀어 사고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읽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