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증오 대 접촉
- 증오는 제대로 이해받지 못한 채 복잡하게 뒤엉킨 뿌리에서 자라 꽃을 피운다. 인종이나 종교, 성정체성을 근거로 폭력을 저지르는 사람의 비율은 젊은 남성들 쪽으로 과도하게 쏠려 있다. 그들은 경제적으로 뿌리 뽑힌 상태인 경우가 많으며, 실업률이 높은 시기에는 증오범죄도 증가한다.
- 외부인에게 위협받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공격적이고 보수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 노골적인 경계 나누기
사람들은 쉽게 세계를 내부인과 외부인으로 나눈다. 내부인과 외부인의 경계는 과학자들이 측정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공감을 파괴한다. ... 외부인의 감정을 무시하면 그들을 억압하기가 더 쉬워진다. 비인간화는 가장 원초적인 수준에서 공감을 차단한다. 같은 집단 소속이라면 관찰자는 뇌 미러링을 일으킬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둔한 미러링을 보이거나 아예 미러링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갈등은 상황을 악화시킨다.
- 접촉은 어떻게 편견을 줄일까
증오는 공감을 덮어버리지만 완전히 죽이지는 못한다. ... 심리학자 고든 올포트는 하나의 경향을 발견했다. 바로 외부인을 더 잘 아는 사람일수록 외부인을 덜 미워한다는 것이었다. 마크 트웨인도 비슷한 생각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행은 선입견, 극단적 편견, 편협함에 치명적이며, 바로 이 때문에 이 나라의 많은 사람에게 여행이 절실히 필요하다." 심리학에서 이 개념은 '접촉이론 (contact theory)'는 용어로 정리되며 알려졌다. 다만 잘못된 종류의 접촉은 온건한 사람들까지 선입견을 갖도록 유도할 수 있다. ... 따라서 사람들은 외부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수록 편견을 덜 드러냈다.
- 핵심은 단순하다. 외부인에 대한 증오는 아주 오래된 것이지만, 피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생활하고 놀면, 그들을 가르던 분열은 녹아 없어진다.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공감이 선택이며, 경쟁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회피할 크나큰 이유를 제공한다는 것을 떠올려 보면 된다.
Chapter 4. 문학과 예술이 공감에 미치는 영향
- 문학작품이 열어준 공감의 길
심리학자 레이먼드 마 (Raymond Mar)는 10년 이상 문학 읽기의 효과를 연구했다. 마의 관점에서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은 사람들에게 숨낳은 삶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연구자들은 열혈 독자드리 책을 덜 읽는 사람들에 비해 타인의 감정을 더 쉽게 파악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런 경험은 '가벼운 접촉' 이다. 독자에게 외부인의 삶을 맛보게 해주면서도 실제 상호작용이라는 부담은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실제로 외부인을 배려하는 마음의 길을 닦아줄 수 있다. ... 소설은 이를테면 공감 습관 형성을 유도하는 약물 같은 것이다. 이는 실제 세계에서 배려하는 일이 너무 어렵거나 복잡하거나 고통스러울 때 타인의 마음을 느끼도록 도와준다. 이 때문에 소설은 유대를 맺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 때도 사람들 사이의 유대감을 회복하게 할 수 있다.
- 예술, 그중에서도 특히 문학과 연극 같은 서사예술은 우리가 현재에서 '풀려나도록' 도와 준다.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조차 공감하는 것을 더 안전하고 즐거운 일로 만들어준다. 스토리텔링은 우리의 오래된 여가활동 중 하나지만, 알고보니 필수적인 여가활동이기도 했다.
Chapter 5. 지나친 공감의 위험
- 공감하느라 힘든 사람들
어떤 감정이든 한 가지 감정적 경험이 항상 이롭거나 해롭기만 할 수는 없다. 불안은 불쾌한 느낌을 주지만, 도전에 맞설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수도 있다. 기쁨은 유쾌한 느낌이지만, 너무 깊이 들어가면 조증으로 빠질 수도 있다. 우리는 공감을 더 많이 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이 공감하다 보면 기력이 다 빠질 수도 있다. ... 그러나 미디어는 우리에게 그런 이미지를 감당 못 할 정도로 쏟아부음으로써 공감 피로를 조장하고 있기도 하다.
- 과다한 공감의 위험이 누구보다 큰 이는 바로 '돌보는 일이 직업인 사람들' 그러니까 의사, 사회복지사, 치료사, 교사, 그리고 곤궁한 사람을 돕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앞에서도 보았듯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에 자신이 짓눌리는 느낌이 들면 그 고통을 피한다. 그러나 돌봄이 직업인 사람들에게는 그런 선택권이 없다. 그리고 만약 선택권이 있더라도 다수는 피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들은 인류 중 가장 먼저 응답하는 사람들이며, 타인에 대한 깊은 염려 때문에 소명을 느껴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 감정 연결을 끊는 것은 보살피는 사람들이 일을 하면서 버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의사와 간호사 들에게 한 말기 환자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사람이 어떤 느낌일지 추측해 보게 한 연구가 있다. 여기서 환자를 비인간화한 사람들은 자기 직업에서 번아웃을 더 적게 경험했다. 그러나 자기 보호에도 대가는 따른다. 환자들이 공감을 잘하는 의사에게서 혜택을 받는다면, 감정적으로 단절된 의사에게서는 더 고통을 받는다는 뜻이기 말이다.
- 감정에 맞서는 대신 감정과 협력하기
돌봄 종사자들은 자기 감정과 맞서는 대신 감정과 협력할 수도 있다. 그들에게 초점을 내면으로 돌려 환자의 병을 진단하듯 자신의 감정을 진단해 보라고 권한다. 그러기 위해 돌봄 종사자들은 자신이 환자들 곁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야 한다.
- 한때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공감을 바라보던 방식으로 감정 세분성을 바라보았다. 즉 사람들이 갖고 있거나 갖고 있지 않은 성격적 특성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증거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식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