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상자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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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상자

미야베 미유키 |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최근 재미있는 철학 이야기를 들었다. 일명 영원주의라는 것이다. 그것은 아인슈타인도 신봉했던 이론으로 시간이 과거, 현재, 미래가 평등하게 흐르면서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흔히들 과거는 지나갔고, 현재는 바로 지금 (이것도 곧 지나갈 것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라고 알지만 사실은 모두가 동일 선상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그러기에 현재를 잘 살아야 과거를 잘 사는 것이고, 또한 미래 역시 그러하다는 것이다. 흔히들 하는 착각은 과거는 어찌 됐든 지금만, 바로 이 순간만을 잘 사면 된다고 하는데...영원주의에서 과거의 무게는 현재, 미래의 무게와 동일하다. 과거도 과거대로 박제되어 흘러가고 있기에 내 행위, 즉 과거에 했던 행위들은 사라지지않고 거기에 머물며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매 순간 순간, 내가 하는 행위와 생각들이 (생각도 중요하다. 바로 생각이 행동을 결정함으로) 올바른 길을 걷도록 살피고 또 살펴야한다. 아무렇게나 인생, 이런 것은 영원주의 철학에서 없는 것이다. 매 순간 순간은 박제되어 영원히 머무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과거일까? 현재일까? 미래일까? 아마 현재와 미래에 대한 걱정도 그렇지만 이는 모두 과거에서 온 결과이니 결국 과거의 일이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그것은 과연 세상에 없는 것일까? 아니면 존재하는 것일까? 인간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일까? 내생각에는 아마도 없는 것과 존재하는 것 모두 사람을 괴롭히는 무엇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두가지가 모두 인간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는 점이다.

미야베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에도 시대의 이야기 중 [인내상자]는 바로 그러한 사람이 만들어낸 허상이 어떻게 그 스스로를, 그것도 대를 이어서 후손에게까지 고통을 줄 수 있는지 말해주고 있다. 흡사 인내상자는 판도라의 상자와 비슷하다. 그것을 여는 순간 불행이 시작된다고 믿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사실 그 속에 있는 것은 너무나 허무하게도 꼭 알아야할 수칙이다. 올바르게 과자 가게를 이끌기위해서라면 마땅히 알아야할 계율일터인데... 그것을 인내상자라는 이름 하에 가두고 그 상자를 열면 재앙이 온다고 스스로 믿는다. 마지막에는 그 상자안에는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원한이 봉인되어 있는 것이리라고 지레 짐작하는 것이다. 결국 열리든 열리지않든 재앙은 찾아왔지만, 어느 누구도 그 상자를 누가 열였는지, 혹은 열리지 않았는지 모른다. 이렇게 의심들 속에서 사람들의 머릿 속에서만 지옥이 시작되는 법이다.

열어도 지옥, 안열어도 지옥이라면 차라리 열어보는 것이 낳지않을까... 미신이라는 이름하에 스스로를 가두지말고 부딪히는 것... 결국 과자가게를 물려받게된 오코마의 선택이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녀 스스로 인내상자 안에 무시무시한 것을 봉인한 거라 믿는 거라면 아마 후대 역시 이 상자로 인해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리라... 그것을 지키기위해 그녀의 어머니가 화마에 당했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만든, 혹은 당신이 만든 인내상자가 있다면... 어찌할 것인가? 당신은 여는 사람인가? 두려워하는 사람인가?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시대의 이야기는 쫄깃쫄깃한 여름밤에 딱 읽기 좋은 소설이다. 이런 시대를 풍자한 그것도 미스터리물이 우리나라 방식으로도 많이 출판되었으면 좋겠다. 조선시대 귀신이야기나, 고려시대 이야기...음... 왠지 재미있을 듯한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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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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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리는 역시 가오리다. 한 문장을 읽어도 그녀임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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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어의 맛
구효서 지음 / 문학사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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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으로 읽는 소설이라니..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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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의 말
이예은 지음 / 민음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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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전화기로 들리는 말을 다른 것일까...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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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사이언스 클래식 38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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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과학, 어둠 속의 촛불

칼 세이건 | 사이언스 북스

얼마전 우주 망원경 제임스 웹이 지구로 보내온 사진들을 보았다. 놀랍고도 놀라웠다. 우주라는 것이 더 이상 텅 빈 공간, 어둠의 세계가 아니라 수많은 은하들로 꽉 차있고, 또 팽창하고 있는 거대하고도 위대한 하나의 생명체로 보였다. 그리고 그 어둠 속의 빛들을 통해서 무언가 기대를 하게 되었다. 바로 그 너머에 다른 생명체들이 있으리라는 것... 아니, 없을 수는 없다는 것... 그렇게 많은 별들이 존재하고 그리고 물의 흔적 역시 발견됐다고 하니, 생명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낮의 하늘보다 밤의 하늘이 더 본질에 가깝다고 보았다. 낮의 하늘은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어떤 때는 푸른색으로 또 붉은 색으로, 희뿌연 우유빛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밤의 하늘은 검다. 한결같다. 그래서인지 고대 중국인들은 검을 현... 하늘은 검다고 생각했다. 그 본질이 검다고 말이다. 모든 색이 섞여져서 그 본질의 깊고도 검은 색으로 보인 것이다. 그들은 제임스 웹의 사진도 보지 않았으면서 어떻게 안 것일까? 모든 색들의 총집합체.. 제임스 웹의 사진이 밝혀낸 진실... 하늘은... 그 우주는... 너무 다채로웠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색들이 어울려서 환상의 빛으로 보이니 말이다.

이렇게 우주 여행도 하고, 우주에 대한 사진도 시시각각 받는 세상이지만 아직 지구는 잠들어 있는 듯하다. 미신 등에 의지해서 어떤 이의 사악한 영을 정화한다고 매타작이라는 것을 하기도 하고 이제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이라는 존재는 여전히 미개한 존재, 남성들의 소유물 취급을 받고 있다. 과학으로 인간이 인종과 성별 상관없이 그 지적 능력에 별 차이가 없음이 밝혀져도 여전히 백인은 흑인보다 더 우월한 취급을 받는다. 어느 백인 우월주의자의 피에서 그의 조상이 아프리카 흑인이었음이 밝혀진 사례도 전혀 놀라울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피부색을 이유로 스스로가 더 위대한 백인 남성이라고 생각할 터이다. 과학적 이유와는 하등 상관없이 말이다.

인간은 저마다 각기 거울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거울은 스스로 보고싶고, 믿고싶어하는 것만을 비춘다.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알 수 없으며 자신의 거울만을 평생 들여다보면서 그것이 진실의 다 인줄 알고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 다른 거울이 있다. 바로 과학이라는, 현상이라는 거울이다. 그 거울은 나만 비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비춘다. 그리고 과감없이, 그 어떤 필터도 사용하지 않고 모든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불편하다. 스스로 원하지 않는 것까지 우리는 봐야한다. 그리고 그 고통의 순간을 감내해야한다. 그렇게 해야 거울 속의 세계 너머로 갈 수가 있다.

아직도 지구 온난화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매년 지구는 더워지고, 저개발국에서는 해마다 이상 기온으로 인한 침수로 고통을 받고 있다. 오염된 물의 물고기는 떼로 죽어가고, 바다 심해에 살던 물고기가 해안가로 떠밀려 오기도 한다. 북극곰의 종말을 이제는 누구나 알고있지만 녹는 빙하를 멈출 근본적인 대책은 없다.

칼 세이건이 걱정했던 과학이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 지나친 계발속도를 가중화하는 것... 아니면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때이다. 이제 과학은 인류가 아니라 지구를 위한 과학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지구 생명체들을 위한 과학으로 다시 어둠 속의 촛불이 되어주길... 바라고 또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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