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사이언스 클래식 38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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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과학, 어둠 속의 촛불

칼 세이건 | 사이언스 북스

얼마전 우주 망원경 제임스 웹이 지구로 보내온 사진들을 보았다. 놀랍고도 놀라웠다. 우주라는 것이 더 이상 텅 빈 공간, 어둠의 세계가 아니라 수많은 은하들로 꽉 차있고, 또 팽창하고 있는 거대하고도 위대한 하나의 생명체로 보였다. 그리고 그 어둠 속의 빛들을 통해서 무언가 기대를 하게 되었다. 바로 그 너머에 다른 생명체들이 있으리라는 것... 아니, 없을 수는 없다는 것... 그렇게 많은 별들이 존재하고 그리고 물의 흔적 역시 발견됐다고 하니, 생명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낮의 하늘보다 밤의 하늘이 더 본질에 가깝다고 보았다. 낮의 하늘은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어떤 때는 푸른색으로 또 붉은 색으로, 희뿌연 우유빛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밤의 하늘은 검다. 한결같다. 그래서인지 고대 중국인들은 검을 현... 하늘은 검다고 생각했다. 그 본질이 검다고 말이다. 모든 색이 섞여져서 그 본질의 깊고도 검은 색으로 보인 것이다. 그들은 제임스 웹의 사진도 보지 않았으면서 어떻게 안 것일까? 모든 색들의 총집합체.. 제임스 웹의 사진이 밝혀낸 진실... 하늘은... 그 우주는... 너무 다채로웠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색들이 어울려서 환상의 빛으로 보이니 말이다.

이렇게 우주 여행도 하고, 우주에 대한 사진도 시시각각 받는 세상이지만 아직 지구는 잠들어 있는 듯하다. 미신 등에 의지해서 어떤 이의 사악한 영을 정화한다고 매타작이라는 것을 하기도 하고 이제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이라는 존재는 여전히 미개한 존재, 남성들의 소유물 취급을 받고 있다. 과학으로 인간이 인종과 성별 상관없이 그 지적 능력에 별 차이가 없음이 밝혀져도 여전히 백인은 흑인보다 더 우월한 취급을 받는다. 어느 백인 우월주의자의 피에서 그의 조상이 아프리카 흑인이었음이 밝혀진 사례도 전혀 놀라울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피부색을 이유로 스스로가 더 위대한 백인 남성이라고 생각할 터이다. 과학적 이유와는 하등 상관없이 말이다.

인간은 저마다 각기 거울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거울은 스스로 보고싶고, 믿고싶어하는 것만을 비춘다.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알 수 없으며 자신의 거울만을 평생 들여다보면서 그것이 진실의 다 인줄 알고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 다른 거울이 있다. 바로 과학이라는, 현상이라는 거울이다. 그 거울은 나만 비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비춘다. 그리고 과감없이, 그 어떤 필터도 사용하지 않고 모든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불편하다. 스스로 원하지 않는 것까지 우리는 봐야한다. 그리고 그 고통의 순간을 감내해야한다. 그렇게 해야 거울 속의 세계 너머로 갈 수가 있다.

아직도 지구 온난화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매년 지구는 더워지고, 저개발국에서는 해마다 이상 기온으로 인한 침수로 고통을 받고 있다. 오염된 물의 물고기는 떼로 죽어가고, 바다 심해에 살던 물고기가 해안가로 떠밀려 오기도 한다. 북극곰의 종말을 이제는 누구나 알고있지만 녹는 빙하를 멈출 근본적인 대책은 없다.

칼 세이건이 걱정했던 과학이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 지나친 계발속도를 가중화하는 것... 아니면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때이다. 이제 과학은 인류가 아니라 지구를 위한 과학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지구 생명체들을 위한 과학으로 다시 어둠 속의 촛불이 되어주길... 바라고 또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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