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전 시집 : 카페 프란스 - 윤동주가 사랑하고 존경한 시인 전 시집
정지용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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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의 시를 읽으면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다시 피어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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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의 살인 첩혈쌍녀
아라키 아카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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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어떤 이야기에 열광하는지 왠지 이 작가는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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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나무를 찾아서 - 숲속의 우드 와이드 웹
수잔 시마드 지음, 김다히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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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나무를 찾아서』​​

수잔 시마드 (지음) | 김다히 (옮김) | 사이언스북스 (펴냄)

얼마 전에 기후 위기 협약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되었다. 환경에 대한 생각이 더 진보해도 부족할 판에 일부 나라의 외교적 노력?으로 말미암아 오히려 퇴보 위기로 나아갔다는 기사였다. 지금 당장이라도 탄소 배출을 낮추고 자연친화적인 에너지를 소비해도 지구 멸망의 시간을 돌이킬 수 없는데 화석연료는 계속 활활 타오르고 있고, 정부 정책은 오히려 반대로만 가는 현실이니 개탄스럽다. 책 서문을 읽어보면 저자는 인간의 선한 방향성을 믿는 듯하지만 왜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저자 수잔 시마드는 캐나다의 삼림 생태학 교수로 그녀의 집안은 태생부터 나무와 깊이 연관되어 있었다. 그녀는 나무에 바탕을 두고 자연을 이야기하고 그 네트워크를 이야기하지만 인간시대의 네트워크는 자연과는 달라서 오히려 스스로를 살리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어떻게 하면 더 빨리 죽일 것인가에 대한 몰두를 골몰히 하는 것 같다.

저자는 숲에 나무가 단순히 모여있다는 것 이상에 대한 의미를 탐구하고 그 의의를 찾아냈다. 모든 나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스스로의 빛을 발하며 그녀가 발견한 어머니 나무의 가르침과 토대 아래서 성장하고 숲이라는 전체적인 공간이 구성된다는 것이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하는 산림에 대한 벌목 등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나무들은 땅속 경로 체계로 연결되어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서로에게 의존한다. 그 경로, 즉 땅속 경로를 통한 진균 네트워크는 인간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어머니 나무는 어린 나무를 일어서게 하고 배우게 하고 가르친다. 즉, 오래되고 큰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뿌리 아래에서는 얼마나 대단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말이다.

저자가 한 챕터에서 메리 시간을 언급했다. 메리 시간이란 크림을 탄 커피를 마시고 등산 계획을 짜기 위해 지도를 샅샅이 살핀 후 느긋하게 출발하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저자 스스로가 매우 서두르는 것에 익숙해서 스스로 메리네 정원을 모티브로 이런 시간을 정해놓은 것 같다. 그녀와 메리와의 관계도 흥미롭고, 나누는 대화들 속에서 여러 나무들이 나오고 나무가 겪는 병들이 나온다. 그리고 어머니 나무에 대한 이야기까지... 모든 이야기들이 흥미로웠다. 어머니 나무, 즉 숲에서 가장 크고 제일 오래된 나무들이 죽어갈 때 어떤 일들이 주변에서 벌어지는지, 또한 죽어가는 나무들이 새로 유입되는 종과의 연결과 소통, 기후 온난화로 인해 나무들이 그들의 유전에 맞게 새로운 장소로 어떻게 퍼지는지, 1년에 기록적인 속도로 나무가 이동할 것이라는 것 등 책 속에 모든 것은 내가 알지도 못하고 전혀 관심도 없었던 나무와 숲이라는 공간으로 나를 이끌었다.

아무 한국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숲이 주는 공간의 편안함을 말이다. 해마다 가을만 되면 등산복을 입고 산을 찾아 단풍 구경에 열을 올리는 것은 한국인 따라갈 민족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만일 이 숲이라는 공간이 무한의 공간이 아니라 언젠가는 허물어질 유한의 공간이라면 우리는 지금이라도 숲의 소리에, 나무의 소리에 귀 기울여하지 않을까...... .

내 주변의 숲속을 돌아보게 된다. 그 숲을 일으키고 살게 하고 먹여서 키우는 어머니 나무를 만나보고싶다. 아...... 나도 저자처럼 메리 시간을 보낸 후 적절한 시간에 가벼운 마음으로 어머니 나무를 찾아가야지.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동안 너무 몰라서 미안했다고 ... 모두가 다 살아가는구나...... . 참 아름답구나...... . 나무가 인간을 구원할 수도 있구나...... . 나만의 어머니 나무를 만나고 싶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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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과 살인귀
구와가키 아유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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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과 살인귀』​​

구와가키 아유 (지음) |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 (펴냄)​

난 놀랐다. [너를 벨 날을 기다렸어]가 적힌 책의 띠지를 열었을 때, 왜 그녀의 입이 가려져있을까? 그리고 결국 그 띠지를 열었을 때... 뭔가가 없을 때...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잔뜩 치켜올려진 목, 무언가 자연스럽지 못하다. [레몬과 살인귀]라는 다소 이질적인 제목이 말하는 상황은 무언인지.. 모든 것이 낯설고 궁금한 기분이 들었다.

주인공인 고바야시 미오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다. 그녀에게 마스크는 해방이다. 바로 그녀의 고르지 못한 치열, 빠져서 흉측한 치아를 가릴 수 있게 해주는 비밀 무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자신과 거의 똑같이 생긴 여동생이 있다. 같은 아픔을 공유한 사이인 여동생... 고바야시 미오의 아버지는 어느 날 묻지 마 살인사건의 희생양이 된다. 가해자는 겨우 열네 살의 소년인 사가미 쇼... 잘나가던 양식당을 운영하던 고바야시 미오의 아버지는 어느 날 사가미에 의해 칼로 베어진다. 사가미는 쓰레기 같은 인간을 죽였다고 말한다. 과연 그와 미오의 아버지는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사가미 쇼에게 내려진 형벌은 십 년의 감옥생활이다. 그 후 그는 출소했고 행방은 묘연해졌다. 그리고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바로 하나뿐인 여동생이자 보험설계사였던 히나의 죽음이다. 그녀는 어느 날 산속에서 끔찍하게 여러 번 칼로 찔린 시체로 발견된다. 고바야시 미오에게 향하던 동정의 시선도 잠깐이었고, 언론은 히나의 과거 남자친구가 석연치 않게 죽음에 이르렀고 이는 보험금을 노린 사건이라 보도했다. 순식간에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형국이었다. 동생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미오는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행동에 나서게 된다. 동생만은 아니라는 생각과 동시에 말이다. 절대적 신뢰는 이런 것일까? 그리고 미오에게 도움을 주고자 나타나는 저널리스트 지망생인 나기사 조타로와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 사이에 또 그녀에게 봉사 일자리를 제안하는 청년 기리야마까지.... 과연 고바야시 미오에게 감춰진 일들은 무엇이고, 그녀는 동생의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

책은 1부와 2부로 나눠져있으며 소설은 독자의 예측을 조롱이라도 하는 듯 허를 찌르는 반전을 보여준다. 과연 절대적인 선은 존재하는가? 양면적인 인간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인간은 누구나 먹고산다. 자신이 먹고 있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오늘 저녁밥상에 불고기와 생선조림과 김치 등이 올라왔다고 하자. 그 불고기가 밥상에 오르기까지 누구는 돼지를 키웠을 것이고, 누구는 그 돼지를 죽였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는 그것을 보기 좋게 손질했을 것이다. 생선조림 또한 마찬가지이다. 누구는 바다로 나아가 그물을 던져서 팔닥 거리는 살아있는 물고기를 낚았을 것이고, 죽였을 것이고, 손질했을 것이다. 삶과 죽음... 그렇다. 밥상 머리에도 삶과 죽음이 존재한다. 그것도 명확하게 말이다. 그리고 [레몬과 살인귀]에서 우리는 과연 누가 살인귀인지 의문을 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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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의 파수꾼 이판사판
신카와 호타테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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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의 파수꾼』​​

신카와 호타테 (지음) |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펴냄)​

책을 먼저 읽기 전에 편집자의 후기를 먼저 읽어보았다. 초반에 개인적인 일화부터 작가 본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판사판 시리즈(공정의 파수꾼은 이 시리즈 중 여섯 번째이다)에 대해서까지 아주 재미있게 서술되어 있었다. 특히 작가인 신카와 호타테의 영민함과 유쾌함은 앞으로 그녀의 신간들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감도 심어 주었다. 작가가 되기 위해 그녀는 여러 가지를 경험했다. 그녀의 초기의 꿈은 변함없이 작가였다고 한다. 그러나 작가의 현실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기도 보장되기에 아주 유명한 작가가 되지 않고서는 시급한 경제적 문제부터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도전한 것이 바로 변호사 시험... 그녀는 도쿄대 법대, 사법고시 패스로 변호사 개업, 마작 기사 등을 거쳐 작가로서의 꿈을 이뤘다. 그 어떤 일이든지 글쓰기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음에 틀림없다. 그녀는 3년 차 작가지만 작가 생활을 베테랑 작가 못지않게 즐기는 중이다. 소설을 침대에서 쓴다니... ㅎㅎ 그만큼 이야기 짓기에 타고난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신카와 호타테가 말하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상을 공략하기 위한 방법들은 나름 지금도 유용하고 흥미가 있는데 첫째로 캐릭터를 세우고 둘째로 화려하게 (직업이든, 스토리든) 써야 하며 세 번째로는 매력적인 수수께끼를 던져야 하고 새로운 소재나 설정이 필요하며 마지막으로 현대적인 테마, 예를 들어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주제를 던지는 것이다. 지금 나오는 이슈로는 학교폭력, 동성애, 가스라이팅 등등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신카와의 책 [공정의 파수꾼]은 그녀가 말한 모든 것이 다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아무도 관심을 안 갔던, 아니 그들의 삶에 대해서 잘 몰랐던 직업군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관을 등장시킨 것, 누구나가 한 번쯤은 들여다보고 관심을 필히 가질만한 웨딩에 대해서 나름 추리소설을 방식을 빌려서 썼다는 것, 그 속에 그저 통속적으로 여겨질 만한 것을 넘어서서 공정을 이야기하고 한 번쯤 누구나 고민해 볼 만한 화두를 던졌다는 점... 그 모든 면에서 신카와는 자신이 말한 작업을 누구보다 충실히 이해하고 활용한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요즘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말 중에 카르텔이라는 단어가 있다. 카르텔의 사전적 정의는 동일 업종의 기업들이 서로 모여 경쟁의 한계를 설정하거나 또는 완화를 목적으로 가격, 생산량 등을 정하는 것에 대해 협정을 맺는 것이라고 한다. 자유시장경제체제에서는 이는 명백한 법률 위반이기에 이러한 담합은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웨딩업체의 카르텔을 다루고 있다. 도치기 현 s 시에 있는 s 클래시컬, 온센고 s, 호텔 아마사에 s 이 세 곳에서 웨딩 가격을 올리고 있는데 이는 매년 똑같은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으로 재직 중인 시로쿠마는 이제 5년 차인 심사관이다. 시로쿠마가 s 클래시컬 호텔에 찾아갔을 때 그 호텔의 사장 안도 마사오에 대한 살인미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그 호텔에서 목격된 사람은 바로 호텔 아마사에 s 전무이자 창업주 일가인 아마사와 운카이 였다. 우연치 않게 시로쿠마의 눈에 칼을 가지고있던 용의자의 모습이 목격되고 그를 제압하게 된다. 탐문 결과 용의자는 호텔 아마사에 s의 납품업체와 관계된 이었고 이로 인해 과도하게 하청 업계에 휘두르는 갑질이 밝혀지게 된다.

과연 이것으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수 있을까? 시로쿠마는 과연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 거기다가 공정위 조사를 거부한 운카이는 꽃 가게 업체가 담합으로 호텔 거래를 제한하고 신규 참여 업체를 배제한다고 공공연하게 밝히게 된다.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웨딩 요금이 비싸서 결혼을 못 한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뼈빠지게 일해봤자 내 집 마련 하나 못하는 현실이 결혼을 발목 잡고 미래를 어둡게 한다. 그래서 각자도생이란 말이 나왔나 보다. 아파트 한 채가 십억이 호가하는 비현실적인 나라에서 과연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혹시 아파트값도 거대한 카르텔 안에 있는 것은 아닌지 싶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 시로쿠마같은 인물이 대한민국에 있다면 이를 꼭 밝혀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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