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의 파수꾼』
신카와 호타테 (지음) |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펴냄)
책을 먼저 읽기 전에 편집자의 후기를 먼저 읽어보았다. 초반에 개인적인 일화부터 작가 본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판사판 시리즈(공정의 파수꾼은 이 시리즈 중 여섯 번째이다)에 대해서까지 아주 재미있게 서술되어 있었다. 특히 작가인 신카와 호타테의 영민함과 유쾌함은 앞으로 그녀의 신간들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감도 심어 주었다. 작가가 되기 위해 그녀는 여러 가지를 경험했다. 그녀의 초기의 꿈은 변함없이 작가였다고 한다. 그러나 작가의 현실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기도 보장되기에 아주 유명한 작가가 되지 않고서는 시급한 경제적 문제부터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도전한 것이 바로 변호사 시험... 그녀는 도쿄대 법대, 사법고시 패스로 변호사 개업, 마작 기사 등을 거쳐 작가로서의 꿈을 이뤘다. 그 어떤 일이든지 글쓰기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음에 틀림없다. 그녀는 3년 차 작가지만 작가 생활을 베테랑 작가 못지않게 즐기는 중이다. 소설을 침대에서 쓴다니... ㅎㅎ 그만큼 이야기 짓기에 타고난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신카와 호타테가 말하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상을 공략하기 위한 방법들은 나름 지금도 유용하고 흥미가 있는데 첫째로 캐릭터를 세우고 둘째로 화려하게 (직업이든, 스토리든) 써야 하며 세 번째로는 매력적인 수수께끼를 던져야 하고 새로운 소재나 설정이 필요하며 마지막으로 현대적인 테마, 예를 들어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주제를 던지는 것이다. 지금 나오는 이슈로는 학교폭력, 동성애, 가스라이팅 등등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신카와의 책 [공정의 파수꾼]은 그녀가 말한 모든 것이 다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아무도 관심을 안 갔던, 아니 그들의 삶에 대해서 잘 몰랐던 직업군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관을 등장시킨 것, 누구나가 한 번쯤은 들여다보고 관심을 필히 가질만한 웨딩에 대해서 나름 추리소설을 방식을 빌려서 썼다는 것, 그 속에 그저 통속적으로 여겨질 만한 것을 넘어서서 공정을 이야기하고 한 번쯤 누구나 고민해 볼 만한 화두를 던졌다는 점... 그 모든 면에서 신카와는 자신이 말한 작업을 누구보다 충실히 이해하고 활용한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요즘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말 중에 카르텔이라는 단어가 있다. 카르텔의 사전적 정의는 동일 업종의 기업들이 서로 모여 경쟁의 한계를 설정하거나 또는 완화를 목적으로 가격, 생산량 등을 정하는 것에 대해 협정을 맺는 것이라고 한다. 자유시장경제체제에서는 이는 명백한 법률 위반이기에 이러한 담합은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웨딩업체의 카르텔을 다루고 있다. 도치기 현 s 시에 있는 s 클래시컬, 온센고 s, 호텔 아마사에 s 이 세 곳에서 웨딩 가격을 올리고 있는데 이는 매년 똑같은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으로 재직 중인 시로쿠마는 이제 5년 차인 심사관이다. 시로쿠마가 s 클래시컬 호텔에 찾아갔을 때 그 호텔의 사장 안도 마사오에 대한 살인미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그 호텔에서 목격된 사람은 바로 호텔 아마사에 s 전무이자 창업주 일가인 아마사와 운카이 였다. 우연치 않게 시로쿠마의 눈에 칼을 가지고있던 용의자의 모습이 목격되고 그를 제압하게 된다. 탐문 결과 용의자는 호텔 아마사에 s의 납품업체와 관계된 이었고 이로 인해 과도하게 하청 업계에 휘두르는 갑질이 밝혀지게 된다.
과연 이것으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수 있을까? 시로쿠마는 과연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 거기다가 공정위 조사를 거부한 운카이는 꽃 가게 업체가 담합으로 호텔 거래를 제한하고 신규 참여 업체를 배제한다고 공공연하게 밝히게 된다.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웨딩 요금이 비싸서 결혼을 못 한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뼈빠지게 일해봤자 내 집 마련 하나 못하는 현실이 결혼을 발목 잡고 미래를 어둡게 한다. 그래서 각자도생이란 말이 나왔나 보다. 아파트 한 채가 십억이 호가하는 비현실적인 나라에서 과연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혹시 아파트값도 거대한 카르텔 안에 있는 것은 아닌지 싶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 시로쿠마같은 인물이 대한민국에 있다면 이를 꼭 밝혀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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