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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신부 2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7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평점 :
나에게는 참 이상한 습성이 있다. 바로 보고 싶은 것을 미루는 것이다. 사고 싶은 것은 바로 사는 편인데.. 영화나 책, 음악 등등 진짜로 듣고 싶고, 읽고 싶고, 보고 싶은 것들은 미룬다. 최근 그렇게 미루다가 보게 된 영화가 있다. 바로 [드라이브 마이 카]란 영화이다. 그 영화에는 바니 아저씨라는 체홉의 희극이 중요하게 등장하는 데 거기에는 이런 대사가 있다. 아마도 이런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신의 어둠과 고통을 그저 받아들이고 살아가라는 것...
왠지 이 책을 보고 그 영화가 생각났다. 우리는 저마다 어두움이 있다. 그리고 고통이 있다. 아마도 토니, 캐리스, 로즈 역시 그러했을 것이다. 보통 고통의 실체는 뭉뚱그려지게 마련인데 소설에서 그것은 형체가 있다. 그리고 너무도 분명하게 악으로 존재한다. 작가는 그 존재를 지니아로 독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영혼까지 갉아먹는 그녀를 세 인물은 어찌 되었든 받아들이고 견딘다. 그리고 후에도 여전히 그 존재를 기억한다.
어쩌면 인생도 이와 같지 않을까? 그저 기억하고 받아들이는 것. 인생이란 어찌해야된거나, 사람마다 이래야한다거나..등 등 . 이해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이해의 영역이 아닌 것이다. 그저 받아들임의 영역이다. 사는 것 역시 왜 사냐고 물어보는 이해의 영역이 아니다. 그저 태어남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결국 결혼할 신부라고 생각했지만 그 결혼의 끝은 죽음이었음을 말하는 독일 동화처럼.. 인생 역시 축복이라고 말하지만 아무도 처음부터 그 고통을 말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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