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상회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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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상회』​​

유키 하루오 (지음) |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 (펴냄)

유키 하루오는 과연 어떤 작가일까? 그의 작품 [방주]에서 처음 글을 접할 수 있었다. 이번에 나온 [교수 상회]는 젊은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방대한 분량의 장편을 데뷔작으로 선택하고, 그리고 시대적 배경 역시 현대가 아니라 다이쇼 시대이다. 미야베 미유키 작가도 시대적 배경을 과거로 잡고 소설을 쓰면서 그 시절을 되살려 주는 정서에 한몫을 하는데 비교적 젊은 나이인 93년생 작가가 이런 시대적 배경을 쓰고자 할 때는 얼마나 공부를 많이 했을지 짐작이 간다. 왠지 경험하지 못한 시절에는 향수가 있다. 좋았던 시절이든 그렇지 않고 혹독한 시절이든 상관이 없다. 그저 옛 시절은 이제 다시 오지 못할 걸을 알기에 느껴지는 감정일 뿐이다. 이런 시대감을 느낄 수 있는 소설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한국 소설도 마찬가지이다. 앞으로 점점 시대극을 쓰기는 세월이 가면서 힘들어질 테니까 말이다.

이번 소설에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바로 무라야마 고도 박사에 대한 사건 의뢰를 그 자신의 집을 턴 도둑 하스노에게 의뢰한 점이다. 도둑에게 죽음의 미스터리를 풀어줄 탐정 일을 부탁하다니... 그런 미나카미 부인의 결단력과 어찌 보면 현명함이 몹시 본 적이 없는 캐릭터 같다는 생각이다. 고도 박사의 살인에 이어지는 용의자들... 그리고 자택 정원에 유기한 대범함... 그 속에 무정부주의자들의 단체인 비밀 결사대 교수 상회가 존재한다는 단서를 얻게 된다. 과연 교수 상회란 어떤 조직일까?

예전 일본에서 그런 유의 단체가 존재했고 일본 다이쇼 시대에 대표적인 무정부주의자였던 오스기 사카에 역시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 역시 무정부주의 운동이 활발히 일어났고 아나키즘이라 불렸다. 사회의 정화 시스템을 믿지 않고 국가가 정당하게 권력을 가지지 않고 사유하려 든다고 믿으며 국가의 순기능을 인정하지 못하는 시대에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자율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그것 역시 오류가 있는 것을 지금 현시대에 역사를 돌아보면 알 수 있다.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일본 다이쇼 시대를 공부해 보고 싶다. 컬트 종교를 믿는 집안 분위기의 특성으로 책 속으로 빠져들었던 유키 하루오... 아마 그의 이런 시대물에 대한 필력은 그때부터 시작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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