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시집,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김소월 지음 / 스타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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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김소월 (지음) | 스타북스 (펴냄)

날이 풀렸다. 물론 아직 바람은 찬 듯하지만 꽃 망울이 고개를 들고, 벌써 개나리 가지 중 몇 몇은 노랗게 색을 입었다. 김소월은 왠지 이름에서 느껴지듯 봄의 시인같다. 그리고 대표적인 시들을 보아도 서정적이고 한스러움이 묻어나는 시어들이 그득하니 그의 현실의 삶도 왠지 서정적이려니 싶었다. 하지만 나는 잘 알지 못했다. 그토록 혹독한 세월을 온 몸으로 맞서서 싸운 시인의 삶이라니... 더군다나 경제적으로 힘들고 하는 일마다 안되는 상황을 맞이했던 시인... 아버지는 일본인의 심한 매질로 인한 정신이상자가 되고 그로 인해 소월에게만 온전히 의지했던 어머니... 시인의 돌파구는 그저 하얀 종잇장에 시구를 적는 것 뿐이었을 것이다.

요즘 들어 나라 잃은 땅에 사는 시인의 마음에 대해 생각한다. 본래의 성정이 섬세한 사람은 이런 세상에서 과연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가까운 문우의 요절을 지켜보고 아끼던 친구의 자살을 목도한다면 말이다. 아마 희망없는 세상에서 희망 찾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봄이 없는 세상에서 끊없이 봄을 외치는 것... 소월의 삶을 다시금 생각하고 그의 시를 읽으니 예전과는 다르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시인은 이제는 더 이상 밥과 돈을 걱정하지 않겠지. 마음껏 시를 쓰겠지. 하지만 시인이 사는 그곳운 이제 더 이상 시가 필요없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시란 오히려 밥과 돈이 궁할때 나오는 법이기도 하지. 그래서 우리는 김소월을 만난지도 모르겠다. 시인의 입장에서는 몹시도 슬픈 일이겠지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다고 한 시인의 말이 가슴이 아프다. 십자길 한복판에 서 있어도 어디로 갈 지 모르는 심정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김소월은 1902년도에 태어나서 1934년도에 유명을 달리했다. 참으로 짧은 생애다. 이제 내 나이가 그의 나이를 훌쩍 넘겼음에도 길을 찾을 수 없음은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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