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전 시집 : 카페 프란스 - 윤동주가 사랑하고 존경한 시인 전 시집
정지용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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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전 시집 - 카페 프란스』​​

정지용 (지음) | 스타북스 (펴냄)

지금까지 내가 가장 오해한 시인이 있다면 그중 한 명은 아마 정지용 시인이리라... 왠지 정지용 시인은 [향수] 속에 갇혀있었고, 그 속에서 너무 나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시집에서 풍겨 나오는 이미지는 무척이나 젊고 세련된 느낌이다. 오히려 도회적인 느낌이랄까...

대체로 배우들이 그런 고민들을 한다고 한다. 한 작품이 너무 강렬하면 그 다음의 작품 선택이 너무 어렵다고 말이다. 한결같이 그 전작을 모방한 캐릭터들이 주를 이룬다고 고민한다고 한다.

어쩌면 나에게 정지용 시인이란 그 고민하는 배우들 가운데 하나일 듯하다. 향수라는 너무도 강력한 시에서 갇혀있었던 시인... 그의 모든 시들을 알면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을 텐데... 대체로 하나만 아는 것이 문제일 듯싶다.

정지용 시인은 서정주, 이용악과 함께 한국 시단의 천재로 불리던 오장환의 스승이기도 하고 구인회를 결성하기도 한 장본인이다. 그리고 청록파의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과 윤동주, 그리고 이상은 모두 그의 추천을 받은 시인이기도 하다. (내가 사랑하는 시인 둘이나 있다. 윤동주 시인과 이상...ㅎㅎ) 그의 안목은 역시나 탁월했고 천재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가톨릭 청년]이라는 곳의 편집 고문으로 있으면서 이상의 시를 실어 등단 시켰다고 한다. 여기에 얽힌 일화는 참 많은데 그가 이상의 시를 발표하자마자 곳곳에서 항의 전화 와 편지가 줄을 이었다고 한다. 이상의 오감도는 지금 관점에서 보면 꽤나 모더니즘의 정점에 서 있는 작품이었지만 그 시대 사람들의 눈에는 참 이상하고 요상한 시였음이 분명했고 이해하는 자는 극히 드물었던 듯하다. 결국 오감도는 마지막까지 연재하지 못하고 중간에 끝을 맺는다. 새로운 시대가 태동하는 시기에 살고 있었음에도 문화는 그보다 더 앞서가서 그것을 따라가는 사람들의 속도는 더디었던 시대...

정지용 시인은 또한 [경향신문] 주간 시절 윤동주의 유고 <쉽게 쓰인 시>를 실어주기도 했으며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시문을 써주기도 하였다. 그에 대한 평가는 역사적 진실과 더불어서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꽤 오랫동안 그의 작품은 출간되지 못했다. 겨우 1982년 유족과 원로 문인, 학계 등지에서 진정서 등을 제출하였지만 당시에는 월북, 납북 작가라는 이유로 해금되지 못하고 1988년 7월 19일 해금 조치와 더불어서 그의 모든 작품이 공개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시인은 시로 평가되어야 한다. 그의 시 한편 한편을 읽으니 그 속에는 모든 것이 다 담겨있는 듯하다. 자연과 경이, 이국적 정서와 신비, 그리고 신앙심 등.... 아마 그래서 그의 시들을 많은 문인들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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