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 12 : 오이디푸스 안티고네 에피고오니 - 정재승 추천, 뇌과학을 중심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12가지 키워드로 신화읽기 그리스·로마 신화 12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정재승 추천 / 파랑새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리스 로마 신화 12』​​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 (지음) | 파랑새 (펴냄)​

큰 어른이란 무엇인가? 요즘 생각하는 단어이다. 이 세상에 어른이란 존재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어른은 꼰대인가? 아니면 그저 간섭하고 귀찮게 하는 존재인가? 항간에 화재가 되는 [어른 김장하]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아... 진정한 어른이란 이래서 어른이구나. 하는 어떤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어른이란 타이틀은 나이가 먹는다고, 몸집이 커진다고 저절로 얻게 되는 타이틀이 아니다. 어른이란 단어는 무척 크고도 고귀하다.

여기 어른이 되고자 했으나 되지 못하고 끝내는 자신의 자식까지 불우한 운명에 처하게 한 인물이 나온다. 바로 오이디푸스의 생물학적 아버지인 라이오스이다. 그는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한 청년이 죽음에 이르자 그의 아버지로부터 끔찍한 저주를 듣게 된다. 물론 이 말은 그의 머릿속에서 무시되었지만 아폴론의 사제에 의해서 자신에게 닥쳐오고 있는 운명의 예언을 듣고는 무서워서 떨게 된다. 내 생각엔 이 또한 어리석은 자의 모습이다. 불우한 운명의 예언에 소극적인 대응... 그것은 바로 그의 아들을 맹수에게 던져주는 것이었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자, 어른이 되지 못한 자의 대처인가? 그가 잘못된 운명의 수레바퀴를 그때라도 멈췄으면, 진실로 용서하는 마음으로 참회하고 인생 후반전을 맞이했다면 과연 오이디푸스의 운명이 그 지경에 이르렀을까? 라이오스에서 그의 아내 이오카스테, 그리고 오이디푸스로 이어져내려오는 카르마는 실로 복잡하고도 무섭고 처참하다.

독립이란 바로 한 어른으로 우뚝 서는 모습이다. 내 생각엔 신탁에 대해서도 독립적인 마음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한다. 무조건 신탁을 두려워하고 벌벌 떠는 모습은 어리석은 인간의 모습이다. 그 어떠한 무섭고도 두려운 신탁이 와도 내가 한 어른이 되어서 내 가정을 지키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 심지어 대결자가 인간이 아닌 신의 모습이라도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의지... 등등이 필요하지 않을까?

세상에 과연 진정한 어른이 있을까? 가짜 소문에 벌벌 떨고, 있지도 않는 그 무엇을 만들어내고, 서로 서로 귓속말로 이야기를 수군대면서 자신의 안경으로만 세상을 보고 판단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있지도 않은 괴물을 만들어내고, 기꺼이 스스로 괴물이 되기를 서슴지 않아 한다. 여기 라이오스처럼 말이다.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의 운명은 인간이라면 감내하기 힘든 고통이었다. 특히 안티고네는 그녀 스스로의 의지로 행동하고 옳은 일을 했지만 그녀에게 가해진 형벌은 너무도 끔찍했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기꺼이 해낸 자의 결말이 비극으로 끝난다고 해서 그 삶이 실패인 걸까? 비극 또한 생의 한 모습이고 그 모습으로 생의 모든 면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 의지, 그 정의는 살아있다. 그리고 안티고네는 그 의지로 인해 그녀 스스로 어른임을 입증했다. 그녀는 진정으로 독립된 인간이었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