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세계문학 첫 문장 111
열린책들 편집부 지음 / 열린책들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열린책들 세계문학 첫 문장 111』​​

열린책들 편집부 (지음) | 열린책들 (펴냄)​

책을 고르는 방식은 참 여러 가지인데 한 유튜버는 책을 고를 때 내키는 대로 한 지점을 임의로 펴서 그 부분을 읽어본다고 한다. 그 후 그 읽은 부분이 마음에 들면 기꺼이 구매를 한다고 한다. 이번 책은 첫 문장 모음이라 나도 두근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나에게 올 첫 문장을 점쳐보았다. 과연 어떤 문장이 내 마음에 와닿을까? 그리고 그 문장이 실린 문학작품을 아직 읽기 전이라면 꼭 읽어보리라 다짐을 했다. 눈을 감고 아무 부분이나 펼쳤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첫 문장은 이러했다.

[본 기록의 대상이 되는 기이한 사건들은 194X년 오랑에서 일어났다.] 분명 세계문학의 첫 문장일 것이다. 하지만 그 문장을 보고도 제목이 떠오르지 않았다. 앗, 제목은 바로 페스트였다. 분명 난 이 작품을 여러 번 읽었는데... 첫 문장이 무척 생소했다. 그 문장만 보고도 책장은 이미 여러 장 넘겨졌을 것이다. 기이한 사건들이라니... 아마 난 첫 문장의 효력을 이미 페스트에서 느낀 것이다. 첫 문장은 비단 첫 줄의 의미가 아니었다. 그것은 많은 페이지 수, 어쩌면 책 한 권 모두가 담길만한 위력의 문장이었다.

이런 식으로 제목을 유추해 보는 것은 재미있었다. 혹여 나중에 독서모임을 한다면 이 책 한 권으로 여러 가지 퀴즈를 풀면서 파티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정말 꼭 연말에 독서모임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싶다.)

아직 내게는 세계문학 완독은 머나먼 숙제이다. 읽었나 싶으면 다시 새로워지는 마성의 활자가 바로 세계문학의 활자이다. 세월에 따라 그 느낌이 이렇게 달라지는 부분은 아마 오랜 시절 살아남은 책만이 지닌, 일명 고전의 매력인 것이다.

이 첫문장을 쓸때 작가는 아마 알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이 쓴 첫 문장이 위대한 문학작품의 시작이리라는 것을 말이다. 변방의 이름 모를 소녀로 혹은 소년에게로 심어질 마음씨가 될 거라는 것을... 이 문학작품들이 앞으로 많은 문학청소년들을 낳을 것이기에 말이다.

첫 문장들을 차근차근 읽어보니, 그대로 문학의 물결이 파도쳐 들어오는 듯하다. 그 문장들은 살아서 거대한 해일되었다. 위대한 문학의 시작을 알려주었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