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와 함께하는 명화 속 티타임 - 17세기부터 19세기 빅토리아 시대까지, 홍차 문화를 한눈에 보다!
Cha Tea 홍차 교실 지음, 박지영 옮김 / 북드림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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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와 함께하는 명화 속 티타임』​​

Cha Tea 홍차교실 (지음) | 박지영 (옮김) | 북드림 (펴냄)​

차향이 일렁이는 머그컵을 내 앞에 두고 있는 지금 난 잠시 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다양한 커피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차 역시 아직은 선택지가 많다. 홍차의 세계는 너무도 다양하고 이쁜 찻잔은 나에게 어서 지갑을 열라고 부추기는 듯하다. 내가 홍차에 대해 알게 된 계기는 대학교 1학년을 마친 어느 날 여행지에서다. 우연히 들어간 상점에서 다양한 종류의 차를 파는 것을 보았다. 아마 내가 그 상점을 들어간 것도 달큼한 향기에 이끌려서 였으니 그 향은 차 향이었으리라... 생각보다 차의 종류는 너무도 다양했다. 말린 꽃잎 등을 넣기도 하고 열매들로 차의 맛과 향을 한껏 끌어올린 홍차들도 있었다. 녹차와 홍차와 우롱차 등등 모두가 같은 찻잎에서 나왔다는 사실 역시 그때 알게 되었다. 발효 정도에 따라서 각각의 이름이 다를 뿐인 것이라는 것도.

이번에 참 아름다운 책이 내 곁에 도착했다. 명화와 함께 그 시절의 차 문화 속으로 빠져보는 시간들은 차의 향기만큼이나 황홀했고 다채로운 경험이었다. 특히 차에 대해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된 것,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차에 관련된 사물을 알아보는 것은 몹시도 흥미로웠다. 예전에는 차를 접시에 따라서 마셨다는 것, 그리고 드로잉 룸이란 것도 말이다. 드로잉 룸이란 주방과는 별도로 다회를 위해 따로 제작된 룸이다. 드로잉 룸에서 사람들은 차를 즐기고 다과를 하고, 바느질이나 편지 등을 읽기도 했다. 왠지 오늘날의 거실의 느낌이긴 하지만 드로잉 룸에서 주인은 차임이 분명하다.

책을 통해 처음 접한 단어인 티 클리퍼... 이는 오로지 차만을 위한 쾌속 범선을 의미한다. 1651년 차 무역은 그 당시 영국 동인도 회사가 독점하므로 속도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지만 점점 독점권이 무너진다. 중국에서 생산된 차가 영국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약 1년 반이나 걸렸다. 1849년 항해 조례는 폐지된다. 그 후 미국에서 만든 티 클리퍼가 97일이라는 속도로 런던에 도착하고 사람들은 황홀하고도 향기가 진한 신선한 차 맛에 눈을 뜬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티 클리퍼가 만들어졌다.

티케틀이란 단어도 내겐 생소했는데 티케틀이란 끓인 물을 보관하거나 다시 한번 끓일 때 사용되는 도구이다. 티케틀은 삼각대가 붙은 전용 스탠드에 올려두고 아래는 알코올램프를 두었다. 반짝이는 은제 티케틀과 그 주위를 장식하고 있는 다양한 티 세트들은 그림으로만 보아도 몹시 화려해 보였다.

티포트, 슈거 볼, 밀크 피처 등의 3종 세트를 일명 티 서비스라고 말한다. 여기에 티케틀이나 워터 저그를 포함시키기도 하지만 말이다. 자기의 취향이 반영된 티 서비스를 갖춰놓고 티를 즐기는 행위는 넓은 의미로는 문화적 영역에 좁은 의미로는 취향적 영역에 속하는 것 같다. 참으로 고급스럽고도 개인적인 취향같다. (스스로도 이런 류의 취향을 향유하고 싶은 기분도 들고...)

홍차의 세계를 알고 나니 몹시도 찻잎을 우리고 싶다. 지금은 티백이라는 도구로 인해 번거로운 작업 없이 차를 마실 수 있지만 가끔은 모든 행위들이 예술이 되는 다도의 세상이 궁금해지기도 하다. 앞으로 기후 위기로 인해 커피 생산은 점점 제한적이 될 거라고 한다. 슬픈 현실이지만 아무래도 차의 인기는 점점 더 높아질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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