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박영원 옮김 / 새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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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에드거 앨런 포 (지음) | 박영원 (옮김) | 새움출판사 (펴냄)

어릴 적 나는 고양이 보다 항상 개가 좋다라고 생각했다. 고양이는 왠지 가까이할 수 없는 동물이랄까? 뭔가 이기적이고, 혼자만 아는 뭐, 그런 식으로 생각되었다. 아마 난 철저히 책 속에서 부정적으로 그려진 고양이들의 이미지에 속은 것이리라...... . 지금은 한 고양이의 집사로 살아가고 있으니, 그동안 고양이에 대해서 몰랐던 어린 시절이 약간은 억울하다고나 할까? 그렇게 느껴졌다.

나에게 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심어준 한 책이 있다면 바로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이다. 아주 어린 시절에 이 책 내용을 알게 됐는데, 마음이 심약한 지라 벽만 보면 왠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 이 들기도 했다. 물론 난 공포물을 아주 좋아하는 아이였다. 단, 무서워하면서 좋아하는 아이란 점이 함정이었다. 왜 있지 않은가? 전설의 고향 같은 대놓고 무서운 드라마를 볼 때 이불을 뒤집어쓰고 보는 사람같은...ㅎㅎ (전설의 고향하니까.. 나이가 엄청 많이 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을 모르는 사람이 지금은 더 많을 듯하다. )

앨런 포의 대표적인 단편들이 [검은 고양이] 말고도 [고자질하는 심장],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 [어셔가의 붕괴]까지 무려 열 편이 이 책에 들어있다. 대표적인 앨런 포의 걸작선이라 할만하다. 아마 앨런 포를 모르는 사람이 행여 있다면 이 책의 단편 10편들이 좋은 시작점이 될 것 같다. 왠지 진액만 뽑아놓은 것 같다고 할까...ㅎㅎ

앨런 포라는 작가는 천재가 아닐까 한다. 그의 필력과 상상력은 묘하게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같이 동반 성장하는 듯하다. 아마 앨런 포가 이 시대 사람이라면 모르긴 몰라도 대표적인 추리 소설 작가로 자리매김했을 것이다. 그의 소설들은 모두 영화화되거나 웹툰으로 제작되고, 여기저기에서 판권을 사들였을 것이다. 지금 다시 읽어도 이렇게 세련되고 천재적인 소설일 수 없다.

요즘은 스토리가 대세인 시대라고 한다. 어떤 스토리를 갖느냐에 따라서 그것의 파급력은 대단하다. 그만큼 상상력의 힘이라고 할 것이다. 앨런 포의 소설들을 읽으면서 현대 사회의 모든 검은 범죄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의 소설들에서는 모두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심령적인 무언가가 읽힌다. 인간의 양면성에 던져진 양심에 묻는 물음 같은 질문들... 왜 보들레르가 자신이 쓰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이 여기에 있다고 말했는지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인간의 양면성을 알고 싶다면 에드거 앨런 포를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그의 글들에는 도저히 설명되지 못하는 인간 심연의 어두운 면들이 치밀하게 구현되어 있으니 말이다. 앗, 갑자기 드는 생각이 있다. 앨런 포가 현대에 살았다면 추리 소설가보다도 프로 파일러로 이름을 떨쳤을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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