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
닐 셔스터먼 (지음) | 이수현 (옮김) | 열린책들 (펴냄)
수확자 시리즈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세권의 책으로 구성되어있지만 전혀 지루하지않은 소설책이다. SF를 좋아하든, 좋아하지않든 이 소설은 호불호가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닐 셔스터먼이 그린 세계는 현재 진행형일지도 모르니까...
챗GPT가 등장하고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면서 인간의 직업 풍속도를 바꿔놓고 있다. 그리고 인구조절 역시 역삼각형 형태가 점점 심해져서 아이는 없고, 노인만 그득한 세상이 펼쳐진다. 아이가 없기에 소아과는 파리만 날리며 유치원의 모습은 점점 노인들의 놀이터, 요양원 등으로 변해간다. 불과 몇년 전만해도 서로 가려고 했던 안정된 직장의 상징이 된 선생님의 길로 가는 교육대는 졸업해도 언제 임용이 될지 하 세월이다. 이 이야기가 미래인가? 아니다. 바로 지금이다. 그리고 앞으로 세상은 점점 모를 일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때문에 그 미래를 그릴 수가 없다. 낙관과 비관의 온도 차이는 아주 작다.
수확자 시리즈 마지막 [종소리]는 모든 일들이 예측불가로 흘러가게 한다. 피의 쾌락을 즐겼던 고더드가 미드메리카의 고위 수확자가되면서 고더드를 따르는 수확자들이 늘어났다. 이제 고더드가 수확령의 중심이다. 그리고 예전의 악습까지 다시 되살린다. 여기에 맞서는 아나스타샤와 루시퍼... 수확령은 선더헤드가 간섭하지 못하는 세계이다. 이것 역시 선더헤드의 판단일 텐데 과연 이것은 독인가? 선인가? 설상가상으로 인간들 모두가 한순간에 불미자가 되어버림으로 더 이상 선더헤드와 대화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선더헤드의 소리를 듣는 유일한 자가 등장했으니 바로 종소리라 불리는 그레이슨이다. 그리고 선더헤드의 비밀스런 임무를 수행중인 로리애나, 초기 수확자들의 흔적을 쫓는 패러데이 등 모두는 악한 수확령의 세계에 맞서서 대항한다. 하지만 번번히 실패하기만하는데...... .
선더헤드는 과연 무슨 실험을 하고자한 것일까? 이 모두가 선더헤드의 기획인가? 인간의 불완전함, 인간의 실패를 사랑해서?
유토피아적 세상은 죽음이 없는 세상이라지만 수확령이 있는한 사람들은 아무리 오래 살아도 죽음을 두려워한다. 몇번이든 재생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면 철퍼덕 이라도 하겠지만 만일 영영 살아돌아오지 못한다면? 그래서 모두들 수확자의 반지에 입 맞추기를 희망하는 것일까? 하지만 만일 죽음이 희망이라면 어떠할까? 수확자들이 죽음의 공포를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주러 오는 것이라면? 죽음이 그저 다리 하나 건너면 되는 그런 쉼이라면?
과연 소설의 결말은 디스토피아일까? 유토피아일까? 아직도 모르겠다. 난 과연 어떤 세상에 살고 싶은 건지...죽음이 없는 세상도 궁금하기도 하고, 선더헤드가 통치하는 세상이 좋을 것같기도 하고, 하지만 고더드같은 자가 등장한다면 정말로 끔찍할터이다. 오늘밤은 나만의 유토피아를 상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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