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환상 서점』​​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펴냄)

당신은 인연을 믿나요? 아니면 운명을 믿나요? 흔히들 우리는 인생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이건 운명이야! " 혹은 "우리가 만난 건 인연인 거 같아" 등등...

어떤 결정을 할 때 운명과 인연이라고 믿으면 그 결정은 무척 쉬어지죠. 하물며 연인을 만나는 일, 즉 평생을 함께할 반려자를 만나는 일은 더욱더 그렇습니다.

여기 산속 모퉁이, 아무도 발걸음을 잘 들여놓지 않는 곳, 길을 잃기 전이라면 쉽사리 갈 엄두가 안 나는 곳, 그곳으로 들어서면 당신은 초록빛 서점을 만납니다. 그곳의 주인은 맑은 눈빛을 지닌(왠지 그럴 것 같네요. 흡사 신선의 느낌이랄까요?) 서점 주인 서주가 있습니다. 그가 재미있고, 신비롭고, 한편으로는 오싹한 이야기들을 당신에게 들려줍니다. 당신은 그다음, 그다음 이야기가 더 궁금해서라도 그의 서점을 찾아오지요. 아니, 서점 주인장이 몹시 매력 있기도 하고요. 그 이야기들이 사실은 모두 당신의 이야기라면... 그리고 서점의 주인장이 오래도록 기다린 운명의 사람이라면... 그가 수많은 세월, 억 겹의 세월을 환생하는 연인을 기다리면서 지루하고도 고통스럽게 살아온 것이라면... 이야기를 또 하고 또 해서 운명을 알게 하고, 사랑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면... 아... 이건 흡사 고통과 사랑과 시간과 영원 등등 모든 것이 합쳐진 것 같군요.

예전에 보았던 영화 중에 이런 영화가 있었습니다. 한 여성이 카페에 앉아있습니다. 그 여성의 유일한 힐링은 일을 마친 후 카페에서 책을 읽는 것이었죠. 그곳에 한 남성이 찾아옵니다. 초로의 남성이었죠. 그리고 대뜸 자신이 그녀의 남편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아직 결혼도 안한 처녀인데.... 남성의 말은 죽은 그녀 자신이 젊을 때 자신으로 돌아가서 힘을 내라고, 그 시절은 곧 지나가고 그녀는 몹시 자상한 남편도 만나고 아이도 낳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고... 그러니 조금만 더 버티라고 말해달라는 것이었죠. (애석하게도 제목은 생각이 안나는군요.) 여기서 왠지 연서가 생각나네요. 동화작가로의 재기를 꿈꾸지만 번번히 퇴짜를 맞는 고단한 청춘의 연서 말이죠.

책 말미에 저자의 말을 읽어보았습니다. 인생의 고통은 사실 계속되겠지요.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조금씩 죽음에 가까워져가고, 사랑하는 이들의 부재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한다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다른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사는 것... 운명의 선함과 이끌림을 믿는 것.... 그것 말고는 없겠네요. 어차피 왕자와 공주의 결혼도 영원한 해피엔딩은 아니잖아요.

우리 모두에게, 인생이라는 시간을 통과하는 동안 환상 서점 같은 공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네요. 운명이 아니어도, 인연이 아니어도 모든 것은 자기가 결정하기 나름이겠지요. 이 책이 전자책에서 오디오북, 종이책으로 역주행 한 것처럼 인생에도 역주행이 있을 겁니다. 좋은 쪽으로 말이죠. 그리고 인생이란 살아있는 한 완결 아닌 계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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