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아이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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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아이』​​

츠지 히토나리 (지음) | 양윤옥 (옮김) | 소담출판사 (펴냄)

뉴스를 보기가 힘든 요즘이다. 언제나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 무슨 사건이 더 끔찍한 지를 겨루는 것같다. 그 모든 것에 감정이입하고 분노하고... 뉴스를 접하는 것은 너무나 괴롭다. 그렇더라도 외면한다면 왠지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왔다 갔다 감정은 시계 추처럼 요동친다. 얼마 전에도 충격적인 기사를 봤다. 초등학생 아들을 혼자 살게 한 아버지의 이야기였다. 아이는 혼자서 학교를 다녔고 밥을 먹고 씻었다. 아버지는 주말에만 자녀를 보러 왔다. 아이의 희망은 금요일 저녁이었으리라... 하루만 버티면 아버지가 오니까 말이다. 반면 일요일 저녁부터 지옥 같은 어둠이 시작되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어쩌면 우리 사회가 소설 속에 나오는 렌지 같은 한밤중의 아이를 만들어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예부터 한 아이는 마을 전체가 키운다고 했는데, 이제 그 마을이라는 시스템, 아이들을 지켜줄 울타리에 대한 공론을 지속해 볼 때가 되지 않았을까? 이미 늦었지만 말이다.

히토나리의 소설 [한밤중의 아이] 속 렌지는 나카스라는 후쿠오카시 도심부에 자리한 길쭉한 배 모양의 섬에 산다. 이곳은 특히 환락 시설이 밀집해 있고, 나카강 산책로 주변은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룸살롱, 클럽, 러브호텔 등등의 시설들이 돌아가지만 이곳에 사는 상주인구는 7백 명이 되지 않는다. 또 높은 주택의 가격으로 인해 외곽에 집을 얻고 아이가 있는 호스티스 엄마들은 일터와 가까운 나카스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다. 아이는 그곳에서 한밤중까지 엄마를 기다리면서 보낸다. 주인공 렌지는 환락가에 홀로 던져진 채 살아간다. 아이는 차라리 어린이집에서 보호를 받기를 원하지만 그의 엄마 아카네는 그를 호적에도 올리지도 않아 그 어느 혜택도 렌지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다. 렌지는 모두가 잠든 새벽에 폭력적인 집을 몰래 나와서 거리를 걷는다. 그에게 나카스의 사람들은 한밤중의 아이라는 별명을 붙여준다.

렌지의 유일한 꿈은 나카스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야마카스 축제에 신여를 매는 것이다. 렌지는 나카스를 사랑한다. 그리고 나카스에서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준 사람들을 잊지 않는다. 렌지는 과연 그 축제에서 다시 사랑받으면서 신여를 메고 달릴 수 있을까? 나카스의 신이 렌지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이 세상의 모든 렌지들은 보호막이 필요하다. 그들의 보호자가 그 역할을 못한다면 사회가 나서야 한다. 아이들은 그 자신들이 스스로 원해서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다. 한마을 전체가 아이를 키워야 한다. 만일 아이가 불행하다면 그것은 바로 그 사회가 불행한 것이다. 아이의 얼굴은 바로 그 국가의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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