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김이은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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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김이은 소설 | 경기문화재단 선정작 | 교유서가

윤경과 여경 두 자매의 산책기... 소설 [산책]은 가만히 그들의 일상을 우리네 눈으로 따라가게 한다. 두 자매는 닮은 듯 서로 달랐다. 서로가 생각하는 방식도, 삶의 무게도 나름 달랐지만 그들의 사유는 묘하게 비슷했다. 아파트 속 숨어있는 비밀의 공간에서 그들은 비로소 숨을 쉰다. 현실은 너무도 냉혹하다. 매일 내야 할 공과금이 있고, 무리하게 산 아파트로 인해 은행에 진 빚은 하루하루 늘어난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는 것도 물론 힘들다. 제대로 키운다는 것은 바로 사교육을 좀 더 열심히 받게 해야 것이므로 그것은 바로 돈을 의미했다. 현실은 돈이 아니면 굴러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면 남들이 다 한다는 그 현실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

산책의 끝에서 윤경이 발견하는 것은 무엇일까? 윤경이 사는 곳과는 다르게 여경의 동네에서 아이들은 하교 후에 학원에 가기보다는 놀이터에서 노는 것을 택한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낯선 어른에게 모두 깍듯이 인사한다. 윤경에게는 이 모든 것이 낯설다. 그녀에게 여경과의 산책 그 자체는 삶의 낯섬이었다. 남들과 똑같이 살지 않아도 괜찮다는 의식, 아파트에서 숨겨진 비밀의 공간처럼 살다 보면 자신만의 정원을 발견할지 모른다. 물론 그때까지는 모두 불안하다. 어쩌면 삶이란 계속 불안해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무엇 때문에 스스로 불안한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책을 읽을 한숨의 여유는 내게 바로 비밀의 정원이다. 굳이 집 밖을 나가지 않아도 만나게 되는 숨 터... 불안을 그곳에 잠시 잠재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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