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양식·새 양식 열린책들 세계문학 284
앙드레 지드 지음, 최애영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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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양식 · 새 양식

앙드레 지드 지음 | 최애영 옮김 | 열린책들

내게 있어서 앙드레 지드를 말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아마 좁은 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지금 내겐 그의 대표적 서적이 지상의 양식에 있지 않나 싶다. 앙드레 지드의 근본적 삶의 변화와 문학에의 열정이 생긴 때는 바로 아프리카 콩고 지방 여행을 통해라고 알고 있다. 그 여행이 [새 양식]에서도 언급되고 이 글의 토대를 이루는 듯하다. 아마 그에게는 몹시도 강렬한 여행이었음이 틀림이 없다. 이를 통해 앙드레 지드의 관심사는 문학뿐만 아니라 사회와 종교 문제, 진정한 생명력과 후대에는 정치로의 관심으로 지드를 이끈다. 그는 그의 나이 81세에 폐렴의 악화로 인해 그 생명력을 다하지만 그의 책들을 후대에까지 남아서 여러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 책은 [지상의 양식]과 [새 양식] 두 권이 한 권으로 묶인 책이다. 솔직히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지금도 아직 좀 더 음미해야 할 구절들이 많다고 생각된다. 왠지 복음서를 읽는 기분이 든다. 한 단락, 한 단락이 무척 교훈적이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도발적이기도 하다.

그는 책 속에서 말하기를 미래에서 과거를 찾지 말라고 말한다. 순간마다 찾아오는 행복은 마주치는 그림자와 같다고 말이다. 어디서나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행복은 바로 그림자처럼 항상 곁에 있는 존재니까. 그는 사색에 대해서도 권리라고 말하고 있다.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사색하는 자가 가장 행복한 자라고 말하고 있다. 사색에 대해서도 분명한 자기 철학과 의지가 엿보인다. 그런 행복의 기쁨은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지드... 열정적인 삶을 위해서 스스로의 방, 스스로의 가족에서 떠나서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길 말하고 있다. 아마 그의 삶이 여행을 통해 바뀌었듯이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그 방법을 알려주는 듯하다.

지드 하면 왠지 청교도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는 절대 종교에 매인 편협한 자가 아니었다. 그 자신이 어린시절 규범, 도덕같은 규율들로 인해 고통받은 기억이 있어서인지 기독교 전통의 금욕과 맞서서 개인 스스로의 자유를 우선시했다. 그리고 동성애 역시 긍정하고, 식민주의, 전체주의, 스탈린 체제를 고발한 정치가이기도 하다. 그에게 있어서 문학은 하나의 해방구였다. 그에게 대립을 넘어설 수 있는 요소로 작용했으며 더 나아가 해방의 원동력이었다.

그는 사후의 천국이 아닌 지상의 현실에서 쾌락과 행복을 누리겠다고 선언한다. 이는 그의 결단이다. 그리고 그 실천을 통한 기록이 바로 이 [지상의 양식]인 것이다. 인간의 휴식을 발견하는 모든 장소 (집, 침실, 가족)와 도덕의 굴레, 기존 가치에 대한 순종 등이 그에게는 자유를 옭아매는 존재이자 안주케하는 덕목들이었다. 그는 말한다. 그 모든 것으로부터 탈주할 것을 말이다.

지드는 아프리카 여행을 통해서 순수한 경험들을 체험했다. 그동안 그를 간섭해오고 구속해왔던 기독교적 삶 속을 벗어나서 생의 쾌락들을 발견했다. 그는 그것을 생 자체의 설렘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상에서의 쾌락과 행복을 방해하는 어떤 속박도, 고정관념에도 매어있지 않은 진정한 인간이 되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또 말한다. 이 책은 삶을 마주한 수천 개의 태도 중 가능한 하나일 뿐이니, 온전한 자신의 것을 찾으라고 말이다.

[새 양식], [지상의 양식] 두 권 모두 행복과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스스로의 자아와 판단이다. 인간 스스로가 행복을 위해 태어났다는 사실이다. 삶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확신을 거두지 말라고 지드는 거듭 말한다. 그리고 그 확신이란 다른 사람의 말속에 있지 않다. 스스로의 내면에서 찾아아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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