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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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내가 고양이를 좋아했던 계기가 언제였더라... 아마도 아주 어린 시절부터였을 것이다. 어릴 적부터 나는 동물들을 좋아했다. 고양이뿐이야... 강아지, 토끼 등등 작고 귀여운 것이라면 다 좋아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말도 듣고 자랐다. 고양이는 요물이라느니... 할머니 집에 생선을 널어놓으면 귀신같이 와서 물어간다느니... 지금도 나이 많이 드신 어르신들은 고양이를 싫어하는 듯한데 한번 키워보면 그런 마음이 안 들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홀로 늙어가는 어르신들이 반려묘나 반려견을 키우면 우울증 예방에도 좋고, 여러모로 좋을 텐데 말이다. 아무튼 내 주위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고양이를 별로 안 좋아한다. 지금도 난 터키시 앙고라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는 집사이다. 하지만 이는 시댁에는 비밀이다. 왜냐면 알려지면 시댁에서 싫어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아이 있는 집에서 털 날리는 짐승을 키운다고 말이다. 하지만 털 조금 날리는 것이 낫지, 반려묘와 함께하는 일상의 소중함을 포기할 수는 없다. 아이들도 엘사(고양이 이름이다)를 너무 좋아하고 말이다.

이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의 집필자는 바로 고양이다. 제3의 눈을 지닌 피타고라스 ㅎㅎ 그리고 물론 바스테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책을 읽다 보니 바스테트의 모델로 나왔던 베르나르의 고양이인 도미노가 21년 여름 스물한 살의 나이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고양이 나이로 스물한 살이니 천명을 다했지만 그래도 도미노와 함께 한 집사인 베르나르에게는 한순간이었으리라..... . 내 옆에서 가릉 거리면서 꿈 나라를 헤매고 있는 엘사 역시 함께한 지 이제 십 년이 넘어간다. 2014년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이 개봉되는 때에 나에게 온 엘사... 동물 병원에 누가 놓고 간 아이라 정확한 생년월일은 알지 못한다. 가끔 엘사의 야옹 소리가 안 들릴 때는 무섭기도 하다.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엘사 있는 쪽을 쳐다 본다. 그러면 고개를 쳐들고 야옹~ 거릴 때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나이 든 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은 언제 네가 내 곁에서 사라질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같이 사는 일이기도 하다.

책을 읽고 충격적인 사실은 옛날에는 전쟁에 고양이를 방패 삼아 이용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떠받들 때는 언제고, 이해관계가 바뀌니까 살아있는 동물을 방패에 묶고 적진으로 돌진했다니...... . 인간과의 싸움에 고통받는 것은 언제나 말 못 하는 동물이다. 고양이에 대한 역사뿐 아니라 고양이들의 습성까지 이 책은 백과사전과도 같다. 그리고 곳곳에 삽화와 사진으로 이해를 돕고 있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점은 인간의 이해로 종들이 무분별하게 인위적 교배가 안 이뤄지는 것이다. 순전히 그들 나름의 진화 방법이 있을 터인데, 인간들은 인위적 교배로 온갖 종들을 만들어 놓았다. 그것이 그들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할지 모르면서 말이다. 갖가지 유전병들로 고생하는 동물들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가르릉 거리는 고양이 소리를 모르는 사람, 고양이의 꾹꾹이 안마를 아직 받아보지 못한 사람... 삶의 즐거움 하나를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누리자. 삶의 즐거움... 고양이와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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