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
노재승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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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

고전운문편 | 글 그림 노재승 | 뿌리와 이파리

세상에 이렇게 재능 있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글쓴이 노재승 작가는 2006년부터 창신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는데 이처럼 그림 솜씨와 글 솜씨까지 뛰어나다니...ㅎㅎ 나도 이제 아재? 꼰대? 뭐, 그런 류에 들어가나보다. 이제는 본질의 내용도 관심이 가지만 그 작품의 저자의 생활상이 더 궁금해지니 말이다. 요즘 같은 MZ세대라면 저자가 재능이 많다한들 이렇게 감명 받을 일도 아닐 것을...ㅎㅎ 그런데 내가 아는 국어 선생님은 다 꽉 막힌 사람인데 왠지 이 선생님은 다를 것 같다. 그리고 책 속 할아버지 같은 분에게 공부를 했다면 아마 학창 시절 나의 국어 실력은 만점이었으리라...... . 오호라 통재라...

고전 운문 편이 이렇게 재밌는 장르인 줄을 몰랐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열심히 가르치려고 하는데 그 주위에 방해꾼이 너무 많다. 할머니가 가장 최대의 방해꾼이고, 손녀 은미와 같이 수업을 듣는 독고혜성은 너무나 아는 체를 많이 한다. 할아버지 외 요원 J를 제외하곤 온통 악역들이라니...... . 그래서인지 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은 것은 왜일까? 박삼술 할아버지의 국어 수업 진행 실력은 나날이 방해 공작이 더해 갈수록 노련해지니 말이다.

첫 번째 나오는 시조 구지가... 아... 세상에 사람들은 이렇게 영웅을, 지도자를 바랬구나... 그 옛날 중국 왕조가 시작할 때는 서로 돌아가면서 왕 역을 맡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목된 이 중 한명이 지도자 역할을 하기가 몹시 싫어했더란다. 이 거부를 시초로 왕이란 것이 세습되어 이어졌다고... 그 시절은 왕, 지도자라는 존재가 그저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이끌고, 온갖 어려움을 일을 다 하는 것이었고 별로 부와는 관계가 없어서였으리라... 사실 진정한 영웅이란 지금도 돈과는 관계가 없으니 말이다. 왕까지 하고, 돈도 벌고, 권력도 주고, 너무 받는 것이 많으니까 현대에는 너도 나도 권력의 끝판왕이 되려고 하는 것일지도... 가진 자가 더 가지는 사회, 힘을 얻는 자가 더 얻는 사회... 갑자기 어제 종영한 드라마 [환혼] 이 생각나려 한다. (무척이나 재밌게 봤는데, 종영이라니 ㅠㅠ)

박삼술 할아버지가 진행하는 수업이 과연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 것인가? 만화는 종잡을 수 없게 흘러간다. 좀비가 떼거지로 출몰하고, 헬기가 날아다니고, 그래도 우리 할아버지는 자신의 맡은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꼭 지구 멸망의 순간에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그 누구와 닮아있다.

재미있게 고전 운문을 배우는 것, 공부가 아니라 그저 약간은 공부에 도움이 되리라는 것, 거기에서 저자의 겸손이 읽힌다. 그래, 그 속에서 한 가지라도 머릿속에 남으면 공부가 된 것이고, 한 가지라도 가슴속에 남아도 인생 공부가 된 것이다. 그런데 만화로 보는 것은 왜 이렇게 재밌는 걸까? 중고등학교 교과서가 만화 교과서로 바뀐다면 어떠할까? ㅎㅎ 그렇다면 한번 읽고, 두 번 읽고, 아마 외우는 아이들까지 많아지리라... 공부란 자고로 재밌게 하는 실력을 따라갈 수 없다고 한다.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공부, 그 방법을 이 책이 어느 정도 알려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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