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기피증이지만 탐정입니다
니타도리 케이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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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기피증이지만 탐정입니다

니타도리 게이 소설 |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 서재

첫 장부터 왠지 취향 저격한 니타도리 게이의 [대인기피증이지만 탐정입니다]이다. 읽으면서 평소 좋아하는 작가인 와카타케 나나미도 떠올려졌다. 미스터리 장르 중 하나인 코지 미스터리는 대개가 여성 아마추어 주인공을 모델로 하여 그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소설의 주인공은 남학생으로 게다가 그는 대인기피증을 가지고 있다. 너무 참신한 설정 같았다. 꼭 비범하고 뛰어난 사람만이 주인공이 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일상 속에서 흔히들 마주칠 법한 우리네 이웃들이 모두 주인공이라는 생각들이 더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저자인 니타도리 게이의 경력도 신선했다. 홋카이도 대학 로스쿨 재학 중에 소설로 아유카와 데쓰야상 가작에 입선하면서 작가로 데뷔하게 된다. 그 후 여러 장르를 넘어 보이면서 글을 쓰고, 그의 글들은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인기리에 방영되었다고 한다. 아직 그의 작품으로 된 드라마를 못 봤지만 [서술 트릭의 모든 것]이나 [서점의 명탐정] 등 인기 있는 작품들은 꼭 나중을 기회 삼아 읽어보고 싶다.

소설 주인공은 대인기피증이지만 호기심이 많은 대학생이다. 홀로 강의실에 앉아서 고급 우산의 주인이 누구인지 추리하는 장면은 이 소설을 여는 안성맞춤의 설정이었다. 왠지 그의 속마음이 계속 궁금해지고, 그의 추리력이 이런 사소한? 것에 쓰이는 것이 다소 안타까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는 모두 우리들이 언젠가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일상 속 사건들이다. 그런 소소한 사건들을 미스터리라는 틀 안에서 이렇게 재미있게 표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은 아마 니타도리 작가만의 능력일 것이다.

대인기피증, 대인 울렁증이어도 후지무라의 관계성은 계속된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혼자서는 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는 사건을 하나 둘 해결하면서 그의 이런 성향을 잘 이해해 주는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오히려 그의 재능이 그에게 새로운 활력으로 다가온 것이다. 후지무라 주변의 친구들인 미하루, 미나키, 사토나카...... . 과연 앞으로 이들이 펼치는 학창 시절의 모습은 어떻게 그려질 것인가? 왠지 이번 책 이후의 책들이 더 궁금해진다. 후지무라 시리즈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후지무라의 끊임없는 계속되는 속마음과의 싸움, 그리고 중얼거림... 오히려 그는 외적인 자극을 피하는 편이지만 내적으로는 몹시 극도의 긴장상태를 언제나 유지해오고 있다. 후지무라의 속삭임은 어쩔 때는 시끄럽기까지 하다. 왜 그렇게까지 생각해야 하는가? 왜 그렇게까지 자신을 다그쳐야 하는가? 후지무라의 과거, 그리고 미래의 모습이 궁금하다. 아마 그 모습들은 작가인 니타도리만이 알고 있을 듯하다. 대인기피증으로 힘들어하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왠지 이 소설이 작은 위로가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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