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나사의 회전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6
헨리 제임스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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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의 회전

헨리 제임스 | 민지현 옮김 | 미래와 사람

소설을 읽고 있으니 생각나는 사건이 있다. 바로 얼마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뉴질랜드 여행 가방 시신으로 알려진 사건이다. 창고 경매로 판매된 여행 가방 안에서 아동 시신 두 구가 나온 참으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이 사건이 더욱 놀라운 점은 해당 사건의 용의자가 바로 그 아이들의 엄마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알'에서 다룬 내용을 살펴보니 40대 한국계 해당 여성은 뉴질랜드에서 남편과 사별한 후 이상한 망상에 시달렸다고 한다. 아이들이 대신 갔어야 한다는 둥... 이 말을 남편 장례식장에서 했다고 전해지니 참 끔찍한 일이다. 그리고 영상에서는 아이들의 아버지가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놀아주는 반면 어머니의 자리는 보이지 않는다. 유령 엄마처럼 보이는 건 나만이 느끼는 걸까?

책 [나사의 회전]에서 등장하는 화자인 가정교사는 면접을 본 순간에 그녀 자신의 고용주인 독신 남자에게 반한다. 그의 잘생긴 외모로 인해 호감을 갖게 되고 가정교사일을 수락하게 된다. 블라이로 들어선 순간 어떤 불안한 감이 그녀 스스로를 엄습하지만 이내 플로라의 모습으로 안심하게 되면서 입주 교사 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내 그곳에서 그녀의 눈에 목격된 두 명의 유령... 사실 유령은 그 어떤 악한 짓을 하는 것이 포착되지 않았지만 그녀는 유독 그 유령들이 아이들에게 사악한 생각을 심어주고, 마침내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녀 자신이 아이들의 수호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유령의 존재를 묻기는 두려워한다. 그녀는 용기 있게 그로스 부인에게 자신이 본 것을 털어놓고 그 두 명의 유령이 전 가정교사인 미스 제셀과 그 집의 하인이었던 피터 퀸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야기의 절정은 그녀가 마일스에 대해 상담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아이들의 삼촌에게 편지를 쓴 후에 일어난다.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플로라... 간신히 갖은 고생을 하며 플로라를 찾지만 그녀가 호수 너머로 분명하게 보았던 미스 제셀의 유령의 이미지를 플로라도 그로스 부인도 보지 못한다. 그녀는 플로라와 그로스 부인을 블라이로부터 떠나게 한 후 마일스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아... 왠지 사악한 기운은 아이들이 아니라 그녀 자신인 것 같은 이 느낌은 무엇인가? 그녀가 아이들을 구하기로 했다면 그 집에서 머물면서 그들을 감시할 것이 아니라 미리 그들의 보호자와 연락해서 블라이를 떠나야 했다. 그리고 그녀 자신이 궁금해했던 바로 그것에 대해 직접적으로 아이들에게 물었어야 했다. 아이들의 눈에도 미스 제셀과 피터 퀸트의 모습이 보이는지... 그들은 어떤 사람으로 다가왔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일스가 퇴학을 하게 된 이유를 바로 마일스가 집으로 온 날 묻던지, 아니면 학교로 전화해서 이유를 명확하게 알아야 했다.

이야기는 엉성하게 베일에 싸여있는 것을 그저 모른 척하는 데에 커다란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녀 자신이 똑똑한 척, 블라이를 이끌어가는 선장인척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위험한 존재였다. 유령은 아무 짓도 하지 않지만 그녀 자신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는 존재였으니 말이다.

제목 [나사의 회전]에서 나사란 단어는 이 책에서 총 세 번 정도 등장한다. 두 번은 더글러스(이 이야기에 대한 원고를 지닌)가 익명의 손님들 앞에서 대화할 때고, 나머지 한 번은 가정교사가 마일스와 대면할 때이다. 그녀는 보편적인 인간의 도덕성을 한 번 더 조인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압박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곧 치명적인 사건을 일으키고 만다.

아... 왜 가정교사는 자신이 원하는 것만 보고, 들으려하고 아이들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여주지 않았던 것일까? 아이들을 지키는 힘은 어른의 간섭과 집착에서 오지 않는다. 오히려 어른들의 지나친 관심은 그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마저 무력하게 하는 존재가 돼버리기 쉽다. 이제 더 이상 조이는 나사... 그 회전의 방향은 다른 쪽으로 돌려야 하지 않을까? 바로 스스로를 조이는 쪽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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