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르미날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7
에밀 졸라 지음, 강충권 옮김 / 민음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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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미날 2

에밀 졸라 | 강충권 옮김 | 민음사

요즘 내가 기다리는 요일이 있다. 바로 금, 토, 일이다. 새삼스럽게 휴일을 왜 기다리는지 ㅎㅎ 하지만 다름 아니라 그날 유일하게 보는 드라마가 방영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바로 요즘 시청률 20퍼센트로 향해간다는 그 드라마...[재벌집 막내아들]이다. 나름 현실과 비교가 되고, 이미 시 시절을 지내온 사람으로 어떻게 그려지고, 주인공이 의지를 가지고 앞날을 통쾌하게 헤치고 가는지 나름 공감하면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그 드라마에 달린 댓글을 보면 좀 가관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재벌집 막내아들을 국밥집 좌파 아들로 바꿔야 한다는 댓글도 있고, 땀 흘려서 일한 돈을 왜 자식에게 물려주면 안되는 거냐?라는 댓글까지... 대한민국은 미묘하게 갈라져 있는 듯하다. 목소리 큰 사람들의 댓글은 바로 그 균열이 큰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말이다.

왜 노동자는 주인이 되지 못하는가? 왜 꼭 재벌이 나오고, 검사가 나와야지만 먹히는 소재가 되는가? 이 드라마는 노동자도 나오고, 재벌도 나오고, 검사도 나오고, 더군다나 주인공 막내아들은 재벌의 옷을 입고 태어났지만 그 태생의 뿌리를 잊지 않는 소위 말하는 좌파적인 캐릭터이다. 이 책 역시 노동자가 주인공인 탄광촌의 현실을 다루었다. 아마 책 그대로의 내용으로 드라마가 만들어졌다면 잘 안됐을 것도 같다. 노동자와 자본가만 있으니 말이다. 재벌, 법조인, 출생의 비밀... 뭐, 그런 양념을 좀 더 추가한다면 모를까 싶다.

최근 화물연대 파업으로 연일 뉴스가 시끄럽다. 소위 정부는 화물연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업무 개시명령을 시행함으로 그들의 요구에 협상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맞는지는 모르지만) 이러한 파업에의 강경 대응으로 인하여 정부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기사도 나왔다. 하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것이 과연 그렇게 타협할 꺼리조차 되지 않는 것인가? 안전 운임제란 화물 차주에 대한 적절한 운임 보상으로 과속, 과로, 과적 운행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하니 그 취지의 선량함은 충분히 와닿는다. 안전 운임제의 유효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각종 규제나 효력이 일정 시간이 되면 사라지는 것이 일몰제인데, 바로 그 안전 운임제의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는 것이 화물연대 파업의 이유이다. 왜 이렇게까지 반대해야 하는 것일까? 안전 운임제에 대해 효과를 보고 실효를 거뒀으면서도 굳이 이것을 폐지하겠다는 속셈은 뭐, 뻔히 보인다.

제르미날에서 나오는 자본가들의 속셈... 4부 7장에서 언급된 것처럼 부르주아 자본은 어딘가 신비로운 장막 속에 웅크리고 앉아 자신을 먹여 살리는 이 아사지경인 사람들의 생명을 빨아먹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해설에서 언급하고 있는 미노타우로스의 동굴이 자연스럽게 떠올려진다. 아무리 먹어도 계속 배고파하는 미노타우로스... 결국 욕망은 먹을수록 더 배 고픈 법이란 말인가? 현실의 아리아드네와 테세우스는 과연 누구일까? 고전에서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세상 이치를 발견하는 것은 참 통쾌하지만 한편으로는 변함없다는 사실이 슬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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