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르미날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6
에밀 졸라 지음, 강충권 옮김 / 민음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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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미날

에밀 졸라 | 강충권 옮김 | 민음사

시대가 달라졌어도 변하지 않는 진실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자본주의 하에서의 삶이다. 바로 명암이 존재한다는 것... 부의 뒷면에는 가난이 있고, 착취하는 자 반대에는 언제나 착취당하는 자가 존재한다. 인생이란 어찌 보면 제로섬 게임이다. 좋은 옷을 입고 따뜻한 곳에서 잘 수 있는 것 그 반대편에는 허름한 옷을 입고 추위조차 피할 수 없는 곳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결코 그 반대편이 없을 수 없다는 사실...

책 [제르미날]은 에밀 졸라 시대에 살고자 한 빈곤층에 대한 기록, 아무리 노력을 해도, 갱도를 끝까지 파고 들어가도 스스로의 배조차 채울 수 없는 노동자들의 아픔의 기록이다. 그리고 그 기록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그 강도만 달라졌을 뿐 부의 편중은 예전보다 더욱더 커져서 그 격차를 알 수 없게 되었고, 한 직장에서 연봉이 몇십 배의 차이가 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 또한 바로 현재의 상황이다.

평범한 청년이었던 에티엔이 어쩌면 프랑스 북부 탄광 마을 몽수에 도착했던 것 자체가 그에게는 거대한 실수였는지도 모른다. 우연치 않게 들어선 그 길에서 그는 많은 것들을 보게 된다. 탄광마을의 참혹한 현실, 자본주의의 극렬한 고통, 자본가들의 뻔뻔스러움, 열심히 일하고도 그 대가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 가냘픈 아이들마저 탄광촌으로 보내야 되는 현실의 처참함... 과연 내가 에티엔이었다면 그곳에서 얼마나 버텼을까... 그곳의 환경은 차마 말하기도 버거운 비참한 곳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사랑을 했고,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했고, 일거리를 원했고, 또 어김없이 아침이 되면 갱도 밑으로 들어갔다. 흡사 생각이라고는 얼른 자고 먹고, 일하고... 등등 그것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다.

에티엔은 과연 몽수의 르 뵈뢰 탄광에서 프로메테우스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서로가 뭉치려 할수록 자본가들은 더욱더 악랄해진다. 그나마 적은 임금을 깎고, 파산을 피하려고 일감을 줄인다. 그들에게 목적은 광부들의 삶의 개선이나 유지가 아닌 자신들의 탄광에서 얼마나 많은 착취가 가능한가... 바로 그 점만이 중요했으므로...

프로메테우스는 자신의 간을 독수리에게 쪼이면서도 그 눈빛의 강함만은 잃지 않았다. 어리석고 힘없는 사람들이 뭉치고 봉기하고 깨우치길을 원하고 또 믿었다. 미래를 보는 예지력이 있는 프로메테우스... 아.. 과연 그에게 에티엔에 대한 예지를 미리 부탁할 수는 없을까? 언제나 노동자의 결말은 항상 이렇듯 처참해야 하는가? 왜 그들은 스스로에게 총과 칼을 겨누는가? 배고픔과 무지가 생각을 마비하고 어리석은 결정을 하게 하는가?

앞으로 제르미날 2에서 어떤 모습이 그려질지... 새로운 희망이 과연 있는지...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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