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보는 난중일기 완역본 - 한산·명량·노량 해전지와 함께
이순신 지음, 노승석 옮김 / 도서출판 여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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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보는 난중일기 완역본

이순신 지음 | 노승석 옮김 | 여해

예전에 이순신에 대한 이야기를 만화적인 감각으로 그려낸 이야기가 연일 뉴스를 장식한 적이 있었다. 한 외국인이 이렇게 훌륭한 위인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그린 만화였는데, 그 이야기가 실로 놀라웠다. 마블 히어로 같은 인상이랄까? 그 덕분에 이순신에 대한 이야기들이 다시금 수면으로 떠올랐고, 영웅들의 이야기들이 새로이 개편되어 나왔던 것 같다.

책 [쉽게 보는 난중일기 완역본]은 기존 난중일기 교감본과 교주본을 토대로 어려운 한문 용어를 한글로 풀어쓴 책이라고 한다. 난중일기는 그저 한 이름으로 불리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교감본, 교주본, 교감 완역, 전서본 등이 있다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아무튼 세월이 흐름에 따라 새로운 번역이 요구되고, 초기에 난중일기 판본인 전서본과 난중일기초를 기초로 한 홍기문과 이은상의 번역서가 주종을 이뤘지만 그 후 판본 문제, 번역 문제가 계속 거론되었다고 하니 앞으로도 난중일기는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로 계속해서 다시 나올 것 같다.

전쟁을 하면서 누가 일기를 쓰면서 스스로를 가다듬을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정말 그는 희대의 영웅, 난세의 영웅이라 할 것이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고 그는 더군다나 모함으로 인해 억울한 옥살이도 한 마당인데 다시금 나라를 위해 싸워달라는 말에 어김없이 전장판으로 나왔다. 정말 전쟁이란 무엇인가? 목숨을 담보로 싸우는 일이다. 그 어떤 사명감이나 가치 없이 함부로 달려들 수 있는 곳이 아닌 것이다.

이순신의 일기 속에서 그의 평범성이 읽혔다. 어머님에 대한 걱정 어린 마음과 아내에 대한 애틋함 등 그는 영웅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아들이었고, 남편이었다. 사실 영웅이란 후대에서 만들어낸 타이틀이고 그는 아마 무엇보다 평범한 한 사람으로 살고자 했을 것이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 다는 말은 그래서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 난세의 시대가 없었다면 이순신은 아마도 나오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최근 한 정치인이 조선이 망한 것은 일본의 침략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과연 그래서였을까? 그의 눈에는 이순신 같은 조선의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던 것일까? 이순신 옆에서 싸웠던 민초들의 삶이 보이지 않았던 것일까? 이순신이 이 말을 들었다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었고, 어떤 대답을 했을지 몹시도 궁금해졌다. 그는 누가 썩어 문드러졌다고 표현했던 그 조선을 지키기 위해서 생명을 다해 싸우고 그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줬는데 말이다. 만일 지금의 대한민국이 위기에 빠졌다면 누가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모든 것을 걸 것인가?

나라의 위기는 꼭 실질적인 전쟁만이 위기가 아니다. 그리고 그 전쟁이란 꼭 무기만을 가지고 하는 것도 아니다. 그 옛날 이순신이 무장과 용기와 신념으로 적과 싸웠다면 지금의 우리는 과연 무엇을 가지고 싸워야 하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적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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