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일러스트판)
브램 스토커 지음, 페르난도 비센테 그림,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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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브램 스토커 장편소설 | 페르난도 비센테 그림 |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아는 만큼 보인다고해야하나? 아니면 알려고 노력할 수록 그 이면의 것들이 다시 보인다고 해야하나? 내게 열린책들에서 나온 [드라큘라]는 그렇게 다가왔다. 그동안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새롭게 보였고, 몰랐던 그 이면의 세계가 다시금 확장되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그것은 유려한 번역과 소설 중간 중간 등장한는 삽화들이 몰입감을 더해서 그렇게 느껴졌을 지도 모를 일이다.

드라큘라는 흔히들 환상문학, 공포문학의 최고봉이라고 한다. 지금은 공포문학을 확장시킨 SF의 시초처럼 여겨지는 프랑켄슈타인과 비교해서도 말이다. 하지만 나는 드라큘라야 말로 새로운 여성성의 재발견한 페미니즘 소설이라 말하고 싶다. 분명 화자는 여러명이었지만 이 극을 전체적으로 끌고가는 캐릭터는 여성인 미나로서 그녀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소설은 다른 세계를 창조하고 급기야는 절대 악으로 상징되는 드라큘라를 소멸시키는 데 까지 나아간다. 물론 그 소멸에의 중심에는 조너선 하커가 있었지만 누구도 미나의 활약으로 거기까지 갔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드라큘라 백작으로 상징되는 인물의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는 소설에서는 나와있지 않지만 미나가 마지막 순간에 목격한 그의 말로, 평온했다고 느껴지는 마지막으로 보아 그도 본인의 의지로 악의 상징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가 유혹한 많은 인물이 주로 여성들이었고, 불면증과 몽유병을 이용해서 조종하고 마지막에 온전히 기력이 다했을때 치명적인 일격을 날리는 등 그 행위는 지극히 여성만을 노린, 어찌보면 비열하기까지 하지만 말이다.

미나의 각성은 루시의 죽음에서 시작한다. 루시에 대한 사랑과 염려로 그녀에 대해 걱정하지만 결국 루시는 뱀파이어로 변하고, 그녀는 존 수어드 박사와 반헬싱 박사를 만나게 된다. 여기에 루시의 약혼자인 아서 홈우드와 친구 퀸시 모리스의 합류는 조너선 하커와 더불어서 어벤져스를 이룬다. 일명 뱀파이어 절멸 어벤져스 말이다.

루시는 불행히도 결국 뱀파이어로 변해 비참하게 죽었지만 그 다음은 미나의 차례였다. 미나에게는 어떤 기운이 있었다. 그것은 소설 중간 중간 언급되는데 그녀가 다른 여성들과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일명 신여성이라고 언급되는데, 미나는 남성과 여성 그 중간지점에 속해 자신의 행할 바를 명석하게 깨닫는 역할을 하며 결국에는 어벤져스에 선봉에 서서 이끄는 역할을 담당한다. 결국 드라큘라의 의식이 자신의 의식과 연결됨을 깨닫고 그의 향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되니까 말이다. 유독 그녀의 진가를 알아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은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판 헬싱 박사이다. 영국인들 사이에서 유일한 외국인인 네덜란드인이었던 그는 뱀파이어에 대한 생태와 특질을 누구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아... 드라큘라라는 소설에서 신여성 미나를 발견한 것은 커다란 행운이었다. 그녀에 대한 속편을 기대하지만 그럴 수 없는 일이니 맘껏 상상의 나래나 펼쳐야겠다. 앞으로의 시대에 등장할 더 멋진 여성들의 활약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과연 미래의 여성, 신여성은 어떤 모습일까? 나름의 몽상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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