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초 후에 죽는다
사카키바야시 메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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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 후에 죽는다

사카키바야시 메이 단편 연작소설 | 이연승 옮김 | 블루홀 6

시간 쪼개기의 기술이 있는 사람은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어서 산다고한다. 매 순간을 알차게 보내려는 그들만의 노력이다. 그리고 시간을 아끼려는 사람은 버스나 대중교통 역시 꺼리고 스스로 운전을 해서 목적지까지 가는 것 보다는 택시를 애용한다고 하니 그들의 머리 속에는 시간은 곧 돈이라는 확고한 신념이 있는 듯하다. 물론 이것이 표준이 아닐 것이다. 시간을 아낀다고 대중교통 대신 자가운전을 하다가 도로 사정으로 오히려 더 늦는 경우도 있을 터이고, 지름길로 몇 초 먼저가려다가 예기치 못한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

개중에는 멍때리기의 기술 신봉자도 있는데, 하루 하루 초 단위, 분 단위로 바쁘게 움직이는 일상에 지쳐 차라리 아무런 생각없이 머릿 속을 쉬게 해주는 발상이다. 물론 이런 발상을 이해못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만큼 시간이란 것은 인간 사회에서 탐구되고 누구나가 관심을 갖는 주제이자 미지의 영역이다.

15초란 소재를 가지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사카키바야시 메이...그의 네편의 연작소설을 보고 있으려니 상상력과 창의력이란 끝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15초라는 시간 안에 범인을 특정해야하고, 또 증거까지 남기고, 자신이 어머니의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확신을 일명 자신을 죽인 범인에게 알려줘야하다니... 15초의 주마등같은 시간에 과연 주인공은 모든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인가? 연작소설 첫 단편부터 소설은 흡입력있게 독자를 밀어붙인다. 과연 내가 그런 사건에 휘말리고 15초라는 시간을 좌우지 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다면 나는 그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 아마 나는 그녀처럼 내가 왜 죽었는지, 누구때문에 죽었는지 알려고 했을까? 그리고 15초를 오로지 복수를 위해서, 아니면 스스로에 대한 오해를 해명하기 위해서 고분분투하면서 썼을까? 아.... 죽는 순간까지 너무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주인공도 사실 억울하니, 너무도 안쓰럽다.

두번째 소설 역시 흥미로웠다. 난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가 되든, 안되는 우선 보는 편인데 같이 사는 분은 안그렇다. 자신이 미처 못 들은 대화가 나오면 끊임없이 채널을 앞으로 돌린다. 일명 되감기...ㅎㅎ 난 사실 되감기를 왠만해서는 안하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소설 속에서 처럼 15초 동안 흥미로운 사건이 벌어지고 그것으로 사건이 종결되고 내가 모르는 결말로 매듭지어진다면... 아...정말이지 너무 궁금했을 듯하다. 방송국에 문의를 해서라도 재방송 시간을 알려고 했을 것이다.

시간에 있어서 한 가지 무서운 점은 절대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시간은 직진만을 한다. 되감기가 안된다. 우리 역시 지금 되감기가 안되는 시간 위를 지나고 있다. 어제 내가 한 일을 아무리 후회한들 다시 되돌아 갈 수는 없는 것이다. 대신 내일은 가능성이 있다. 오늘을 어떻게, 지금을 어떻게 살 건지 선택하는 일이 바로 내일의 가능성을 만드는 일이기에 말이다. 소설을 통해 다시금 시간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되었다. 흥미로운 추리소설 이었지만 그 너머에는 시간에 대한 작가의 통찰력이 숨어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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