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차가운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일상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차가운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소설 |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 서재

전작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에 이은 일상 시리즈...[나의 차가운 일상]... 전작이 단편이 묶여진 에피소드였다면 이번 작품은 장편이다. 하지만 전작도 단편들이 이어지고, 이번 작품도 장편이긴 하나 길게 보아서 두 챕터에 의해서 소설 전체가 흘러간다.

이번 작품도 화자는 나나미이다. 왠지 그녀가 나오면 모든 것이 술술 풀리는 듯하다. 참 정감가는 큰언니 캐릭터같다고 할까... 그녀가 회사에서 악몽같은 일을 겪고 난 후 다다미 바닥에서 맥주 한 팩을 연신 들이붓는 장면이 자꾸 눈에 그려진다. 그만큼 나나미는 친근하다. 왠지 소설 밖에서도 약간의 허세와 털털함이 묻어나는 분인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나미가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떠나기로 했을때 그녀는 이번 여행이 사실 아주 긴 여행이 될 것이라는 걸 알았는지 모르겠다. 기차에서 만난 여성 이치노세 다에코... 큰 목소리로 얘기하는 그녀에게 호감이 갔다기 보다는 그 당시 분위기가 그랬던 것이리라... 그렇게 우연치않게 하루를 보내고 훗날 크리스마스 이브에 보기로 약속을 했는데...세상에 그런 그녀가 자살 미수라니... 마당발이자 모든 참견러인 나나미의 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녀는 위장취업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고자한다. 그리고 그녀에게 도착한 한 편의 수기... 수기의 발신자는 바로 다에코...왜 다에코는 나나미에게 이런 다소 끔찍한 수기를 보낸 것일까... 그리고 그 수기 속 비밀은 무엇일까?

나나미는 말한다. 우리에게 모두 차가운 어떤 면이 있다고 말이다. 남에게 차마 말하지 못하는 비밀들... 누군가를 몹시도 미워하는 마음... 그렇다. 우리는 모두 그 질기고도 악한 미움들과의 싸움을 평생 이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그 싸움을 정면에 드러내며 급기야 본인에게도 상처를 입히는 결과를 택하며, 누구는 몰래 계획한다. 그 차가운 마음... 남이 알까봐 무서운... 사실 아무것도 아닌 데 느끼는 본인은 엄청났을 사건과 상처들이다.

얼마전 [캡틴 마블]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여자라서 모두가 비웃고, 실패할 거라고 조소하는 상황에서 각성된 캐럴은 다시 일어서길 멈추지 않는다. 마침내 히어로로 우뚝 선 캐럴..그녀는 한때 자신의 스승이었던 이에게 말한다. 당신에게 보일 증명 따윈 없다고 말이다. 액션영화인데도 불구하고 뭉클해지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누구에게 증명받기위해, 인정받기 위해 살아가는가... 책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유독 자신만의 신념을 위해 움직이는 이가 있다면 바로 와카타케 나나미이다. 한번 스친 인연이라면 그냥 모른 척 해도 될텐데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스스로의 차가운 면을 밝혀내서라도 진실을 알기를 원했다. 물론 책 속에 등장하는 수기는 영원히 묻히겠지만 말이다.

와카타케 나나미, 캡틴 마블.... 남에게 재단받지 않고, 누구의 평가를 기다리지 않는 이런 여성 캐릭터들이 더 많이 나와주었으면 한다. 더 이상 왕자에게 선택받는 신데렐라의 모습이 아닌 스스로 누군가를 선택하는 이, 코르셋과 블로셔, 립스틱, 긴 생머리, 다이어트... 등에서 해방된 여성들... 그 누구가 아닌 본인 그 자체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들을 더 많이 알고 싶고 더 오래 듣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